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착취로 만들어지는 빵 먹지 않겠다" 포켓몬빵 만드는 SPC의 실체?
"노동착취로 만들어지는 빵 먹지 않겠다" 포켓몬빵 만드는 SPC의 실체?
  • 소장섭 기자
  • 승인 2022.05.19 09: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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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5개 여성단체들, 파리바게뜨의 불법부당노동행위 해결 촉구 기자회견 개최

【베이비뉴스 소장섭 기자】

“네 살 아기 엄마입니다. 아기를 데리고 종종 동네 파리바게뜨에 앉아 빵과 아이스크림을 먹는 것이 일과 중 하나였습니다. 종종 가족 생일 케이크도 사구요. 그러나 이제 더이상 파리바게뜨에 가지 않고, 대신 바로 옆의 개인 빵가게에 가서 똑같은 일과를 갖고, 생일 케이크도 그곳에서만 삽니다. 제가 이렇게 해도 동네 파리바게뜨 매점이나 본사에는 아마 큰 차이는 없겠지요. 하지만 저같은 소비자가 우리 동네 밖, 세상 이곳저곳에는 꽤 있을지도 모르죠. 빵과 케이크를 파는 곳은 많은 가족들의 크고 작은 기억과 소중한 추억의 일부가 되곤 합니다. 이제 파리바게뜨는 우리 가족의 그런 기억의 일부가 되지 못합니다. 인간으로써 당연히 누릴 가장 기본적인 권리를 직원들에게 주지 않는 제과회사는 우리 가족의 추억 속에 있을 자격이 없습니다.”

18일 오전 서울 서초구 SPC본사 앞에서 열린 '우리는 노동착취로 만들어지는 빵을 먹지 않겠다-파리바게뜨의 불법부당노동행위 해결을 요구하는 여성단체 기자회견'에서 소개된 어느 한 엄마의 사연이다.

이날 기자회견은 지난 5년 간 파리바게뜨에서 벌어진 불법부당노동행위에 대한 SPC그룹 차원의 해결책 마련을 촉구하기 위해 열렸다. 지난 3월 28일부터 파리바게뜨 노조 임종린 지회장은 SPC그룹의 불법부당노동행위 인정과 노조파괴 책임자 처벌을 촉구하며 50일 넘게 단식 투쟁을 벌이고 있는 상태. 한국여성단체연합, 정치하는엄마들을 비롯한 55개 여성단체 활동가들이 이날 기자회견에 모여 파리바게뜨 노조의 투쟁에 대한 지지를 선언하고, SPC그룹 차원의 해결책을 촉구했다.

18일 SPC본사 앞에서 55개 여성단체들이 공동으로 진행한 '우리는 노동착취로 만들어지는 빵을 먹지 않겠다-파리바게뜨의 불법부당노동행위 해결을 요구하는 여성단체 기자회견'의 모습. ⓒ한국여성단체연합
18일 SPC본사 앞에서 55개 여성단체들이 공동으로 진행한 '우리는 노동착취로 만들어지는 빵을 먹지 않겠다-파리바게뜨의 불법부당노동행위 해결을 요구하는 여성단체 기자회견'의 모습. ⓒ한국여성단체연합

◇ 파리바게뜨 빵을 만드는 사람들이 행복하지 못한 이유

양이현경 한국여성단체연합 공동대표는 "밥을 먹을 시간, 쉴 수 있는 휴가, 자유롭게 노조활동을 할 수 있는 이런 당연한 권리가 SPC에서는 이뤄지지 않는다. SNS에서는 파리바게뜨에서 일했던 분들의 생생한 증언이 이어지고 있다. 출근 시간 전에 나와 빵을 구울 준비를 하고, 쉬는 시간도 없이 일을 하고, 화장실도 없는 매장에서 일하면 근처 화장실을 이용해야 하는 해서 참고 일을 하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고 전했다.

