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 처음 듣는 이야기라고요?
전쟁, 처음 듣는 이야기라고요?
  • 칼럼니스트 여상미
  • 승인 2022.10.19 09: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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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시태그로 보는 육아맘] #전쟁 #러시아 #우크라이나 #UN #핵언급 #피해 #한반도 #긴장감 #휴전 #핵실험

며칠이면 끝날 것 같았던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전쟁이 약 8개월 동안 지속되고 있다. 급기야 최근에는 ‘핵’을 거론하며, 잦아들기는커녕 더욱 과열되고 있는 분위기 속에서 세계 유일 분단국가인 우리나라의 긴장감 역시 고조되고 있다. 이렇게 전쟁에 관한 뉴스나 기사조차 바로 보기 무서운 요즘이지만, 초등학교 아이들의 논술 수업을 하고 있는 입장으로서 이에 대해 올바른 사실과 국제 사회의 이해관계에 대해 가르쳐 주는 것이 옳다는 생각이 들어 아이들과 이 문제에 대해 생각을 나눈 일이 있었다.

그런데 정말 놀랄 만한 일은 시작부터 있었다. 현재 초등학생들은 밀레니엄 이후에 태어난 아이들이니 당연히 6.25와 한반도의 대치 상황에 대해 무지한 세대라고는 하지만, 올해 초 시작되어 1년 가까이 이어지고 있는 이 전쟁에 대해 전혀 모르고 있는 아이들도 태반이라는 것이었다. 전쟁을 주도하고 있는 나라와 그 피해에 대해 미처 말하기도 전에 전쟁 자체를 모르겠다는 아이들의 눈빛에서 어떻게 문제의 서두를 꺼내야 할지 막막해진 것이다.

사실 많은 기사에서 전쟁이 차지하는 비중이 예전보다 확연히 줄어들었다. 오랜 전쟁에 종전 외에는 특이할 것 없는 현실이 비참하고 안타깝지만 당장의 기사들은 우리나라 정치인들이 서로의 당과 상대를 비난하는 이야기들로 도배되느라 밀려난 지 오래인 듯 보인다. 그러나 불과 얼마 전에도 북한은 핵 실험을 통해 국제 사회의 평화 협정을 위반하며 보란 듯이 위협 아닌 위협을 자행하고 있다. 직접적인 피해는 없었다고 하지만 지금 우리 사회에서 이보다 더 두렵고 걱정스러운 일이 또 있을까 의문이 드는 상황이다. 오랜 기간 휴전 상태로 지낸 나라이다 보니 이제 전쟁이라는 것에 무뎌진 것일까, 아님 다른 일에 신경을 쏟느라 정작 중요한 일을 외면하고 있는 것일까? 더 이상 무엇이 정답인지 모르겠지만 우리 아이들이 멀지 않은 나라에서 일어나고 있는 전쟁에 대해 이토록 무지하다는 것은 우려스러운 일이라고 생각한다.

우리 아이들에게 진짜 ‘전쟁’에 대해 가르쳐 주세요! ⓒ여상미
우리 아이들에게 진짜 ‘전쟁’에 대해 가르쳐 주세요! ⓒ여상미

 지난 8월 UN이 공식 발표한 우크라이나 민간인 사망자가 5400명에 달한다고 밝혔다. 전쟁에 직접적으로 참여한 군인들이 아닌, 일반인 피해자들의 수만 조사한 것이었고 이 또한 실종자, 위급한 부상자 등이 포함되어 있지 않아 실제 피해자는 더욱 많을 것이라고 한다. 사실 전쟁이 이런 것이 아니겠는가! ‘군사시설만 공격한다’, 혹은 ‘민간인에 대한 위협은 결코 아니다’ 등의 말로 시작은 하지만 시작한 순간 모두가 처참한 상황을 맞게 되는 것은 모든 역사에서 불 보듯 뻔한 일이었다. 그럼에도 전쟁은 누군가의 이익과 이기심을 채우기 위해 계속되고 있고, 무고한 희생자들이 지금도 늘어나고 있지만 좀처럼 끝날 기미는 보이지 않는다. 그리고 이것이 얼마나 끔찍한 결과로 남을지 그 누구보다 대한민국이 잘 알고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러한 나라에서 아이들에게 전쟁에 관해 올바른 교육이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는 사실은 걱정스러움을 넘어 미래에 대한 불안함까지 갖게 만든다. 물론 이것은 일부의 아이들에 대한 이야기이며 많은 교육 현장에서 이를 위해 노력하고 있을 지도 모른다. 그러나 내가 만난 대부분의 아이들은 전쟁을 모르거나, 얼핏 알고 있다 해도 나와는 전혀 상관없는 먼 이야기 정도로 치부하고 있다. 우리가 코로나19로 오랜 기간 외부에 대해 폐쇄적인 태도를 유지할 수밖에 없었던 점도 있지만 이제라도 아이들에게 올바로 알리고 이에 대한 의견을 나눌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나도 아이를 키우는 엄마로서 아직 어리고 순수한 아이들에게 굳이 전쟁의 참상들을 보여 주며 끔찍한 공포심을 불러일으켜야 한다는 것은 아니다. 다만 평화적인 방법이 아닌, 무력으로 문제를 해결하려고 했을 때 벌어지는 일들과 그 일의 피해는 고스란히 누군가 떠안아야 한다는 것을 분명히 알려주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최소한 이 아이들이 커서 나라를 끌고 나가게 될 가까운 미래에 더는 전쟁이 일어나지 않기를 바란다면 말이다. 지금의 평화는 누군가 목숨을 걸고 지킨 과거로부터 이어져 왔다는 것을 어른들이 먼저 잊지 않고 전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나도 아이를 키우는 엄마로서 아직 어리고 순수한 아이들에게 굳이 전쟁의 참상들을 보여 주며 끔찍한 공포심을 불러일으켜야 한다는 것은 아니다. 다만 평화적인 방법이 아닌, 무력으로 문제를 해결하려고 했을 때 벌어지는 일들과 그 일의 피해는 고스란히 누군가 떠안아야 한다는 것을 분명히 알려주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베이비뉴스
나도 아이를 키우는 엄마로서 아직 어리고 순수한 아이들에게 굳이 전쟁의 참상들을 보여 주며 끔찍한 공포심을 불러일으켜야 한다는 것은 아니다. 다만 평화적인 방법이 아닌, 무력으로 문제를 해결하려고 했을 때 벌어지는 일들과 그 일의 피해는 고스란히 누군가 떠안아야 한다는 것을 분명히 알려주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베이비뉴스

*칼럼니스트 여상미는 이화여자대학교 언론홍보학 석사를 수료했고 아이의 엄마가 되기 전까지 언론기관과 기업 등에서 주로 시사·교양 부문 글쓰기에 전념해왔다. 한 아이의 엄마가 된 지금은 아이와 함께 세상에 다시 태어난 심정으로 육아의 모든 것을 온몸으로 부딪히며 배워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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