혈액 순환에 문제가 생긴다고 당장 몸에 이상이 발생하지는 않습니다. 피로를 느끼거나 자주 다리에 쥐가 나는 등의 문제를 겪을 수도 있지만 아무런 증상 없이 지낼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혈액 순환 저하는 시간이 지나면서 동맥경화, 심장마비 등의 심각한 질환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혈액 순환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심장입니다. 그러나 심장이 아무리 건강해도 심장에서 보낸 혈액을 우리 몸의 가장 말단인 발에서 다시 심장으로 돌려보내지 못하면 혈액 순환에 문제가 생깁니다. 그래서 발을 ‘제2의 심장’이라고 부르기도 합니다. 또한 발에서 심장으로 혈액을 올려보내는 역할을 하는 것이 바로 하체의 근육이기 때문에 여기에 문제가 생기면 혈액 순환도 나빠질 수밖에 없습니다. 따라서 다리에서 나타나는 혈액 순환이 나빠졌다는 신호들을 놓치지 않고 살피는 것이 중요합니다.
첫째, 혈액 순환에 문제가 생기면 다리에 쥐가 자주 날 수 있습니다. 특히 걸을 때 갑자기 다리가 저리는 느낌이 들거나 쥐어 짜는 듯한 통증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심각한 경우에는 움직이지 않고 다리를 가만히 놔둔 상태에서도 저리고 통증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즉 자세와 크게 상관없이 다리에 쥐가 난 듯한 통증이 발생하는 것이 특징입니다. 또한 다리에 벌레가 기어가는 느낌이 들 수도 있습니다.
둘째, 다리에 바람이 든 것처럼 차갑고 시린 느낌이 들 수 있습니다. 보통 혈액 순환으로 다리가 시린 느낌이 들 때 상반신은 이와 반대로 오히려 열이 많은 느낌이 듭니다. 가슴 답답함이 느껴질 정도로 상체에 열이 올라 얼굴도 자주 붉어지고 머리가 뜨거워지거나 두통이 생길 수도 있습니다. 따라서 발이 얼음장처럼 차갑거나 다리에 너무 찬 기운이 많이 도는 경우에는 내 몸의 혈액 순환에 문제가 있다는 신호로 받아들일 수 있습니다.
셋째, 하체 부종이 유난히 심한 경우입니다. 보통 하체로 부종이 몰려 저녁에 신발이나 양말을 벗으면 자국이 남거나 퉁퉁 부어서 신발이나 바지가 잘 안 벗겨지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런 경우 다리를 손가락으로 눌러 보면 피부가 즉시 원래대로 돌아오지 않고 한참을 푹 들어간 채로 있게 됩니다. 이렇게 하체 부종이 장기간 지속되면 하체만 살이 찐 것처럼 하체 비만으로 굳어질 수 있습니다.
넷째, 발뒤꿈치에 두꺼운 각질이 생기게 됩니다. 폐경 이후 여성 호르몬이 부족해지면 신진 대사가 전반적으로 저하됩니다. 근육도 감소하고 수분 보유량이 감소하며 혈액 순환도 저하됩니다. 혈액 순환이 나빠지면서 노폐물 배출이 원활하지 않아 피부의 각질이 탈락되고 다시 재생되는 과정 역시 순조롭지 않게 됩니다. 따라서 죽은 각질들이 계속 쌓이기만 해서 각질이 두껍고 단단해지게 됩니다.
다섯째, 운동 장애가 나타날 수 있습니다. 걷다가 다리에 갑자기 힘이 풀리는 등의 문제가 발생할 수 있는데 이는 골절 등 사고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에 주의해야 합니다. 나이가 들면서 근육이 감소하는 것은 물론 혈액 순환이 잘되지 않아서 발생하게 됩니다.
이런 증상들이 나타난다면 무시하지 말고 혈액 순환에 문제가 생긴 것은 아닌지 잘 체크해서 혈액 순환을 정상화하도록 노력해야 건강을 유지할 수 있습니다.
*칼럼니스트 김소형은 경희대학교 한의과대학원 한의학 박사로 서울 강남 가로수길의 김소형한의원에서 환자를 만나고 있다. 치료뿐만 아니라 전공인 본초학, 약재 연구를 바탕으로 한방을 보다 넓고 쉽게 적용할 수 있도록 다양한 컨텐츠를 만들고 있다. 저서로는 「꿀피부 시크릿」 「데톡스 다이어트」 「CEO 건강보감」 「김소형의 경락 마사지 30분」 「김소형의 귀족피부 만들기」 「자연주의 한의학」 「아토피 아가 애기똥풀 엄마」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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