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아교육과 교수들이 만 5세 초등취학 학제개편 반대하는 4가지 이유
유아교육과 교수들이 만 5세 초등취학 학제개편 반대하는 4가지 이유
  • 소장섭 기자
  • 승인 2022.08.01 17: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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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전문대학교유아교육과교수협의회 비판 성명..."만 5세의 발달 특성 철저히 무시"

【베이비뉴스 소장섭 기자】

한국전문대학교유아교육과교수협의회 로고. ⓒ한국전문대학교유아교육과교수협의회
한국전문대학교유아교육과교수협의회 로고. ⓒ한국전문대학교유아교육과교수협의회

만 5세 초등취학 학제개편에 대한 각계의 비판이 뜨겁다. 유아교육과 교수들은 이번 개편안에 대해 "유아발달 특성을 무시한 것"이라며 즉각적인 철회를 촉구하고 있다.

한국전문대학교유아교육과교수협의회(회장 손혜숙)는 1일 '유아발달 특성 무시한 만 5세 초등 취학 절대 반대! 철회하라!'라는 제하의 성명을 발표하고 "지난 7월 29일 박순애 교육부 장관은 대통령에게 초등학교 입학을 만 5세로 하향하겠다는 학제 개편안을 업무보고했다. 이는 만 5세의 발달 특성을 철저히 무시한 잘못된 정책이며, 아이들의 건강한 발달권리와 요구를 박탈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한국전문대학교유아교육과교수협의회가 만 5세 초등취학 학제개편안에 대해 즉각 철회 요구하면서 제시한 4가지 이유에 대해 살펴보자.

◇ 만 5세의 건강한 성장과 발달 무시

박순애 교육부 장관은 요즘 아이들은 성장 속도가 빨라졌고, 인지발달이 과거보다 빨라졌기 때문에 초등학교에 갈 수 있다고 이유를 밝혔다. 아무리 시대가 달라져도 엄마 뱃속에서 10개월을 채워야 아이는 세상 밖으로 나온다. 반도체와 AI가 발달한다고 아이들의 인지발달이 정말로 빨라졌을까? 만 5세 아이들이 초등학교에 입학해 만 6세 아이들과 동시에 교육을 받아도 아무런 무리가 없을 만큼 아이들의 인지적 발달이 좋아졌을까? 그러한 학문적 연구를 본 적도 들은 적도 없다. 그 어디에서도 객관적이고 타당한 근거를 찾을 수 없다. 오히려 1996년부터 만 5세를 초등학교에 입학시킬 수 있게 열어 놓았지만 직접 아이들을 키운 학부모님들은 아이들의 부적응 상처만 남긴 경험을 통해 이미 만 6세를 선택하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2005년, 2009년, 2015년, 10년마다 습관처럼 부상하는 만 5세 초등 취학 언급은 참담할 정도로 혼란을 답습하게 한다. 이미 학문적으로나 양육 경험적으로나 학부모, 교사, 전문가들에 의해 검증된 상태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OECD국가들도 대부분(68.4%) 초등학교를 만 6세부터 시작한다. 심지어 덴마트, 스웨덴. 에스토니아, 리투아니아 등은 만 7세에 초등학교 입학을 한다(21.1%). 인지교육을 조금 늦게 시작하는 것이 더 좋다라는 연구들을 정책에 반영한 것이다. 만 5세의 아이들은‘유아’이다. 지금 당장 놀아야 하고, 지금 당장 건강해야 하며, 지금 당장 행복해야 한다. 만 5세 초등 취학은 아이들이 놀 수 있는 권리와 행복권을 박탈하는 것이다. 아이들의 건강한 성장과 발달을 위해 즉각 철회할 것을 강력히 요구한다.  

