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차 중장기 보육 기본계획… '교사 대 아동 비율 축소' 한목소리
제4차 중장기 보육 기본계획… '교사 대 아동 비율 축소' 한목소리
  • 권현경 기자
  • 승인 2022.01.18 17: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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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제4차(2023~2027) 중장기 보육 기본계획 수립’ 포럼

【베이비뉴스 권현경 기자】

 

지난 14일 오후 2시 서울 서계동 한국보육진흥원에서 ‘제4차 중장기 보육 기본계획 수립’을 위한 첫 회의가 열렸다. ⓒ보건복지부
지난 14일 오후 2시 서울 서계동 한국보육진흥원에서 ‘제4차 중장기 보육 기본계획 수립’을 위한 첫 회의가 열렸다. ⓒ보건복지부

“0세 반에 들어가자 교사가 가장 어린 영아를 포대기로 업고, 자기도 안아달라고 울먹이는 다른 영아를 다독거리다가 걸음마를 시작한 영아가 기우뚱거리자 잡아주려고 움직였다. 그 상황을 목격하고 담임교사에게 영아의 개별적 요구에 적합한 지원을 안내하는데 말없이 고개를 끄덕이는 모습에 미안함과 막막함이 밀려왔다. 지금도 그 장면을 생각하면 ‘제도와 방향만을 추구한다고 보육의 질이 개선될까?’라고 스스로 자문하게 된다.”(마미정 인천광역시 육아종합지원센터장)

지난 14일 오후 2시 서울 서계동 한국보육진흥원에서 열린 ‘제4차 중장기 보육 기본계획 수립’을 위한 첫 회의에서 나온 말이다. 이 이야기가 현재 보육의 현주소가 아닐까. 이날 참석한 보육현장 관계자와 이용자들은 ‘교사 대 아동 비율 축소’가 기본계획 수립에 반영돼야 한다는 데 한목소리를 냈다. 

보건복지부는 중장기적 방향에 따라 보육정책을 원활하게 추진하기 위해 중장기 보육 기본계획을 5년마다 수립·시행한다. 현재 추진 중인 제3차 중장기 보육 기본계획(2018~2022)에 이어 내년부터 시행할 제4차 중장기 보육 기본계획(2023~2027)을 올해 안에 마련할 계획이다. 

이번 회의는 제4차 기본계획 수립에 앞서 보육현장 관계자와 이용자의 의견을 청취하고 보육 정책 전반에 대한 논의를 진행해 주요 정책 의제를 설정하기 위해 실시됐다. 

양성일 보건복지부 제1차관은 인사말을 통해 “그간 보육지원체계 개편 등을 통해 보육 서비스에 대한 접근성을 높이고 보육의 공공성을 강화해왔다”면서 “앞으로도 급변하는 보육정책 환경과 질 높은 보육 서비스 수요를 반영해 보육정책을 재정리해야 한다”고 말했다. 

나성웅 한국보육진흥원장은 “변화된 환경과 정책 요구에 대한 신중한 분석과 의견수렴 과정을 거쳐 모두가 수용할 수 있는 방향성을 담아야 할 것”이라면서 “포럼에서 논의된 의견이 우리 아이들의 행복한 미래를 위한 초석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 어린이집 운영자 입장… "어린이집과 유치원 간 격차 해소 필요"

‘제4차 중장기 보육 기본계획 수립’을 위한 첫 회의에서 이중규 한국어린이집총연합회 회장은 어린이집과 유치원 간 격차 해소를 주장했다. ⓒ보건복지부
‘제4차 중장기 보육 기본계획 수립’을 위한 첫 회의에서 이중규 한국어린이집총연합회 회장은 어린이집과 유치원 간 격차 해소를 주장했다. ⓒ보건복지부

먼저, 이중규 (사)한국어린이집총연합회 회장은 어린이집 원장 대표로 참석해 ‘보육현장에서 바라본 보육정책 발전 방안’을 주제로 발표했다. 이 회장은 운영자 관점에서 보육현장의 문제점으로 ▲어린이집과 유치원 이원화 ▲영아교사의 전문성 요구 ▲보육교직원 자격·호봉·수당 제도 문제 ▲보육교직원 인권 침해 증가 ▲보육의 질 저해 요인(열악한 어린이집 업무환경, 질 놓은 보육서비스에 대한 요구 향상, 양적 확충과 서류 평가 위주의 정책 추진, 담임교사 기피 현상) ▲어린이집과 유치원 간 누리과정 지원 격차 ▲정부지원어린이집(국공립)과 정부미지원(민간·가정)어린이집 재정 지원 구조 등을 꼽았다.

