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트레스를 받는 같은 상황에서도 어떤 사람은 잠깐 얼굴을 찌푸리고 말지만 어떤 사람은 하루 종일 스트레스에 짓눌려 있고 심지어 밤에 잠도 잘 이루지 못할 만큼 힘들어하기도 합니다. 스트레스에서 아예 벗어날 수는 없기에 멘탈 관리를 도와주는 본초를 활용하면 효과적인데 치자, 결명자, 국화, 박하가 대표적입니다.
천연 색소로 음식이나 옷을 염색하는 데 쓰기도 하는 붉은 치자는 한방에서는 열 받은 마음을 다스리는 약재로 씁니다. 특히 참고 인내하는 한국인들에게 많이 발생하는 화병에 좋은 것이기도 합니다. 스트레스로 가슴이 꽉 막힌 것처럼 답답하고 머리까지 뜨거워질 정도로 심리적으로 힘들어졌을 때 치자는 열을 내리고 마음을 안정시키는 데 도움을 줍니다.
물 1리터에 치자 20g을 넣어 잘 끓여서 충분히 우려낸 후 하루 1~2잔 마시면 스트레스로 피곤해진 몸과 마음을 편안하게 다스릴 수 있습니다. 또한 스트레스로 인한 짜증이나 화를 안정시키는 것은 물론이고 소화장애, 두통, 불면증 등에도 도움이 됩니다. 그뿐만 아니라 과도한 열로 인한 피부 트러블을 안정시키는 데도 좋습니다. 다만 찬 성질을 갖고 있기 때문에 몸에 냉기가 많아서 설사를 자주 하는 사람들은 치자를 과도하게 먹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가정에서 물 대신 많이 끓여서 먹는 것 중에 결명자가 있습니다. 결명자도 치자와 마찬가지로 서늘한 성질을 가지고 있어서 뜨거운 열을 식혀줍니다. 즉 정신적 스트레스로 마음이 무겁고 화가 가라앉지 않거나 머리가 아프고 어지러운 증상을 다스려줍니다. 같은 원리로 결명자는 갱년기가 되어 발생하는 여러 증상들, 짜증이나 우울감, 상열감의 완화에도 도움이 됩니다.
또한 결명자는 갑작스럽게 오르는 혈압을 안정시켜주기도 하며 몸에 열이 많아서 발생하는 변비의 해소에도 효과가 있습니다. 무엇보다 과도한 스트레스를 제대로 풀지 못해서 심리적으로 불안함을 느끼고 마음이 잘 안정되지 않을 때, 예민해지고 감정의 기복이 심해졌을 때 심리적 안정을 되찾는 데 효과적이기 때문에 이런 경우에 결명자를 차로 자주 마시면 도움이 됩니다.
국화 역시 서늘한 성질을 갖고 있어서 우리 몸을 자극하는 과도한 ‘열’을 식혀줍니다. 과로와 정신적 스트레스로 머리가 무겁고 눈도 피로하며 밤에 잠을 잘 이루지 못하고 뒤척일 때 국화가 도움이 됩니다. 불안정하고 흥분된 마음을 차분하게 가라앉히며 머리를 맑게 하고 눈의 피로도 덜어줍니다. 또한 걱정이나 스트레스 등으로 쉽게 잠들지 못할 때 국화차를 마시게 되면 숙면 유도에도 효과가 있습니다.
과로나 스트레스 등으로 발생하는 열 때문에 피지나 땀이 늘어나고 여드름, 아토피 등 피부 질환이 악화될 때도 국화가 효과가 있습니다. 더운 열이 올라 두피가 민감해지고 붉어졌을 때, 열로 인한 탈모가 촉진이 될 때도 국화가 좋습니다.
박하는 박하사탕을 떠올리면 되는데 박하 사탕을 입에 넣으면 입 안이 상쾌해지면서 시원한 기분을 느낄 수 있는데 마찬가지로 약재로 쓰는 박하 역시 서늘한 성질을 갖고 있으며 열을 발산해주는 특징이 있습니다.
그래서 스트레스로 열이 오르면서 입이 마르고 가슴이 답답한 증상, 눈이 충혈이 되고 머리가 뜨거워지면서 아픈 증상을 다스려줍니다. 마음이 안정이 되지 않고 들뜨고 불안정할 때는 잘 말려놓은 박하 잎을 뜨거운 물에 5분 정도 충분히 우려서 차로 마시면 도움이 됩니다.
*칼럼니스트 김소형은 경희대학교 한의과대학원 한의학 박사로 서울 강남 가로수길의 김소형한의원에서 환자를 만나고 있다. 치료뿐만 아니라 전공인 본초학, 약재 연구를 바탕으로 한방을 보다 넓고 쉽게 적용할 수 있도록 다양한 컨텐츠를 만들고 있다. 저서로는 「꿀피부 시크릿」 「데톡스 다이어트」 「CEO 건강보감」 「김소형의 경락 마사지 30분」 「김소형의 귀족피부 만들기」 「자연주의 한의학」 「아토피 아가 애기똥풀 엄마」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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