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신·출산으로 직장 포기하는 여성들
임신·출산으로 직장 포기하는 여성들
  • 정은혜 기자
  • 승인 2013.02.20 11:10
  • 댓글 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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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킹맘 50%, 첫째아 출산 전후로 일 그만둬 시간제 근무 등 경력단절여성 위한 정책 필요

우리사회는 출산율의 저하에 따라 점차 청년층 인구가 감소하고 인구의 고령화도 급속도로 진전되고 있다. 이에 국가경제 유지와 생산인력 확보를 위해 여성인적자원의 개발과 활용이 필수적으로 요구되고 있다. 하지만 자녀 출산과 양육으로 인해 경제활동에서 자의적 또는 타의적으로 배제되거나 열악한 직업지위에 놓이게 되는 '경력단절여성'에 대한 지원은 극히 미미한 수준이어서 이에 따른 방안이 시급한 상황이다. 

 

◇ 30대 초반부터 경력단절 시작

 

2010년 남성과 여성의 연령별 경제활동참가율. ⓒ여성가족부
2010년 남성과 여성의 연령별 경제활동참가율. ⓒ여성가족부

 

경력단절여성은 임신, 출산, 육아와 가족구성원의 돌봄 등을 이유로 경제활동을 중단했지만 현재는 취업을 희망하는 여성을 말한다.

 

지난 2010년 여성정책연구소가 발간한 여성정책논집 제10권 「한국 경력단절여성의 고용지원정책과제」 논문에 따르면 2009년 우리나라 전체 생산가능인구(15세 이상)는 4009만 2000명으로 여성 생산가능인구는 2049만 6000명이다.

 

이러한 여성 생산가능인구 중 경제활동인구는 1007만 6000명, 비경제활동인구는 1042만명으로 구성돼 약 49.2%의 여성이 경제활동 참가율을 보이고 있다.

 

여성과 남성의 경제활동 참가율의 차이는 30세 초반 연령대부터 급속하게 벌어지게 되는데 20대 후반 연령대에서의 남녀 경제활동 참가율의 차이는 10% 미만이지만, 30대 초반 연령대에서 남성과 여성의 경제활동 참가율 차이는 40%로 나타나고 있다. 즉 30대 초반 연령대에서의 남녀 차이는 이후 여성의 경제활동 참가율 전체 수준을 낮추는 주된 원인이라고 볼 수 있다.

 

또한 여성의 학력수준이 높아지면서 노동시장 진입연령대가 이동해 경력단절 시기의 변화가 발생하는데 경제활동 참가율이 최고점을 이루는 시기인 20대에서의 경제활동 참가율은 1980년 53.2%에서 2009년 68.8%로 약 15% 이상 높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여성경제활동 참가율의 최고점과 최저점은 1980년 53.2%와 32.0%로 21.2%의 차이를 보였으나 2009년에는 68.8%와 51.8%로 약 17%의 차이를 보이고 있다. 이러한 결과로 볼 때 경제활동 참가율은 30여년간 15% 증가한 반면 경력단절은 약 4.5%만 줄어 여전히 경력단절의 문제점이 지속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 대부분 첫째아 출산 전후로 직장 그만둬

 

여성은 생애주기(life-cycle)에 따라서 경제활동참여에 변화를 겪게 되는데 특히 결혼과 출산·육아 등의 경험들은 여성의 고용상태 변화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게 된다.

 

여성의 생애주기는 ▲학교를 졸업 후 언제 노동시장에 첫 진입 했는가 ▲결혼시기 ▲첫 자녀 출산 ▲막내 자녀의 양육 등으로 나뉠 수 있는데 이 중 여성의 경력단절 시점은 첫째아 출산 전후로 나타난다.

 

지난해 (재)경기도가족여성연구원이 발간한 「경기도 기혼여성의 일·가족 양립 현황」에 따르면 출산 전 6개월부터 출산 후 6개월 기간 동안 취업 중이었던 경기도 기혼여성은 첫째아 출산 전후로 50.5%가 취업을 중단했고, 둘째아 출산 전후로 23.8%가 중단한 것으로 밝혀졌다.

 

일을 그만둔 응답자를 대상으로 이유를 조사한 결과, 첫째아 출산 전후로는 '직접 아이를 키우고 싶어서(44.2%)', '아이를 맡길 곳이 없어서(19.0%)', '직장 해고(11.4%)', '일·가정 양립시간 부족(7.7%)' 등의 순이었다.

 

이어 둘째아 출산 전후로는 '직접 아이를 키우고 싶어서(36.8%)', '아이를 맡길 곳이 없어서(26.4%)', '경제적 여유가 없어서'와 '직장 눈치'가 각각 14.7%, '일·가정 양립시간 부족(7.4%)' 등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사실에서 알 수 있듯이 여성은 결혼, 출산, 양육 등의 생애사건으로 경력이 단절되는 현상이 발생하게 되며, 이는 노동 시장에서 여성의 지위를 낮추게 되는 가장 큰 원인이 된다.

