“표정만 보고 범죄예방? 안산시는 어린이집 AI CCTV 사업 즉각 중단하라!”
“표정만 보고 범죄예방? 안산시는 어린이집 AI CCTV 사업 즉각 중단하라!”
  • 권현경 기자
  • 승인 2021.12.01 21:1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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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안산시 “어린이집 내 이상징후 포착해 안전한 보육 시스템 마련 목적”

【베이비뉴스 권현경 기자】

공공운수노조 보육지부와 진보네트워크센터는 1일 오전 10시 경기도 안산시 고잔동 안산시청 앞에서 어린이집 AI CCTV 도입사업 즉시 중단 및 전면 폐기 촉구 기자회견을 열었다. 김재호 기자 ⓒ베이비뉴스 
공공운수노조 보육지부와 진보네트워크센터는 1일 오전 10시 경기도 안산시 고잔동 안산시청 앞에서 어린이집 AI CCTV 도입사업 즉시 중단 및 전면 폐기 촉구 기자회견을 열었다. 김재호 기자 ⓒ베이비뉴스 

“어린이집 인공지능 CCTV 도입사업 즉각 중단하라!”

“표정만 보고 범죄판별? 검증 안 된 비과학적 기술의 어린이집 도입을 중단하라!”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보육지부와 진보네트워크센터는 1일 오전 10시 경기도 안산시 고잔동 안산시청 앞에서 어린이집 인공지능(AI) CCTV 도입사업 즉시 중단 및 전면 폐기 촉구 기자회견을 열었다. 

앞서 지난 7월 윤화섭 안산시장은 비전 발표에서, 기존 CCTV에 AI 기술을 접목해 어린이집 내 아동학대 근절에 앞장서겠다고 밝힌 바 있다. 전문 관리 업체의 CCTV를 통해 학대가 의심되면 시 관련 부서와 어린이집 원장에게 즉시 통보되는 방식으로 시립어린이집 3개소에서 시범운영을 시작으로 점차 확대해 아동학대를 원천봉쇄한다는 계획이다.

이날 기자회견에서 노조 측은 “어린이집 AI CCTV 도입은 보육교사와 아동의 기본권 침해와 현행법 위반 문제가 있다”고 주장했다. “해당 사업은 생체정보가 포함되는 CCTV 영상을 사회적 합의나 당사자와의 논의 없이 민간 기업의 인공지능 기술 개발을 이유로 무단 제공하면서 개인정보보호법 위반 여부나 인공지능 기술이 인권에 미칠 영향을 전혀 고려하고 있지 않다는 것.” 

이어 노조 측은 “부정확한 얼굴표정과 단편적인 화면만으로 예측해 범죄를 예방한다는 것은 영화에서나 가능한 이야기”라면서 “해당 사업의 목표인 ‘아동의 부정적 감정표현·학대행위 감지’의 기반이 되는 ‘감정인식’ 기술은 대표적인 비과학적 인공지능 기술 중 하나”라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안산시가 비정상적으로 무리하게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노조 측은 “해당 사업이 안산시 의회조차 보육교사와 아동 인권침해 우려로 반대의 목소리가 나오고 2019년 서울시의 유사 사업이 무산된 사례에 비추어 기존 어린이집의 불참과 보육교사의 사업 반대가 예상되자, 신규 개소 어린이집의 위탁 선정 기준으로 넣어 모집하는 꼼수로 사업을 추진했다”고 주장했다.

◇ 보육지부 “CCTV는 아동학대 방지 대안 아니다”

함미영 보육지부장은 현재 어린이집 내 설치된 CCTV 목적 외 사용 등 부작용에 대해 설명했다. 김재호 기자 ⓒ베이비뉴스 
함미영 보육지부장은 현재 어린이집 내 설치된 CCTV 목적 외 사용 등 부작용에 대해 설명했다. 김재호 기자 ⓒ베이비뉴스 

함미영 보육지부장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2015년부터 어린이집에 의무 설치된 CCTV의 목적 외 사용 등 부작용에 대해 지적했다.

함 지부장은 “어린이집에는 아동학대 방지를 위해 CCTV가 설치돼 교사들은 초미세 단위로 감시당하며 일하고 있다. 이렇게 CCTV가 많이 설치돼 있지만 안타깝게도 어린이집에서의 아동학대는 증가하고 있다”면서 “더이상 CCTV는 아동학대 방지를 위한 대안이 아니라는 것을 인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함 지부장은 CCTV의 목적 외 사용에 대해, “CCTV는 보육교사를 보호하기는커녕 교사의 근태 감시, 휴게시간 감시뿐 아니라 아동학대로 몰아 해고를 위한 증거자료 수집으로 활용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아이들을 더 사랑해주고 싶지만 CCTV 때문에 하루에도 몇 번씩 망설이는 게 현실”이라면서 구체적인 예로, “아이를 안아주면서도 속으로는 ‘아이를 너무 세게 안는 것처럼 보이지 않을까?’, 역할놀이에서 괴물 역할을 하다가도 ‘아이에게 위협적으로 보이지는 않을까?’ 등 매 순간 CCTV에 학대하는 것처럼 보이지는 않을지 고민한다”고 털어놨다. 

