숙제한다고 컴퓨터 하다가 자꾸만 다른 것을 하는 것 같아요
숙제한다고 컴퓨터 하다가 자꾸만 다른 것을 하는 것 같아요
  • 칼럼니스트 윤정원
  • 승인 2022.08.01 08:4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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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리를 알고 하는 교육] 미디어에 노출되는 아이들의 심리
미디어 매체에 노출된 아이의 정서는 속도 제한 없는 아우토반에서 제동 없이 달려보고 싶은 마음과 유사할 수 있습니다. ⓒ베이비뉴스
미디어 매체에 노출된 아이의 정서는 속도 제한 없는 아우토반에서 제동 없이 달려보고 싶은 마음과 유사할 수 있습니다. ⓒ베이비뉴스

Q. 요즘 초등학교 과제를 하기 위해서는 찾아봐야하는 자료가 많아요. 아무래도 책보다는 손쉬운 컴퓨터나 패드 등 미디어 매체를 이용하게 됩니다. 아이가 필요한 정보만 얻으면 좋겠는데 자꾸 중간 중간 관심 가는 걸 검색하거나 게임을 하느라 숙제하는 시간이 길어지는데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

A. 
1. 절제와 조절은 생각과 의지만으로 되지 않습니다

1) 매체에 노출되면 제동 없는 아우토반처럼 거침이 없습니다

유·아동은 조절 능력이 미숙합니다. 만약, 잘 참고 제어가 가능하다면 외부의 압력과 통제에 의한 만들어진 인위적인 기능일 수 있습니다. 조절 능력은 내적인 성장에 의해 생성되어야 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그 기능은 한계가 있고, 반드시 부작용이 발생합니다. 예를 들어, 양육자가 강압적이고 통제적인 경우에 게임을 30분만 하고 숙제를 하라고 지시했다고 가정해 봅니다. 아이가 불만이 있는데도 지시자의 강압적인 태도 때문에 어쩔 수 없이 따르게 됩니다.

이때 아이는 감정이 억제되고, 욕구가 좌절되는 경험을 합니다. 부정적인 경험이 반복되면 성장하면서 어느 지점에 분출하게 되는데 유 아동기 중 구체적으로 어느 시기에, 어느 정도의 기간 동안 부정적인 경험을 했는가에 따라 분출의 정도가 다릅니다. 이때 분출을 촉진하는 가장 핵심적인 자극이 바로 미디어 매체입니다. 참았던 만큼 더 보고 싶고, 불만이 있었던 만큼 더 하고 싶고, 저항하지 못했던 만큼 양육자의 말을 안 듣고 싶어집니다. 미디어 매체에 노출된 아이의 정서는 속도 제한 없는 아우토반에서 제동 없이 달려보고 싶은 마음과 유사할 수 있습니다. 

2) 환경을 조성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유·아동에게 환경은 제2의 양육자라고 할 만큼 많은 영향을 끼칩니다. 환경이 갖춰지지 않으면 계획을 세우고 지키려고 다짐을 해도 지속적으로 실천하기가 어렵습니다. 환경은 물리적인 환경을 포함한 규칙과 질서가 조화롭게 균형을 이룬 가정의 생활방식을 의미합니다. 집안 전체적으로 정돈되면 좋겠지만 여건과 상황이 안 된다면 아이가 학습을 하는 공간만이라도 분리하여 안정적인 환경을 만드는 것도 괜찮습니다. 아이가 공간을 자신의 취향과 선호에 따라 주도적으로 구성할 수 있도록 허용해 주는 것이 학습 의욕을 키워주는데 도움이 되겠습니다.

아이들이 학습공간을 좋아하지 않는 이유 중에 하나가 자신의 취향이 반영되지 않고, 의견이 받아들여지지 않아서입니다. 또, 그 공간에서 좋은 기억을 만들어야 공간이 만든 환경에 호감을 갖게 됩니다. 공부방에서 숙제를 안 했다고 혼나고, 공부 안하고 게임만 한다고 지적을 받는다면 공부방과 학습에 대한 마음가짐을 긍정적으로 유지하기가 어렵습니다.  

2. 학습과 자유시간의 경계를 분명하게 세웁니다

1) 정서는 규칙을 이해하고, 받아들이는데 최소 6개월이 필요합니다

내재화(internalization)란 어떤 현상이나 성질 따위가 내부나 일정한 범위 안에 있게 되는 것으로 어떤 사상이나 가치관을 자기의 것으로 의식화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규칙을 정하고 실천하는 과정에서 성공과 실패를 반복하게 됩니다. 성공의 성취감이 정서적 만족감을 주는데 그 느낌과 정서는 무의식의 차원으로 저장됩니다. 다시 실패하고 성공을 반복하면서 발전한 성취감과 만족감이 무의식에 잠복되어 있던 이전의 성취감을 자극합니다. 이 과정에서 막연하던 정서가 구체적으로 구조화되면서 발현되는데 이때 무의식이 의식화 됩니다. 이러한 경로로 규칙이 내재화 됩니다.

가정마다 나름의 방식으로 학습 시간과 자유시간을 구분하고 실천하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지속적으로 유지가 어렵기 때문에 기질과 학습 능력 향상, 학습 방식 등을 체크하고 점검하는 교육적인 접근 및 심리 코칭이 이루어지고 있는 실정입니다. 이는 아이의 기질을 파악하고, 잘 이해하기 위해 정보를 얻는 차원에서 도움이 되지만 근본적인 해결책이 될 수는 없습니다. 학습을 할 때와 노는 시간을 구분한다는 것은 심리적 경계를 세울 수 있어야 가능합니다. 심리적인 경계가 분명하면 마치 신호등과 브레이크와 같은 기능을 합니다. 경계가 있으면 더 하고 싶어도 멈출 수 있고, 하기 싫어도 할 수 있게 됩니다.

2) 경계는 어떻게 세워지는 걸까요

- 아이가 생각과 감정을 허용합니다.

- 아이의 감정을 공감하되, 동요와 동조는 주의해야 합니다.

상대가 하는 말을 들을 수 있어야 합니다. 상대의 감정을 느낄 수 있어야 합니다. 나와 너를 구분합니다. 내 마음대로 상대가 따라 주지 않는다는 것을 받아들일 수 있어야 합니다. 상대의 요구에 거절과 수용을 적당하게 적절히 할 수 있어야 합니다. 경계는 관계의 거리감을 의미하기도 합니다. 밀착하면 충돌이 발생하고, 멀어지면 교감이 안 되어 소외감을 느끼게 됩니다. 나와 너의 감정과 정서는 혼용이나 혼재가 아닌 따로 따로 존재해야 합니다. 

*칼럼니스트 윤정원은 한양대 교육대학원 예술치료교육학 석사를 마친 후, 한양대 의과대학원 아동심리치료학과 박사과정을 밟고 있다. 현재 공감이 있는 공간 미술심리치료연구소를 직접 운영하고 있다. 사람과 예술을 경험하고 이해하기 위해 필요한 연구를 꾸준히 하고 있으며 무엇보다도 인간의 이해에 기본이 될 수 있는 정신분석적 접근에 대해 연구하고 있다. 오늘도 마음과 귀를 열고 듣고 담을 준비가 돼 있는 미술심리치료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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