이어 "SPC는 불법파견으로 판정 받고 직접고용, 임금 체불 등에 대한 시정을 위한 사회적 합의를 했다. 그러나 회사는 합의사항이 어떻게 이행됐는지 합의 주체도 모르게 일방적으로 셀프 이행을 했다고 선언해 버렸다. 책임자 처벌도 제대로 되지 않았다. 부당노동행위로 기소까지 됐던 관리자는 처벌은커녕 진급시켰고, 불법파견 했던 업체를 했던 사람들이 지금 자회사 임원으로 남아있다. 또한 금품까지 살포하며 노조탈퇴 종용했다는 중간 관리자의 증언도 나왔다"고 덧붙였다.

김정덕 정치하는엄마들 활동가는 "우리는 노동착취로 만들어지는 공정하지도 자유롭지도 않은 빵을 먹을 생각이 없다"면서, "파리바게뜨, 베스킨라빈스, 던킨, 파리크라상, 패션5, 빚은, 샤니, 삼립, 베이커리 팩토리, 쉐이크쉑, 에그슬럿, 라그릴리아, 피그인더가든, 시티델리, 퀸즈파크, 베라, 라뜰리에. 그릭슈바인, 스트릿, 디퀸즈, 한상차림, 리나스, 파스쿠찌, 잠바주스, 커피앳웍스, 티트리, 해피포인트, 더월드바인. 이 모든 먹거리를 만드는 사람이 행복하지 않은 회사 SPC그룹, 자회사 파리바게뜨 노동자가 목숨을 걸었다"고 전했다.

이어 "점심시간엔 1시간 밥을 먹을 수 있고, 임신하면 보호와 존중을 받을 수 있고, 한 달에 6일은 쉴 수 있고, 아프면 휴가를 쓸 수 있고, 권리를 위한 노조 활동에 괴롭힘 당하지 않는 당연한 삶을 외면당한 누군가 식음을 전폐하기를 시민들은 결코 원치 않는다. 사람을 갈아 넣은 세상을 사는 모든 이들이 불행을 삼키게 될 뿐"이라며 "SPC그룹은 포켓몬빵팔이 언론 호도를 멈추고 부당노동행위에 대해 노동자들에게 사과하고 약속을 당장 이행하라! 어린이를 비롯한 소비자들에게 당당해지라"고 말했다.

모윤숙 전국여성노동조합 사무처장은 "간식으로 빵을 사기 위해 쉽게 가곤했던 파리바게뜨 매장이 이제는 다시 보인다. 이렇게 불법이 판을 치고 노동조합 탄압이 끝없이 이어지고 있다는 사실이 너무 놀랍다. 아니 너무 화가 난다"면서 "2017년 고용노동부로부터 제조기사 5300명 불법파견과 연장근로에 대한 임금체불로 시정지시를 받았는데도 반성은커녕 더 악랄해진 수법으로 노조를 와해하려는 SPC파리바게뜨를 어떻게 해야할까? 너무 뻔뻔하고 개념 없는 이 기업이 버젓이 사업을 하고 우리들의 돈을 받아 이윤을 추구한다는 것을 참을 수가 없다"고 말했다.

모 사무처장은 "SPC는 가장 기본적인 원칙을 무시하고 노조를 말살하기 위해 금품살포에 탈퇴서 위조 등의 불법까지 저지르며 반성할 줄 모르고 있다. SPC 파리바게뜨는 모성권도 탄압했다. 업무량을 줄이지 않고 업무시간을 줄여 오히려 임산부에게 노동강도를 더 세게 강요했다. 또 유산 휴가도 쓰지도 못하게 하는 등 아주 비윤리적인 행동을 자행하고 있다"면서 윤석열 정부에 책임자 처벌을 촉구했다.

한국여성민우회 여성노동팀 활동가 '열쭝' 씨는 "이번 기자회견을 준비하면서 파리바게뜨를 규탄하는 시민들의 목소리를 모아서 발언문을 만들었다"면서 "지금 우리 시민들이 파리바게뜨 제품을 뭐라고 부르는지 아시나? '사람을 갈아 만든 빵', '눈물맛, 서러움의 맛, 착취의 맛', '노동자들의 피와 눈물로 젖은 빵', '슬픈 노동으로 만든 빵'이라고 한다. 조목조목 파리바게뜨를 꾸짖는 시민들의 목소리를 전달한다"고 전했다.