함미영 지부장은 “현장에서는 아동학대로 보일 수 있는 오해와 의심 때문에 보육교사들은 아이들을 안아주거나 친밀한 표현을 못 하는 상황”이라면서 “교사 인권, 교사 개인정보 부분도 다 문제이지만, AI CCTV가 설치되면 지금보다 더 위축돼 아이들을 마음껏 사랑해줄 수 없어 AI CCTV 설치에 반대한다”고 목청을 높였다.  

김민 진보네트워크센터 활동가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기술적인 부분과 개인정보보호법 부분에 대해 지적했다. 감정인식 기술 정확성 신뢰도와 관련해, “미국 심리과학협회는 2년간 연구를 통해 감정인식 인공지능의 정확도가 30%에 불과했음과 동시에 애초에 얼굴표정 변화와 감정에 대한 이론 자체가 과학적 타당성이 없다는 평가를 내렸다”고 설명했다. 

이어 “기술 개발과 테스트의 명목으로 어린이집의 아동과 보육교사가 낱낱이 촬영된 CCTV 영상을 민간 업체에 제공한다는 사실이 더 큰 문제”라면서 “제공된 CCTV 영상이 아동의 안전을 위해 사용되는 게 아니라 업체의 인공지능 기술 고도화라는 사적인 이익을 위해 이용될 우려도 있고 사적인 이익을 넘어 유출되거나 오남용될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 안산시 “AI가 이상징후를 포착해 아이들의 안전 확보 가능”

안산시 여성보육과 관계자들은 공공운수노조 보육지부, 진보네트워크센터 측과 면담을 진행했다. 김재호 기자 ⓒ베이비뉴스 
안산시 여성보육과 관계자들은 공공운수노조 보육지부, 진보네트워크센터 측과 면담을 진행했다. 김재호 기자 ⓒ베이비뉴스 

안산시는 왜 어떤 의견 수렴 과정을 거쳐 시범사업을 추진하고 있는 것일까. 노조 측과 진보네트워크센터 측의 우려에 대해서는 어떤 생각을 하고 있을까. AI CCTV를 활용한 안심보육 어린이집을 추진하고 있는 안산시의 입장을 들어봤다. 

김숙주 안산시 여성보육과장은 베이비뉴스와의 인터뷰에서 AI CCTV 설치와 관련해, “시와 해당 업체, 어린이집연합회 임원진을 비롯해 국공립어린이집·민간어린이집 연합회와 사업설명회를 진행했고, 시범사업을 수행할 해당 시립어린이집 학부모와 교육보직원들과도 설명회를 열었다”고 설명했다. 

안산시육아종합지원센터, 안산·시흥맘카페 등에서 설문조사도 진행했다. 결과에 대해 묻자, 김숙주 과장은 “불특정 다수에게 온라인 설문조사를 하다 보면 유의미한 결과를 얻기 어려운 현실적인 문제도 있다”고 말했다. 다만, "시범사업 당사자인 해당 어린이집 학부모는 찬성 의견을 내놓았다"고 덧붙였다.  

김 과장은 노조 측의 우려에 대해, “안아주는 모습을 때리는 것으로 학대로 오해할 수 있지 않겠냐는 우려에 대해 AI가 이같은 행동을 이상징후로 학습하지 않는다”는 점을 강조했다. “이미 CCTV가 어린이집에는 설치돼 있고 AI를 통해 교사가 미처 보지 못한 아이들 간의 다툼, 아동 개인의 특이 행동, 다양한 안전 문제 등 이상징후를 포착해 원장에게 통보가 가게 되면 아이들에게 안전이 확보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AI CCTV를 설치하려면, 학부모에게 아동의 생체정보에 대한 개인정보 동의를 받아야 한다. 안산시는 종사자들과 아동의 개인정보, 인권침해 부분에 대해선, “우려하는 부분에 대해서는 잘 알고 있고 걱정하는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업체 측과 논의하고 당사자들에게 충분히 설명해 법에 저촉되지 않도록 시범사업을 추진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해당 시범사업을 진행하기 위해서는 우선 예산안이 시의회를 통과해야 한다. 내년 사업예산이 의회에서 확정되면 내년 초부터 시스템 개발에 착수해 하반기부터는 시립어린이집 3개소에 2년에 걸쳐 시범사업을 거친 뒤 성과평가 후 확대 여부를 판단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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