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동주거환경개선, 재래식 화장실 ZERO화에서 시작합니다”
“아동주거환경개선, 재래식 화장실 ZERO화에서 시작합니다”
  • 기고=박인서
  • 승인 2022.01.24 10: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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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다운 집으로] 43.초록우산어린이재단 대전지역본부 박인서 팀원

코로나19 재난 상황 속에서 집의 의미와 중요성이 커지는 현재, 아이들의 주거권 보장을 위한 관심이 더욱 높아져야 할 것입니다. 초록우산어린이재단과 베이비뉴스는 아이들과 학부모, 전문가들과 함께 아이들의 행복한 미래를 만들기 위해 ‘집다운 집으로’ 연속 특별기고를 마련했습니다. 매주 월요일 아동의 권리 관점에서 주거환경 개선을 위한 글을 전해드립니다. - 편집자 말

집 외부 욕실의 모습. ⓒ초록우산어린이재단
집 외부 욕실의 모습. ⓒ초록우산어린이재단

주거환경이 아이들에게 미치는 영향력은 매우 크다. 초록우산어린이재단 대전지역본부는 아동이 가정 내에서 더욱 편안하게 생활할 수 있도록 주거환경 개선사업을 통해 가정 내 아동의 독립적인 공간을 마련해주고 책상, 옷장, 침대 등 아동만의 가구를 지원하고 있다. 주거환경 개선사업 이후 아동은 집에서 보내는 시간이 늘어났으며, 친구를 초대하기 시작하는 등 높은 만족도와 효과성을 보였다. 또한, 불안증세를 보이던 아동이 숙면하고 책상에 앉아 숙제하거나 일기를 쓰는 등 주거환경 개선은 아동의 정서안정에 긍정적 영향을 주었다.

이렇듯 매년 주거환경 개선사업은 진행되고 있지만, 안타까운 사실은 이상하게도 매년 더 열악한 주거환경의 아이들이 있다는 것이다. 폐가를 수리한 곳에서 사는 아동, 변기가 고장이 나서 제 기능을 하지 못하는 화장실을 사용하는 아동, 심지어 주차장에 사는 아이들까지 도대체 얼마나 더 많은 아이가 위험한 환경에 방치된 채 발견되기만을 기다리고 있을지 헤아릴 수가 없다.

재래식 화장실을 사용하는 지연(가명)이는 “목욕은 마당 수돗가에서 해요. 따뜻한 물은 주전자에 물 끓여서 차가운 물이랑 섞어요. 추운 건 참을 수 있는데 진짜 힘든 건 재래식 널빤지 화장실이에요. 전구가 없어서 손전등 늘 챙겨야 하고, 여름에는 파리와 벌레가 득실거려요. 아빠가 매일같이 청소해주시긴 하는데 그래도…”라며 말끝을 흐렸다. 주차장에 사는 수연이(가명)의 엄마는 초록우산어린이재단과의 인터뷰에서 “주차장을 개조한 공간에 살고 있으니 아이들이 위축되고 눈치를 봐요. 대놓고 이야기한 적은 없지만, 수연이(가명)가 친구들한테 집을 숨기고 하굣길에는 친구들과 잘 어울리지 않는 모습을 보면 가슴이 무너집니다”라고 말했다.

집 외부 재래식화장실의 모습. ⓒ초록우산어린이재단
집 외부 재래식화장실의 모습. ⓒ초록우산어린이재단

초록우산어린이재단 대전지역본부·대전종합사회복지관은 대전지역 아동의 주거실태 현황과 문제점을 대대적으로 파악하고 아동에게 필요한 서비스를 효과적으로 제공하고자 2021년 10월 ‘대전지역 아동의 주거실태 조사 연구’ 보고서를 발간했다. 그 결과 응답 가구 중 43.8%가 주거기본법상 최저주거기준에 부합하지 못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그 이유는 비좁은 주거면적(28.1%), 부족한 방의 개수(21.7%), 이성 자녀 공간 공유(16.6%), 방음·환기·채광 및 난방설비(9.8%) 순으로 나타났다. 특히 주택 이외의 거처(고시원, 판잣집, 비닐하우스, 컨테이너 등) 및 오래된 구가옥에 거주하는 가구가 1.3%, 화장실이 없거나 집 외부에 있는 가구가 3.4% 비율을 보였다.

이처럼 주거환경 개선사업은 매년 진행되고 있지만, 아동을 양육하는 가구를 위한 주택 구조 및 주택 외부의 주거환경 개선 필요성은 여전히 높은 상황이다. 특히 대전 내 아동 거주 가구 중 재래식 화장실을 사용하는 집은 8곳, 옥외 화장실을 사용하는 집은 3곳으로 초록우산 어린이재단 대전지역본부는 ‘집다운 집으로’ 주거환경 개선사업을 통해 다가오는 어린이날 11가정 아동에게 집 안의 현대식 화장실을 선물할 예정이다. 수세식 화장실이 없거나 집 외부에 화장실이 있는 주거환경이 열악한 가정을 우선 해결할 문제로 보고 ‘재래식 화장실 제로(ZERO)화’를 추진해야 한다. 아이에게 집은 세상 전부이며 아동의 기본적인 주거권이 보장될 때 건강하게 성장할 수 있다. 어린이날 100회째를 맞이한 올해, 대전뿐만 아니라 대한민국에 단 한 명의 아동도 재래식 화장실을 이용하지 않도록 사람들의 많은 관심과 참여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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