◇ 교육 불평등 심화

우리나라에 만 5세 초등 취학의 혼란을 가져다 준 미국의 만 5세 K학년은 1877년 만 5세 유아의 전면 무상교육을 실시하기 위해 공교육에 포함시켰다. 핵심이 무상교육에 있었다. 공교육제도에 속했다 해서 우리나라 초등학교의 의미가 아니라, 말 그대로 유치원에 다니는 만 5세의 특성을 반영한 것이다. 미국은 유치원에 다니는 만 5세와 1학년부터 12학년까지 무상교육을 실시한다. 우리나라도 2021년부터 고등학교까지 무상교육이 이루어지고 있다. 생애 발달에 있어 가장 중요한 시기인 어린 아이들에게는 오히려 무상교육이 제대로 이루어지고 있지 않다. 진정한 출발선을 찾아야 한다. 물론 우리나라 유아교육법 제 24조에 의하면 ‘초등학교 취학 직전 3년의 유아교육은 무상으로 실시하되, 무상의 내용 및 범위는 대통령령으로 정한다’라고 되어 있다. 그러나 학부모들은 평균 월 최소 20만원 이상 또는 그 몇 배의 교육비를 지출하고 있다고 보고 되고 있다. 교육격차의 해소는 유아의 발달과 요구에 맞지 않는 책상 가득 찬 초등학교 교실로 떠민다고 해소되지 않는다. 만 5세의 조기 초등 취학은 아이들에게 감당 안 될 학습 스트레스를 줄 것이며, 학습적 조기교육을 부추기고, 사교육의 활성화를 더욱 가속화 하여 교육의 부작용과 불평등의 악순환을 더욱 가져올 것이다. 만 5세의 출발선상의 교육격차의 해소는 초등교실이 아닌 유아 교실에서 완전하게 무상교육이 이루어지면 된다.

◇ 만 5세, 정치적 실험 대상이나 도구로 희생 요구

그 어느 아이도 정치적 실험 대상이 될 수는 없다. 2025년부터 아무리 25%씩 입학시킨다 해도 학생 수의 급증을 피할 수 없으며, 초등학교에 어느 정도 유휴교실이 있다지만 근본적으로 교실 부족의 사태는 일어난다. 또한 무엇보다도 현재 교사자격증 취득과정이 유치원교사·보육교사와 초등교사는 별개로 분리되어 있기 때문에 만 5세가 초등학교에 입학했다는 사실만으로도 무자격 교사에게 교육을 맡기게 되는 결과를 초래하는 것이다. 실제적으로 교사 수급의 문제가 발생한다. 이러한 매우 혼란스럽고 좋지 않은 교육환경에서 아이들은 12년간을 보내야 한다. 또한 특정 전환기 연령대 아이들은 입시와 취업에 있어서도 치열한 경쟁을 피할 수 없게 된다. 이런 불평등하고 불공정한 사태는 아이들이 정치적 실험 대상이 되는 것이다.

또한, 박 장관은 만 5세 초등 취학 학제 개편 의도에 있어서 생산인구의 급감을 언급하였다. 학생은 경제적 도구가 아니며, 학교는 경제를 해결하기 위한 직업 양성소가 아니다. 교육은 그 사회에 적응할 수 있도록 민주시민으로서의 자질을 양성하고, 인격을 완성해 가며, 자아실현을 할 수 있도록 하는 교육 본연의 목적으로 접근을 해야 하는 것이고, 경제 논리로는 그 정당성을 인정할 수 없다. 전체적인 인구가 줄어드는데 생산인구가 줄어드는 것은 당연지사이며, 1년 먼저 사회에 진출한다고 근본적인 생산가능인구 문제가 해결되는 것은 아니다. 일정 기간이 지나면 결국 같은 사이클이 될 것이며, 근본적으로 생산인구는 지속가능한 정책을 강구하며 저출산 문제의 해결과 미래 생산인구는 어떠한 능력으로 생산 창출이 가능할 것인가를 고민해야 할 것이다. 미래사회는 창의적 능력이 더욱 중요시될 것이며, 이러한 창의적 능력은 뛰어놀며 자극할 수 있는 전두엽 발달 시기가 중요한 것이다. 전두엽의 발달은 유치원이나 어린이집에 다니는 시기에 강력하게 일어난다. 

◇ 비민주적이고 독단적인 졸속 발표

‘만 5세 초등취학 학제개편’이라는 학령기 공교육의 전반적인 시스템을 개편하는 중차대한 정책을 비민주적 독단으로 기습적 발표를 했다. 현장의 목소리, 학부모들의 생각, 전문가의 의견, 시도교육청의 협의도 없이 졸속으로 처리한 절차는 철저하게 전 국민을 무시한 처사이다. 법과 원칙을 중시하는 현 정부는 이 자리에 모인 학부모, 교사, 교수, 시민단체의 의견을 듣고 만 5세 초등취학 학제개편 의제를 즉각 철회해야 한다. 반드시 철회되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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