개선방안으로는 ▲보육교직원 양성체계 개편 ▲호봉체계 개편 ▲수당 항목 명시적 제시 ▲보육교직원 권익존중 위한 어린이집 분쟁조정위원회 설치 ▲연장보육 전담교사 제도 개선 ▲불필요한 행정업무 및 필수의무교육 재정비 ▲품질 관리 체계 확충 및 기타 보육서비스 품질 향상 방안 마련 ▲어린이집 급·간식비 별도 예산 지원 등 예산 집행 격차 해소 ▲동일 수준의 누리과정 운영을 위한 지원 ▲인건비 지원 비율 조정 ▲영유아 보육료 현실화 등을 제안했다. 

이중규 회장은 “영유아의 평등한 출발선 보장을 위해 어린이집과 유치원 일원화 추진의 필요성”을 언급했다. 구체적으로는 “어린이집과 유치원의 통합 추진과정에서도 0~2세 영아의 발달 및 학습 특성을 고려해 교육과 보육의 차별이 아닌 0~5세 전체 영유아를 대상으로 전문화·특성화된 교육·보육을 제공할 수 있도록 정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특히 이 회장은 “인간의 발달은 영아기를 거쳐 연속적으로 이루어지는 것이며 유아와 구분되는 영아만의 발달적 특성이 반드시 존중돼야 한다”면서 “영아교사가 단순히 아이를 돌보는 사람이 아닌 영아보육 전문가로서 사회적 인식 전환 확립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 보육교사 처우개선 방안… “교사 대 아동 비율 축소·CCTV 열람권 관련 개정”

함미영 보육지부 지부장은 보육교사 처우개선 방안에 대해 제안했다. 권현경 기자 ⓒ베이비뉴스
함미영 보육지부 지부장은 보육교사 처우개선 방안에 대해 제안했다. 권현경 기자 ⓒ베이비뉴스

함미영 공공운수노조 보육지부 지부장은 보육교사의 입장에서 ‘보육교사의 권익보호 및 처우개선 방안’을 주제로 발표했다. 함 지부장은 “높은 교사 대 아동 비율로 충분한 휴게 시간을 보장받지 못해 식사를 거르고 화장실도 제때 가지 못 하는 일이 허다하다”며 열악한 노동환경부터 전했다.

함미영 지부장은 보육교직원 처우와 관련해, “24만 명의 보육교사 중 71%에 달하는 약 17만 명의 민간·가정어린이집 보육교사의 90%가 같은 자격증, 같은 업무, 같은 경력에도 국공립어린이집에서 근무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최저임금만 받고 근무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보건복지부는 지난날 22일, 보육료 인상률을 고려해 민간·가정어린이집의 보육교사 급여를 최소 국공립어린이집 1호봉 수준으로 지급할 것을 권고했으나 지침일 뿐 미이행에 대한 처벌이나 강제 조항이 없는 한계가 있다”고 지적했다. 

교사 대 아동 비율과 관련해선, “이미 교사 1인이 보육해야 할 인원이 많은 가운데 농어촌 원아 모집의 어려움을 이유로 반별 정원 기준 원칙마저 깨고 ‘초과 보육’을 허용하거나 담임교사의 휴게 시간을 부여하기 위해 예외 규정을 두고 있다. 1인의 보육교사가 보육할 수 있는 인원을 두 배수까지 허용하는 것은 잘못된 정책”이라고 비판했다. 

