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은 ‘침묵의 장기’라고도 합니다. 이는 간 건강이 나빠졌다는 신호가 오기 시작하면 이미 간의 손상이 심해져서 기능이 많이 떨어진 상태라는 의미입니다. 즉 평소 간을 잘 관리하고 간 건강을 체크하지 않을 경우 간이 나빠지는 것을 전혀 알아차리지 못할 수도 있습니다. 70% 정도 손상이 진행된 상태에서도 간 이상을 전혀 느끼지 못하는 경우도 많은 만큼 간은 건강할 때부터 꾸준히 확인하고 관리해야 합니다.
간이 나빠지고 있을 때 우리가 알아차릴 수 있는 몇 가지 증상들이 있기 때문에 이를 잘 알아두면 평소 간 건강을 살피는 데 도움 받을 수 있습니다.
간은 피로와 관련이 깊습니다. 현대인들에게 피로는 일상적이라고 할 수도 있지만 특히 심한 피로감을 느낄 때가 있습니다. 분명 잠을 많이 자고 잘 쉬는데도 피로가 전혀 풀리지 않고 아침에 유난히 일어나기 힘들어지기도 합니다. 피로감이 극심해지면서 몸도 잘 붓게 됩니다. 커피를 마시면 잠을 못 자고 잘 마시던 술도 몸에 잘 안 받는 것처럼 느껴지게 되며 몸에 멍도 잘 듭니다. 이는 간의 기능인 해독 작용이 원활하게 이뤄지지 않게 되면서 몸이 피로감을 심하게 느끼게 되는 것이므로 간이 보내는 이상 신호라 판단할 수 있습니다.
우리 몸의 오른쪽 복부 위쪽에 간이 위치하고 있는데, 간 기능이 나빠진 경우 이 부위의 통증을 느낄 수도 있습니다. 또한 복부 바로 위쪽은 물론이고 오른쪽 어깨 부위나 팔의 통증을 느끼는 경우도 있습니다. 오른쪽 갈비뼈의 아랫부분 쪽을 만져보거나 눌러보았을 때 부어 있는 것처럼 느껴지거나 압박감이나 통증이 있는 경우에도 간에 문제가 있는지 확인해볼 필요가 있습니다. 간이 심하게 나빠진 경우에는 간이 위치한 오른쪽 상복부뿐만 아니라 등까지도 통증이 느껴질 수 있습니다. 따라서 이런 경우 간 관련 문제는 없는지 반드시 살펴봐야 합니다.
간이 나빠지면 식욕부진과 소화불량도 나타날 수 있습니다. 간은 소화 기능과 관련 없다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사실 간은 위장과 더불어 소화에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간에서 분비되는 담즙이 지방을 분해하며 장의 운동을 조절하기 때문에 간 기능이 저하되면 소화에 문제가 생기게 됩니다. 따라서 식욕 부진이나 소화불량으로 인한 복부 팽만, 설사, 구토 등의 증상을 위의 문제로 볼 수도 있지만 이는 간의 이상 신호일 수도 있기 때문에 주의 깊게 살펴야 합니다.
간 기능이 나빠지면 소변과 대변에서도 변화가 나타나게 됩니다. 소변의 경우에는 짙은 갈색으로 바뀌고 대변은 흰색에 가까운 회색 변을 보게 됩니다. 소변의 경우 빌리루빈이라는 색소가 간 기능 저하로 소변으로 빠져나오게 되면서 소변의 색이 붉게 변합니다. 또한 담즙은 장 운동을 활성화하는 것은 물론이고 우리가 건강한 대변색으로 알고 있는 황갈색으로 대변 색깔을 바꿔줍니다. 그렇기 때문에 간 기능 저하로 담즙 분비에 문제가 생기면 대변 색깔이 황갈색으로 바뀌지 못하고 회색을 띠게 됩니다.
그 외에도 출혈이 자주 발생할 수 있습니다. 잇몸이나 코 등에서 피가 자주 날 수 있는데 이는 간 기능 저하로 혈액을 응고시키는 작용이 원활하지 않아서 나타납니다. 간이 많이 손상이 되면 손톱에 세로 줄무늬가 나타나거나 손톱이 하얗게 변하는 증상이 발생할 수도 있습니다.
물론 이런 증상들이 한두 개 나타났다고 간에 큰 이상이 생겼다고 볼 수는 없지만 여러 증상들이 함께 나타난다면 혹시 간의 문제는 아닌지 주의 깊게 간 건강을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칼럼니스트 김소형은 경희대학교 한의과대학원 한의학 박사로 서울 강남 가로수길의 김소형한의원에서 환자를 만나고 있다. 치료뿐만 아니라 전공인 본초학, 약재 연구를 바탕으로 한방을 보다 넓고 쉽게 적용할 수 있도록 다양한 컨텐츠를 만들고 있다. 저서로는 「꿀피부 시크릿」 「데톡스 다이어트」 「CEO 건강보감」 「김소형의 경락 마사지 30분」 「김소형의 귀족피부 만들기」 「자연주의 한의학」 「아토피 아가 애기똥풀 엄마」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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