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쓰는 몸'이 되는 방법은 딱 하나다
'글 쓰는 몸'이 되는 방법은 딱 하나다
  • 칼럼니스트 최은경
  • 승인 2022.02.16 08:27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작가맘이 본 글쓰기 책] 정지우 작가의 '우리는 글쓰기를 너무 심각하게 생각하지'

회사 다니면서 글 쓰고 책 내는 작가맘이 글쓰기에 도움 되는 책을 소개합니다. 자신의 성장을 위해 꾸준히 글을 쓰고 싶은 맘들을 위해 씁니다.

정지우 지음 '우리는 글쓰기를 너무 심각하게 생각하지'
정지우 지음 '우리는 글쓰기를 너무 심각하게 생각하지'

설을 며칠 앞두고 베이비뉴스 기자가 인터뷰를 하자고 연락을 했어요. 제가 이번에 쓴 책 「아직은 좋아서 하는 편집」 때문입니다. 이 책은 제가 19년 동안 편집기자로 일하면서 경험한 일 이야기와 시민기자와 함께 읽고 쓰는 삶에 대해 쓴 글인데요. 그래서 저는 잠시 고민했습니다. 그래서 물었죠. “제 책에서 베이비뉴스 독자들에게 어떤 이야기 할 수 있을까요?” 담당 기자는 웃으며 말했습니다. “직장맘으로 일하시면서 책을 세 권이나 쓰셨는데요?”

단번에 기자의 취지를 이해하게 되었습니다. 아, 그런 이야기도 필요하겠구나. 기자의 말을 듣고 보니 정말 그랬습니다. 회사에서 일하고, 집에서 살림하고 육아하는 틈틈이 글을 써 온 시간이 벌써 9년이더라고요. 그중 6년 동안은 2년 마다 한 권씩 책을 내었고요(사실 2017년 첫 책 「짬짬이육아」를 내고 2년마다 책을 한 권씩 내면 좋겠다고 생각했는데, 아직까지는 계획대로 되고 있는 듯합니다). 아닌 게 아니라, 글을 쓰고 책을 내기 시작하면서 글쓰기 관련 책을 꾸준히 보고 있는데요. 올해 처음 읽은 글쓰기 책을 시작으로, 이 연재를 시작해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그 책은 바로 「우리는 글쓰기를 너무 심각하게 생각하지」입니다. 부제에 ‘매일 쓰는 사람 정지우의 쓰는 법, 쓰는 생활’이란 부제가 눈에 띄었어요. 매일 쓴다고? 저는 매일 읽는 사람이지만, 매일 글을 쓴다고는 할 수 없는지라 짐짓 놀라 첫 장을 열었습니다. 그리고 빼곡한 저자 소개 내용을 보고 한번 더 놀랐습니다. 활동이 많은 작가인데 저는 처음 들어보는 작가라 괜히 미안한 마음도 들었습니다. 프롤로그에 쓴 작가의 말 때문에 한 번 더 놀랐는데요. 작가는 이렇게 말합니다.

“글을 잘 쓰고 싶어하는 많은 사람들이 대개 강연이나 책을 먼저 찾지만, 내가 아는 한 글쓰기에 결정적인 도움을 줄 만한 강연이나 책은 존재하지 않는다. 마치 수영을 잘 하고 싶은데 온라인 강의를 보거나 책을 찾아 읽는 것이 별반 도움이 되지 않는 것처럼 글쓰기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한다.”

글쓰기 책을 낸 작가가 이런 글쓰기 책들이 글쓰기에 별반 도움이 되지 않을 거라고 말하다니. 의아했습니다. 오해는 차차 풀렸습니다. 작가가 글쓰기와 관련한 책을 보지 말라고 하는 건 아닙니다. 오히려 그 반대죠. 수영을 하려면 수영장에 가서 직접 수영을 해봐야 하는 것처럼 글쓰기 역시 매일매일 쓰고 다듬어 '글쓰는 몸'을 만들어야 한다는 게 작가가 이 책을 통해 전달하려는 바입니다. 작가 자신이 15년이 넘게 매일 그렇게 글을 써왔다면서요.

작가는 '쓰는 법, 쓰는 이유, 쓰는 생활과 쓰는 고통'에 대해 솔직하게 털어놓습니다. 15년이 넘는 시간 동안 매일 글 쓰는 삶을 통해 알게 된 것들, 믿게 된 이야기들을 300페이지 가까이 되는 글로 촘촘하게 엮었어요. 글쓰는 몸이 되기 위한 전제는 당연히 꾸준히 써야 가능할 겁니다. 소위 글쓰기 근육을 길러야 하는 것이지요. 그래서인지 작가는 '꾸준함'이 글쓰기에서 왜 필요한지 여러 번 강조합니다. 이렇게요.