 

또한 고용주의 입장에서는 여성의 장기간 업무 공백에 대한 부담이 여성의 채용이나 승진, 급여 차별의 원인으로 작용한다. 즉 여성은 가장 열심히 일해 할 시기인 30대 초반에 직장을 그만 두게 되며, 이후 경제활동 재 참여시 많은 사회적 비용을 치러야 하는 어려움을 겪게 된다.

 

◇ 워킹맘 "자녀양육 및 대화시간 부족이 가장 힘들어"

 

그렇다면 워킹맘이 직장일과 가정일을 동시에 하면서 겪게 되는 점은 무엇일까.

 

(재)경기도가족여성연구원이 경기도에 거주하는 20~44세 워킹맘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 38.6%가 '자녀양육 및 대화시간 부족'이 가장 힘들다고 응답했다.

 

이 외에도 '일·가사의 병행 어려움(28.9%)', '부부간 함께하는 시간부족(10.8%)', '직장일에 전념 어려움(4.0%)', '직장에서의 차별(4.0%)' 등으로 나타났다.

 

연령별로 25~29세는 '직장일에 전념 어려움'이 30.8%로 다른 연령대에 비해 상대적으로 높게 응답했고, 35~39세는 다른 연령대에 비해 '자녀양육 시간 부족'을 가장 큰 어려움으로 생각했다.

 

결국 경기도에 거주하는 워킹맘들은 직장일과 가정일을 하면서 자녀양육 시간 부족 및 일·가사를 함께 병행하는데 가장 큰 어려움을 겪는 것으로 밝혀졌다. 

 

◇ 고학력 여성일수록 재취업 희망 비중 낮아

 

한편 대졸 이상의 고학력 여성일수록 30대에 노동시장을 이탈한 후에 다시 복귀하는 비중이 낮고 전문직종과 시간제 근무를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렇듯 고학력 여성이 전문직이나 관리직 등 고급직종을 선호한다고 할 때, 직종분포상 이들의 취업기회가 제한돼 있는 가운데 30대 이후 기혼여성이 재취업할 기회는 더욱 적은 것이 사실이다.

 

취업할 의사가 있어도 이러한 현실적 한계 때문에 고학력 여성일수록 경제활동을 포기하는 비율이 높다는 현상이 2000년대 후반에도 여전히 존재하고 있다. 

 

최성일 경기도가족여성연구원 정책연구실 연구위원은 "자녀가 많을수록 직장을 그만두는 비율은 낮아지는 대신, 시간을 줄여 일하는 탄력근무제나 육아휴직 등을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기혼여성의 출산 및 일·가정 양립을 가능케 하려면 직장 내에서 탄력근무제나 육아휴직을 적극 권장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한 최 연구위원은 "그 외에 육아휴직 연장, 보육시설 확충 등 여성에게 현실적으로 도움되는 다양한 정책을 강화할 필요성이 있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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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arz**** 2013-03-12 08:42:00

4대강에 버린 돈이면... 오늘은 좀 더

jmhs**** 2013-02-28 00:43:00
맘스귀요미
워킹맘을 위해서 정부가 더욱더 획기적인 방법이 나왔으면 좋겠어요.
양육수당. 보육료지원 너무나 감사한 일이지만,
육아휴직에 대해서는

it**** 2013-02-26 19:01:00
애휴-
저도 이제 임신 8개월... 몇일 안으로 회사 그만 두게 되었네요...
대기업은 어떨지 몰라도 중소기업은 출산휴가에 육아휴직까지 줄 형편이 안되니
저같은 임산부는 그만 두어야하는 상황이에요ㅠ
임신 하자마자 그만 두라는 눈에 보이지 않는 압박

sohay**** 2013-02-26 04:19:00
ㅜㅜ 저두요~
저두 그랬어요~
출산때문에 임신하고, 회사를 그만 두었답니다~
이제 슬슬 회사를 다

oop**** 2013-02-25 14:37:00
셔니맘
저는 돌쟁이 딸을 둔 워킹맘이예요.
회사가 소규모라서 월차,연차도 없어서 아기가 아파서 병원가는것도 눈치보여요.
맞벌이부부가 많아지는 이유는 아무래도 남편의 수입으로는
한가정의 살림을 책임질수 없어서 그런것같아요.
저역시도 아직은 남편 혼자 외벌이하기에는 조금 빠듯하네요~
슬픈현실......... 그런데 회사일하는것때문에도 힘든데 집안일하기가 진짜 힘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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