연차와 관련해서도, “대체교사 지원을 하고 있지만 한 달 전에 신청해야 하므로 갑자기 아프거나 자녀에게 일이 생겼을 때, 연차사용을 할 수 없는 상황”이라면서 “대체교사 인원이 턱없이 부족해 대체교사 신청을 하더라도 지원을 받지 못하는 경우가 많아 인력 부족 해소 방안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무엇보다 함 지부장은 “어린이집 CCTV는 아동과 보육교사, 설치물의 안전 목적으로 설치됐으나 무분별한 열람과 근태 감시 등 목적 외 사용으로 보육교사를 괴롭히는 도구로 활용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함 지부장은 “CCTV 열람 기준을 재정비하고 영유아보육법 제15조의5제1항 개정이 필요하다”고 목청을 높였다. CCTV 열람권 개정과 관련해, “아동학대 의심 신고가 원으로 들어오자, 원장은 보육교사를 징계 처리하고, 학부모는 교사에게 사과를 요구했다. 보육교사는 어떤 행동을 아동학대로 의심한 것인지 알 수 없어 원장에게 CCTV 열람을 요청했으나 교사는 열람권이 없다고 거부했다”는 사례를 전했다. 함 지부장은 “보육교사는 본인의 영상을 열람할 수 없으며, 기본적인 방어권조차 없다”라고 호소했다.

◇ “바람직한 부모 역할에 대한 사회적 공조와 인식 강화 매우 필요”

지난 14일 오후 2시 서울 서계동 한국보육진흥원에서 ‘제4차 중장기 보육 기본계획 수립’을 위한 첫 회의가 열렸다. ⓒ보건복지부
지난 14일 오후 2시 서울 서계동 한국보육진흥원에서 ‘제4차 중장기 보육 기본계획 수립’을 위한 첫 회의가 열렸다. ⓒ보건복지부

보육 서비스를 이용 중인 부모의 입장은 어떨까. 이한나(만 2세 아동 보호자) 씨와 함정규(만 5세 아동 보호자) 씨의 발표가 이어졌다. 이한나 씨는 “가장 시급하고 중요한 교사 대 아동 비율 축소를 반드시 기본계획에 포함해 달라”고 요청했다. 이어 “누리과정에서 바깥 놀이가 필수인데 어린이집 설치 기준은 이를 반영하지 못 해 놀이시설 부족”과 “40인 이하 어린이집에는 조리원을 두지 않아도 된다는 현행법 기준”을 지적했다. 

함정규(100인의 아빠단 놀이멘토) 씨는 평가인증제의 새로운 방안 도입의 필요성을 주장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해 매우 민감한 시기이므로 평가위원인 외부인이 온종일 원에 머무르는 데 대한 우려를 제기했다. 이어 보육교사의 교육 이수로 인한 잦은 공백 문제도 지적했다. 끝으로, 함 씨는 “모든 문제의 원인인 ‘교사 대 아동 비율 문제’를 개선하면 보육교사 스트레스도 감소하고 아동학대 문제도 줄어들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패널 토론에서는 ▲유보영 보건복지부 보육정책과장 ▲장혜진 한국보육진흥원 경영기획국장 ▲신윤정 한국보건사회견구원 국제협력 단장 ▲유주연 연성대학교 아동보육과 교수 ▲마미정 인천광역시 육아종합지원센터장이 참여했다.  

한편, 마미정 센터장은 “바람직한 부모 역할에 대한 사회적 공조와 인식 강화가 매우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마 센터장은 “제4차 중장기 보육계획 실천과제로 어린이집 이용 부모 역할 강령 제정 및 보급”을 제안했다. “사회적으로 어린이집 내 아동학대는 주요 이슈가 되지만 영유아의 권리 존중을 위해서는 가정 내 학대 또한 함께 척결해야 하는 사회적 과제”라면서 “실제 어린이집을 자녀의 긍정적 성장을 지원하는 기관으로 인식하지 않고 양육 도우미로 여기는 부모들이 있다”는 점을 꼬집었다.

이날 양성일 보건복지부 제1차관과 나성웅 한국보육진흥원장은 주제 발표 끝까지 들으면서 고개를 끄덕이는 등 적극적으로 경청하는 모습을 보였다. 배경택 보건복지부 보육정책국장은 패널 토론까지 듣고, "선생님들이 편안한 환경에서 일하면 달라질 것"이라면서 "우리 아이들을 위해, 우리 사회가 바람직한 방향으로 갈 수 있도록 계속해서 의견을 달라"고 요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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