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가 아이들에게 주고 간 숙제 '또래관계 부적응', 어떻게 풀어내면 좋을까요?
코로나19가 아이들에게 주고 간 숙제 '또래관계 부적응', 어떻게 풀어내면 좋을까요?
  • 기고=이보라
  • 승인 2022.07.07 17: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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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우리 아이 마음은] 5. 이보라 굿네이버스 좋은마음센터 광주서부 부센터장

어른들이 모르는 우리 아이들의 마음 속 세상이 있습니다. 때로는 부모님들도 잘 모르는 세상입니다. 우리 아이들이 그 세상 속에서 홀로 헤매지 않도록, 적극적인 소통과 이해가 필요합니다. 베이비뉴스가 굿네이버스와 함께, 우리 아이들의 마음을 들여다보기를 시작합니다. - 편집자 주 

"우리 아이가 학교에서 친구들과 어울리지 못하고 겉도는 편이에요. 친구에게 먼저 다가가는 것 자체를 어려워하는데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 

올해 초등학교 3학년에 재학 중인 아동 A양의 양육자는 자녀의 또래관계 부적응 문제로 굿네이버스 좋은마음센터를 찾아왔다. 당사자인 A양의 속마음은 무엇이었을까? 

"정상 등교와 대면 수업이 싫어요. 솔직히 온라인 수업을 통해 친구들과 만나는 것이 더 익숙하고 편했거든요. 개학 후 친구들과 어울리는 것에 대한 스트레스가 심하고, 친구들에게 어떻게 다가가야 할지도 잘 모르겠어요"

올해, 한 TV방송에서 '백 투 스쿨 블루(Back to School Blue)'에 대한 언급이 있었다. 이는 코로나 19 장기화로 인해 비대면 수업 또는 불규칙한 등교를 하던 아이들이 학교로 돌아가면서 심리적 부담감을 겪는 것을 칭하는 용어로, 코로나 19로 인해 변한 학교생활이 우리 아이들의 마음 건강에 얼마나 많은 영향을 미쳤는지를 보여주는 대표적 현상이라고 볼 수 있다. 특히 A양의 사례처럼 장기간 펜데믹을 겪은 아이들은 충분한 학교생활과 상호작용의 기회를 가지지 못하였고 이를 해결하기 위한 준비 과정 또한 없었기에 갑자기 받아든 '또래관계 형성' 이라는 숙제는 더욱 더 어렵게만 느껴질 것이다.

이처럼 또래관계의 부적응 문제는 개인과 가정, 그리고 학교와 사회로까지 이어지는 중대한 이슈이다. 아동기에 형성한 또래관계는 단순한 정서적 경험을 넘어서서 추후 타인들과 사회적 관계를 맺을 때 영향을 미치는 중요 변인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코로나19는 아동이 사회 구성원으로서의 역할을 배우고 긍정적인 또래관계를 형성할 수 있는 기회를 위협했고, 이로 인해 아동은 또래관계에서 신뢰감과 성공감을 갖기가 어려워졌다. 특히 이 시기에 건강한 사회적 관계를 맺기 위한 충분한 준비를 하지 못할 경우 학교생활의 부적응으로도 이어질 수 있기 때문에 우리는 보다 적극적인 개입을 통해 아동들의 마음 건강을 살필 필요가 있다.

굿네이버스 또래관계 증진 프로그램 진행 모습. ⓒ굿네이버스
굿네이버스 또래관계 증진 프로그램 진행 모습. ⓒ굿네이버스

이에 굿네이버스 좋은마음센터 광주서부는 지역사회 내 교육기관을 대상으로 또래관계 증진을 위한 정신건강예방사업 '마음아(雅)'를 진행하고 있다. 정신건강예방사업 '마음아(雅)'는 초등학교 학급 집단 내 또래관계 증진을 주제로 진행되는 집단미술치료로, 지난해에는 광주광역시 내 221개 집단, 총 4,538명을 지원했다. 올해는 전면 등교 실시 후 교육기관 내 '또래관계 부적응'이라는 심리·정서적 이슈가 더욱 화두인 만큼 사업을 보다 확장하여 지원할 예정이다.

"나뿐만 아니라 친구들의 감정도 이해할 수 있는 시간이었어요. 특히 친구들과 힘을 합쳐 협동화를 그렸을 때에는 더욱 친밀해진 기분이 들었어요"

이 사업에 참여한 아동 C군은 친구들과 가까워질 수 있는 기회가 됐고, 반 분위기도 이전보다 밝아졌다고 전했다. 또한 학급 내 또래관계 증진을 위해 해당 사업을 의뢰한 교육 관계자 D씨는 아이들이 또래관계에 대한 긍정적인 이미지를 형성할 수 있었고, 경직되어 있던 분위기가 해소되어 건강한 상호 교류가 가능하였다며 높은 만족감을 표했다. 등교 후 또래와의 교류에 큰 불편함을 느꼈던 A양도 현재는 지속적인 심리치료와 다양한 만남의 기회를 경험함으로써 긴장과 스트레스 정도가 점차 감소하고 있다. 이처럼 굿네이버스 좋은마음센터의 정신건강예방사업은 또래관계 증진에 어려움을 느끼는 아동이 올바른 대인관계 및 긍정적 자아를 형성하여 사회성을 높이고 마음 건강을 회복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굿네이버스 또래관계 증진 프로그램 진행 모습. ⓒ굿네이버스
굿네이버스 또래관계 증진 프로그램 진행 모습. ⓒ굿네이버스

우리 아이가 또래관계 부적응 문제를 가지고 있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가정 내에서 부모가 어떠한 노력을 할 수 있을지 고민된다면 우선 '탁구공' 한 개를 준비해 보자. '따로 또 같이' 활동은 가족 구성원을 두 팀으로 나눈 뒤 손이 아닌 책을 이용하여 탁구공을 전달하는 놀이로, 30초 시간제한을 두거나 두 눈을 가리고 탁구공을 옮겨 보는 등 규칙의 변화를 통해 더욱 흥미롭게 운영할 수 있다. 간단한 미션 게임을 수행하는 것처럼 보일 수 있지만 이러한 활동을 통해 아이들은 규칙, 승패, 협동심을 배우게 되고 상대방을 배려하는 것의 중요성을 깨닫게 된다. 만일 아이가 가족과 함께 하는 놀이에 흥미를 느낀다면 다수의 친구들과 함께 할 수 있는 농구나 야구 등의 활동을 경험하도록 환경을 조성해 보는 것도 좋다. 가족 단위의 소규모 게임으로 시작해 점차 다수의 친구들과 함께하는 활동으로 확장하게 되면 아이들 또한 또래관계 형성을 위한 순차적인 연습을 할 수 있을 것이다. 가족과 함께하는 놀이를 통해 사회성의 기본을 배운다면 더 넓은 또래와의 활동으로 나아갈 수 있는 힘을 가지게 될 것이다.

사회적 거리 두기 전면 해제 이후 활력을 되찾아가고 있는 일상 속, 거리 두기에 익숙해진 아이들은 등교 후 또래관계 부적응으로 인한 몸살을 앓고 있다. 일상 회복의 조치가 본격화되면서 되찾게 된 학교생활의 활력은 너무나 기쁜 일이지만 사회적 환경의 확장을 앞둔 당사자인 우리 아이들의 마음 건강은 충분히 회복되었는지 살펴봐야 할 시점이다. 아이들이 건강한 관계 맺음을 통해 건강한 성인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가정과 학교 그리고 사회가 보다 적극적인 관심을 가지고 이들의 마음을 어루만져 줄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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