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쉼터 퇴소청소년의 자립정착지원금 제도를 확립해주세요"
"청소년쉼터 퇴소청소년의 자립정착지원금 제도를 확립해주세요"
  • 기고=전종수
  • 승인 2022.05.30 08: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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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이 품다] 13. 전종수 한국청소년쉼터협의회 경기지부장

코로나19 장기화로 어려움이 커지는 현재, 보호대상아동 및 보호종료아동에 대한 관심은 더욱 높아져야 할 것입니다. 베이비뉴스와 초록우산어린이재단은 세상이 함께 키워가야 할 아이들을 따뜻하게 품고자 하는 마음을 담아 ‘세상이 품다’ 연속 특별기고를 마련했습니다. 매주 월요일 아이들과 학부모, 전문가들과 함께 아동자립역량강화를 위한 글을 전해드립니다. - 편집자 말

한국청소년쉼터협의회 전종수 경기지부장. ⓒ초록우산어린이재단
한국청소년쉼터협의회 전종수 경기지부장. ⓒ초록우산어린이재단

청소년쉼터 현장에서 13년 동안 수많은 청소년들을 만났다. 처음에는 청소년 한 명의 이야기로 시작했지만 이제는 청소년들의 삶 속에 녹아들어 있는 나의 모습을 발견하기도 한다.

가정 내 다양한 이유로 인해 거리로 나올 수밖에 없었던 청소년들은 쉼터를 통해 일정 기간 도움을 받아 생명유지 장치를 활용하곤 한다. 갈등관계에서 생존을 위해 세상으로 나온 청소년들은 저마다 갈 곳을 잃었다. 처음은 가정에서 길을 잃었고, 두 번째부터는 세상에서 그 길을 잃어가고 있다. 제도 아래 청소년보호를 위한 시설과 단체들이 존재하지만 쉼터를 퇴소한 청소년들에게는 그 어떤 제도와 영역에서도 상대적으로 빈곤한 지원을 받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정책과 제도 안에서 청소년자립지원 서비스를 찾는 일로 하루를 보내다 보면 그 벽을 넘지 못하고 결국 도움을 줄 수 있는 민간자원이나 단체를 찾는다. 그마저 여의치 않는다면 사회복지재단과 사회공헌단체를 찾게 된다. 쉼터의 담당자들이 이 일에 역량을 쏟는 동안 청소년들은 하염없이 길을 찾지 못해 어려움을 겪게 된다. 처음 만났던 10대 청소년이 어느 새 20대의 나이로 성장했고, 이들은 끊임없이 삶의 한 가운데에서 발버둥을 치곤한다. 이들에게 주어진 선택사항이 아주 제한적이기 때문이다. 쉼터의 청소년들은 그렇게 성장한다. 누군가 깨진 항아리에 물을 붓는 격이라는 이야기를 한다. 결코 그렇지 않다. 거리로 나올 수밖에 없었던 청소년들과 쉼터의 담당자들이 함께 노력한 시간이 있기에 이들에게 작은 변화가 시작되곤 한다. 그리고 아이들은 비로소 성장하게 된다.

살다 보면 누구나 어려운 일을 마주하는 때가 있다. 사람들 관계에서도 어려움은 생기기 마련이다. 특히 관계에 어려움을 느낄 때 누가 옳은 것인가를 생각하기보다 무엇이 옳은 것인가를 생각하는 것이 좋다. 그것이 관계를 더 유연하게 하는 일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또 기대했던 일은 언제나 나의 기대보다 더 긴 시간이 필요해 더디게 일어나곤 한다. 한국청소년쉼터협의회 경기지부장이자 의정부시일시청소년쉼터의 소장으로 다양한 청소년들을 만나다 보면 이들을 위한 정책과 제도를 위해 ‘인내’의 시간을 가지고 무엇이 옳은가 생각하는 시간은 반드시 필요하다.

청소년쉼터를 퇴소한 청소년들은 매 순간 이런 인내의 시간을 보낸다. 어른들은 청소년들이 이 시간을 보내는 동안 누가 옳다, 그르다를 논하기보다 무엇이 쉼터 퇴소 청소년들이 당당히 자립해 어른으로 성장하는 데 도움이 되는 옳은 방안을 고민해야 한다.

좋은 땅에서 좋은 열매가 자라나듯이 자신이 처한 위기 상황 속에서 청소년들이 중앙부처에 따라 보호받는 지붕의 차이로 차별받지 않도록 일관된 자립정착지원제도가 하루 빨리 마련돼 우리 사회에 정착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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