18일 서울 서초구 SPC본사 앞에서 열린 '우리는 노동착취로 만들어지는 빵을 먹지 않겠다-파리바게뜨의 불법부당노동행위 해결을 요구하는 여성단체 기자회견'에 참석한 55개 여성단체 활동가들이 노동탄압 중단을 촉구하는 플래카드를 들고 있다. ⓒ한국여성단체연합
18일 서울 서초구 SPC본사 앞에서 열린 '우리는 노동착취로 만들어지는 빵을 먹지 않겠다-파리바게뜨의 불법부당노동행위 해결을 요구하는 여성단체 기자회견'에 참석한 55개 여성단체 활동가들이 노동탄압 중단을 촉구하는 플래카드를 들고 있다. ⓒ한국여성단체연합
18일 서울 서초구 SPC본사 앞에서 열린 '우리는 노동착취로 만들어지는 빵을 먹지 않겠다-파리바게뜨의 불법부당노동행위 해결을 요구하는 여성단체 기자회견' 참석자들이 SPC그룹의 비윤리적인 행위에 대해 규탄하는 퍼포먼스를 벌이고 있다. ⓒ한국여성단체연합
18일 서울 서초구 SPC본사 앞에서 열린 '우리는 노동착취로 만들어지는 빵을 먹지 않겠다-파리바게뜨의 불법부당노동행위 해결을 요구하는 여성단체 기자회견' 참석자들이 SPC그룹의 비윤리적인 행위에 대해 규탄하는 퍼포먼스를 벌이고 있다. ⓒ한국여성단체연합

◇ 55개 여성단체 "'우리는 노동착취로 만들어지는 빵을 먹지 않겠다' 캠페인, 세계시민에 제안"

이날 기자회견을 마련한 여성단체들은 공식 기자회견문을 통해서 "오늘 우리는 참담한 심정으로 오늘의 기자회견을 준비했다. 2022년 대한민국에서 점심시간 1시간과 정기 휴무일, 모성권, 연차휴가, 보건휴가 보장이라는 너무나도 당연한 권리를 요구하며 한 여성노동자가 52일째 단식하고 있다. 현장의 파리바게뜨 제빵기사들은 건강하고 안전하게 노동할 권리를 박탈당한 채 밤낮없이, 휴일 없이, 쉴 틈 없이 빵 굽기를 강요당하고 있다. 우리가 먹는 달콤하고 부드러운 파리바게뜨의 빵은 여성노동자가 인간답게 노동할 권리를 갈아 넣어 만들어 지고 있는 것"이라고 전했다.

이어 "가장 기본적인 노동권인 휴식권과 모성권을 빼앗고 있는 SPC그룹은 제빵업계의 삼성으로 불린다. 업계 1위의 규모, 노동자 탄압에 있어 너무나도 닮아 있다. 코로나로 너나없이 힘들었던 2021년, SPC그룹은 매출액 2조 9470억 원으로 역대 최고액을 기록했다. 이렇듯 막대한 매출은 노동자들의 땀과 노력 없이 가능하지 않다. 하지만 SPC그룹은 노동자들과 수익을 나누기는 커녕 노동조합을 탄압하는데 전력투구하고 있었다"고 지적했다.

여성단체들은 SPC그룹의 불법노동행위와 노동조합 탄압에 대해 "제빵기사들은 파리바게뜨 매장에서 일하고 있지만 SPC그룹 노동자가 아니다. 2018년 고용노동부가 제빵기사를 불법파견하고 있는 SPC그룹에 직접 고용할 것을 명령했지만 기존의 협력업체를 자회사로 만들고 간접고용을 이어가고 있다. 이런 기형적 고용형태를 만들어낸 것도 모자라 노동조합 탄압까지 자행하고 있다. 민주노총 0%를 위해 금품까지 살포했다는 중간관리자의 폭로도 이어졌다"고 밝혔다.

