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만 되면 감기는 아니더라도 목이 건조해지고 통증을 겪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말을 많이 하는 직업을 가졌거나 목이 약해서 조금만 말을 해도 쉽게 목소리가 갈라지고 쉬는 사람들, 비염이나 천식, 감기로 목 건강이 좋지 않은 사람들을 비롯해서 건조해지고 쌀쌀해지는 날씨에 목이 약해지고 가래나 통증, 염증 등 다양한 증상들을 겪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목이 약해지고 건조해서 손상되기 쉬운 시기에 목 관리를 할 때는 물을 많이 마셔주는 것이 기본입니다. 물을 마셔서 목 점막을 촉촉하게 유지시켜주면 목을 자극하는 여러 노폐물과 독소의 배출에 도움이 됩니다. 목에 좋은 음식들을 챙겨 먹는 것도 좋습니다.
가을 배는 아삭하고 수분이 많아 갈증 해소에도 좋은데 목 건강에도 효과가 있습니다. 특히 감기에 좋은 대표적인 과일 중 하나로 꼽히는데 과도한 열로 뜨거워진 폐를 식혀주고 심한 기침과 가래를 해소하기 때문입니다. 우리 몸에 진액이 부족하면 코나 목을 비롯해 기관지, 폐가 건조해지고 바이러스나 세균의 침입도 쉬워지고 호흡기를 자극하는 노폐물의 배출이 원활하지 않아 호흡기 면역력이 저하될 수밖에 없습니다. 따라서 이런 경우 배와 같이 진액을 생성해주는 음식을 자주 섭취하면 도움이 됩니다.
배에 풍부한 루테올린 성분은 목의 염증과 손상을 빠르게 회복시켜주며, 점막을 튼튼하게 만드는 데 좋습니다. 무엇보다 가을철 목이 따끔하고 건조할 때 배를 섭취하려면 항산화 성분이 풍부하게 들어 있는 껍질을 많이 벗겨내지 않고 먹는 것이 가장 좋습니다. 다만 수분이 많고 성질이 찬 과일이기 때문에 설사를 자주 하고 소화기 기능이 많이 떨어진 사람들은 한 번에 많이 먹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모과는 가을철 목이 칼칼하고 아플 때 배만큼이나 효과적인 본초입니다. 향이 좋은 모과를 자주 차로 달여 마시면 감기 예방에도 좋은데 특히 감기 몸살로 근육이 쑤시고 아플 때 효과가 있습니다. 모과에는 비타민과 각종 유기산이 풍부하게 들어 있기 때문에 코나 목을 비롯해서 호흡기 염증을 개선하며 면역력을 강화합니다.
한방에서 모과는 간에 좋은 본초로 호흡기의 노폐물과 독소를 배출해주는 해독 작용을 합니다. 그래서 담배를 많이 피워서 가래가 많이 끼고 목이 까칠하고 자주 아픈 사람들에게도 좋습니다. 술을 자주 마셔서 숙취로 고생하는 사람들에게도 도움이 됩니다. 그 외에도 가을철 야외 활동과 운동량이 늘어나면서 발생하는 근육통이나 관절의 통증을 완화해줍니다. 다만 탄닌 성분이 많이 함유된 모과는 밖으로 새는 기운을 안으로 잡아두는 성질이 있기 때문에 심한 변비 환자들은 많이 먹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목이 아플 때 많이 찾게 되는 것 중 하나로 도라지도 있습니다. 약으로 쓰는 도라지는 한방에서 ‘길경’이라는 약재명으로 부릅니다. 길경은 폐에 좋은 약재로 폐나 기관지, 목 등 호흡기 증상에 두루 처방합니다. 환절기 기침이 잦고 가래가 끼고 목이 따갑고 아플 때 길경이 도움이 됩니다. 이는 길경에 들어 있는 사포닌, 이눌린 등의 성분 때문인데 염증은 완화하고 통증은 진정시키며 가래는 배출해줍니다.
다만 길경은 약효가 강한 편이며 쓰기 때문에 단독으로 먹기 힘듭니다. 그래서 목에 좋은 배와 함께 달이거나 갈아서 먹으면 부담 없이 먹기 좋은데 효과도 배가 됩니다. 인후염, 편도선염, 기관지염 같은 질환에 두루 사용할 수 있으며 평소 목을 많이 써서 목 관리가 필요한 경우에도 도움이 됩니다.
*칼럼니스트 김소형은 경희대학교 한의과대학원 한의학 박사로 서울 강남 가로수길의 김소형한의원에서 환자를 만나고 있다. 치료뿐만 아니라 전공인 본초학, 약재 연구를 바탕으로 한방을 보다 넓고 쉽게 적용할 수 있도록 다양한 컨텐츠를 만들고 있다. 저서로는 「꿀피부 시크릿」 「데톡스 다이어트」 「CEO 건강보감」 「김소형의 경락 마사지 30분」 「김소형의 귀족피부 만들기」 「자연주의 한의학」 「아토피 아가 애기똥풀 엄마」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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