"무언가를 계속해나가고자 하는 사람이 있다면 결국에 남는 것은 '계속한 사람'이라는 것, 결국 이기는 것도 '계속한 사람'뿐이라는 것을 말해주고 싶다." - 100p.

"때로는 글쓰기 자체가 좋은 삶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좋아서 하는 일이 삶을 배반하는 경우는 많지 않다. 글 쓰는 사람은 그래서 계속 쓰게 된다." - 109p

꾸준한 글쓰기가 주는 '이로움'에 대해서도 이야기해요.

"글을 쓰는 건 좋은 일이다. 바로 그런 확신(누군가에게 이로움을 주었다는)을 자주 느끼게 해주기 때문이다. 살면서 누군가의 마음에 어떤 이로움을 주었다는 확신을 느끼는 순간이 얼마나 될까?...(중략) 오직 글쓰기만이 그런 일을 해낼 수 있다고 믿는다." - 144p

"글쓰기는 모든 삶을 위한 것이라고 생각한다. 나는 많은 사람들이 글쓰기를 통해 위안 받기를, 그의 삶이 보다 나은 쪽으로 인도되기를 바란다. 내가 그랬으므로." - 178p

글쓰는 데 도움이 되는 말뿐만 아니라, '용기' 내어 글을 쓰고 싶게 만드는 문장들도 눈에 띕니다.

"나는 모든 이야기가 귀 기울일 만한 가치가 있다고 믿는다. 다만 필요한 것은 모두가 가진 각자의 이야기를 누군가에게 전달할 간단하고도 매력적인 한 가지 방법뿐이다. 나는 그것이 글쓰기라고 믿어 의심치 않는다."  - 167p

"(글쓰기는) 삶에 충실했다는 느낌을 되돌려준다. 글을 써낸 만큼, 나는 삶에 최선을 다했고, 삶을 사랑했고, 삶다운 삶 속에 있었다는 느낌을 받는다." - 173p

2022년 새해 목표로 글쓰기 습관을 들이고 싶은 분들 많을 텐데요. 정지우 작가의 「우리는 글쓰기를 너무 심각하게 생각하지」에서 그리 심각하지 않아도 될 글쓰기를 한번 만나보시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참고로, 베이비뉴스 권현경 기자가 저를 인터뷰 한 기사의 제목은 "나를 기록하는 습관, 이 시대 엄마들에게 권하고 싶어요" 입니다. 어디든 좋습니다. 올해 저와 함께 글 써 볼까요?

*칼럼니스트 최은경은 오마이뉴스 기자로, 두 딸을 키우는 직장맘입니다. [다다와 함께 읽은 그림책] 연재기사를 모아 「하루 11분 그림책, 짬짬이 육아」를, 성에 대해 아는 것부터 솔직하게 말하고 싶어서 성교육 전문가에게 질문한 성교육 책 「이런 질문, 해도 되나요?」를 펴냈습니다.

【Copyrightsⓒ베이비뉴스 pr@ibabynews.com】

베사모의 회원이 되어주세요!

베이비뉴스는 창간 때부터 클린광고 정책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이것은 작은 언론으로서 쉬운 선택은 아니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베이비뉴스는 앞으로도 기사 읽는데 불편한 광고는 싣지 않겠습니다.
베이비뉴스는 아이 낳고 기르기 좋은 세상을 만드는 대안언론입니다. 저희 기사가 마음에 드셨다면, 좋은 기사 후원하기에 동참해주세요. 여러분의 기사후원 참여는 아름다운 나비효과를 만들 것입니다.

베이비뉴스 좋은 기사 후원하기


※ 소중한 후원금은 더 좋은 기사를 만드는데 쓰겠습니다.


베이비뉴스와 친구해요!

많이 본 베이비뉴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 서울특별시 마포구 마포대로 78 경찰공제회 자람빌딩 B1
  • 대표전화 : 02-3443-3346
  • 팩스 : 02-3443-3347
  • 맘스클래스문의 : 1599-0535
  • 이메일 : pr@ibabynews.com
  • 법인명: 베이컨(주)
  • 사업자등록번호 : ​211-88-48112
  • 인터넷신문등록번호 : 서울 아 01331
  • 등록(발행)일 : 2010-08-20
  • 발행·편집인 : 소장섭
  • 저작권자 © 베이비뉴스(www.ibabynews.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개인정보보호 배상책임보험가입(10억원보상한도, 소프트웨어공제조합)
  • 청소년보호책임자 : 박유미 실장
  • Copyright © 2024 베이비뉴스. All rights reserved. mail to pr@ibabynews.com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