또한 "SPC그룹은 민주노총 소속 조합원에 대한 승진차별, 직장 내 괴롭힘 등의 탄압을 자행하고 있다. 이는 명백한 부당노동행위이며 노조파괴행위이다. 협력과 대화를 통해 상생해야 하는 노동조합과 회사 사이에 일어나서는 안 되는 일"이라며 "이는 대한민국 헌법이 보장하고 있는 노동3권에 대한 명백한 침해"라고 규탄했다.

여성단체들은 "SPC그룹의 패악적 행태는 이들이 여성이기 때문에 그래도 괜찮다는 성차별 의식에서 나온 것은 아닌지 의심케 한다. 제빵기사의 약 80%가 여성노동자이다. 공시자료에 따르면 SPC그룹 사무/점포 분야에서 일하고 있는 노동자의 성별임금격차는 44.3%로 너무나 심각하다. 평균근속연수에서도 남성은 7년 9개월인데 반해 여성은 4년 2개월로 큰 차이를 드러낸다"면서 "여성들이 승진하기 어렵고, 오래 일하기 어려운 성차별적 노동환경임에 분명하다. SPC그룹은 여성노동자에 대한 성차별을 통해 이윤을 창출하고 수익을 극대화하고 있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끝으로 여성단체들은 "전 세계 440개 매장을 운영 중인 글로벌 기업 SPC그룹에 대항해 여성들은 '우리는 노동착취로 만들어지는 빵을 먹지 않겠다'는 캠페인을 세계시민들에게 제안할 예정"이라면서 "파리바게뜨가 전 세계적으로 노동자를 탄압하는 비윤리적 기업으로 고객들에게 각인되는 것은 한순간이다. 세계시민들은 파리바게뜨를 ‘글로벌 K 베이커리’가 아닌 ‘배드 베이커리(bad bakery)’로 기억할 것"이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지금 당장 노조탄압 중단과 사과, 책임자 처벌 그리고 노동자들의 당연한 노동권 보장을 위해 나서지 않는다면 실추된 이미지는 회복하기 어려울 것"이라며 "모든 노동자는 아프면 쉬고, 산재를 당하면 산재 신청을 할 수 있어야 한다. 자유롭게 노동조합을 결성하고 단결할 수 있는 당연한 권리를 쟁취할 때까지 여성들은 파리바게뜨 여성노동자들과 함께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SPC파리바게뜨 불법부당 노동행위 해결을 촉구하는 여성단체에는 (사)광주여성민우회, (사)광주여성의전화, (사)창원여성살림공동체, (사)포항여성회, 경기여성단체연합, 경기여성연대, 경남여성단체연합, 경주여성노동자회, 고양여성민우회, 광주여성회, 광주전남여성단체연합, 군포여성민우회, 군포여성민우회, 김해여성의전화, 대구경북여성단체연합, 대구여성노동자회, 대구여성노동자회, 대전여성단체연합, 마산창원여성노동자회, 부산여성단체연합, 부산여성회, 사)경남여성회, 사)광주여성노동자회, 사)김해여성회, 사)대구여성회, 사)서울여성노동자회, 사단법인 광명여성의전화, 사단법인 디딤장애인성인권지원센터, 사단법인 수원여성의전화, 서울동북여성민우회, 서울동북여성민우회, 수원여성노동자회, 수원여성회, 안산여성노동자회, 여성생활문화교육공동체 광주여성센터, 여성환경연대, 원주여성민우회, 인천여성노동자회, 인천여성민우회, 전국여성노동조합, 전북여성노동자회, 전북여성단체연합, 정치하는엄마들, 제주여민회, 젠더정치연구소 여.세.연, 진주여성민우회, 춘천여성민우회, 파주여성민우회, 한국사이버성폭력대응센터, 한국성폭력상담소, 한국여성노동자회, 한국여성단체연합, 한국여성민우회, 한국여성의전화, 화분안죽이기실천시민연합이 참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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