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 학교나 학원 등 오고 가는 시간이 정해져 있는 경우에 시간을 체크하고 확인하는 것을 지나치게 하는 것 같아요. 아이를 맡고 있는 선생님과 주변에서는 꼼꼼함에 대해 칭찬하지만 아이답지 않은 것 같아서 걱정이 되기도 합니다. 괜찮을까요?
A.
1. 세상에서 살아남기 위한 적응적 행동이 습관입니다
1) 안정된 환경은 좋은 습관을 만들고, 잘못된 습관은 환경을 체크하는 동기가 됩니다. 아이가 반드시 시간을 지켜야 한다는 신념을 왜 갖게 되었을까요? 규범에 어긋나는 상황과 틀을 벗어나는 것에 대한 두려움이 있는 것으로 보여집니다. 대체로 불안이 높은 경우에 규칙이 분명하고, 틀이 정해졌을 때 안정감을 느끼게 됩니다. 아이의 불안이 표면적으로는 학교를 가거나 학원을 갈 때 시간에 꼭 맞추려는 강박적인 사고로 작동하고 있고, 심리적으로는 시간에 늦게 되면 잘못 될 것 같은 기분을 느끼게 되는데 자신이 살기 위해 어떻게든 시간을 확인하고, 체크하며 늦지 않게 맞추려는 것입니다.
2) 아이는 불편한 자신의 마음을 다루는 방법으로 시간을 체크하고 있고, 습관적인 행동으로 패턴이 만들어지고 있습니다. 마음이 불편하다면 왜 무엇 때문에 불편해졌을까요? 다른 것도 많을 텐데 왜 하필 시간일까요? 원인을 찾는 것이 해결 방법을 모색하기 위해 도움이 됩니다. 시간에 대한 예민함은 긴장감과 초조함을 의미합니다.
3) 가정환경과 가족 구성원의 생활 패턴을 점검해 보면 아이의 특징적인 행동에 대한 단서를 찾을 수 있습니다. 가족 간의 관계 방식이 원만하지 않거나 일상이 불규칙적이고, 예측할 수 없는 돌발적인 상황이 빈번하지는 않을까요? 예를 들어 훈육의 방식이 일관적이지 않고 또, 감정적이라면 아이 입장에서는 언제 화를 낼지 모르는 양육자의 기분을 살피느라 긴장하고 불안한 정서 상태로 지내게 됩니다.
4) 아이가 시간을 체크하는 것을 지적하기보다는 심리적으로 안정될 수 있도록 가족애를 돈독하게 하고 오락이나 유쾌한 경험을 하면서 경직된 정서를 이완시키는 것이 도움이 되겠습니다.
2. 심리적 안정감을 위해 조화로운 인지가 필요합니다
1) 미국의 심리학자 리언 페스팅거(Leon Festinger)의 인지부조화 'cognitive dissonance theory' 이론은 개인이 가지고 있는 신념, 생각, 태도와 행동 간의 부조화가 유발하는 심리적 불편감을 해소하기 위한 태도나 행동의 변화를 설명해 줍니다.
보통 시간에 관련된 경우는 시간을 지켜야한다는 신념과 실제는 시간을 지키지 못하는 태도가 충돌하면서 부조화가 발생하게 됩니다. 유사하게 시간을 지켜야한다는 생각을 하면서 지키지 못할까봐 강박적인 행동으로 시간을 체크하는 것도 불편감을 유발하는 부조화라 할 수 있습니다. 모순적으로 불편감을 해결하기 위해 다시 시간을 체크하면서 강박적인 행동을 반복하는 악순환을 하게 됩니다.
2) 강박적으로 사고를 하는 이유는 공포일 수 있는데 그 공포는 처벌에 대한 두려움입니다. 시간을 지키지 못해도 자신이 잘못 될 만큼 대단히 큰 일이 일어나는 것은 아니라는 경험을 해야 합니다. 학교에 지각을 하면 정당한 처벌을 기꺼이 받으면 되고, 그 외 상황에서도 대가를 치르면 된다는 사실을 심리적으로 감당할 수 있어야겠습니다. 평가나 처벌을 두려워하지 않을 정도의 담대함과 의연함을 키우는 것이 인지를 조화롭게 할 수 있는 방법입니다.
*칼럼니스트 윤정원은 한양대 교육대학원 예술치료교육학 석사를 마친 후, 한양대 의과대학원 아동심리치료학과 박사과정을 밟고 있다. 현재 공감이 있는 공간 미술심리치료연구소를 직접 운영하고 있다. 사람과 예술을 경험하고 이해하기 위해 필요한 연구를 꾸준히 하고 있으며 무엇보다도 인간의 이해에 기본이 될 수 있는 정신분석적 접근에 대해 연구하고 있다. 오늘도 마음과 귀를 열고 듣고 담을 준비가 돼 있는 미술심리치료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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