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립준비청년들을 통해 자립지원 교육의 방향성을 듣다
자립준비청년들을 통해 자립지원 교육의 방향성을 듣다
  • 기고=김연수
  • 승인 2023.02.06 08: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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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이 품다] 46. 김연수 초록우산어린이재단 복지사업본부 과장

코로나19 장기화로 어려움이 커지는 현재, 보호대상아동 및 자립준비청년(보호종료아동)에 대한 관심은 더욱 높아져야 할 것입니다. 베이비뉴스와 초록우산어린이재단은 세상이 함께 키워가야 할 아이들을 따뜻하게 품고자 하는 마음을 담아 ‘세상이 품다’ 연속 특별기고를 마련했습니다. 매주 월요일 아이들과 학부모, 전문가들과 함께 아동자립역량강화를 위한 글을 전해드립니다. - 편집자 말

2022년 11월, 초록우산어린이재단 인천가정위탁지원센터에서 자립준비청년이 보호대상아동의 멘토가 되어 ‘스무 살 함께 서기’ 진로교육을 진행했다. ⓒ초록우산어린이재단
2022년 11월, 초록우산어린이재단 인천가정위탁지원센터에서 자립준비청년이 보호대상아동의 멘토가 되어 ‘스무 살 함께 서기’ 진로교육을 진행했다. ⓒ초록우산어린이재단

정부는 2021년 ‘자립준비청년 지원강화 방안’을 통해 경제‧주거‧교육‧일자리 관련 지원 정책을 공표했고, 이후 현장 의견을 반영하여 2022년 11월 ‘자립준비청년 지원 보완대책’을 발표했다. 보호종료 이후인 자립준비청년에게 맞춰진 기존 자립지원 정책을 ‘보호기간 중에 있는 보호대상아동에게까지 대상을 넓혀 자립을 촘촘히 준비할 수 있도록 하자’는 현장 의견이 반영된 대책이다.

아동복지법 제39조에 따르면 아동을 보호하고 있는 장(위탁가정, 양육시설, 공동생활가정 등)은 보호대상아동이 만15세 이상이 되면 반드시 연 1회 자립기술평가와 자립지원 계획을 수립해야 한다. 또한 아동의 연령별, 영역별 자립기술평가를 통해 적절한 자립지원 교육 및 프로그램, 상담을 제공해야 한다. 매년 보호대상아동은 자립지원 교육 및 프로그램에 참여하고 있지만, 여전히 일반청년 대비 자립준비청년의 자립지표 격차는 큰 상황이다. 자립지표 격차가 생기는 다양한 원인 중 하나는 보호단계 시기부터 참여하는 자립지원 교육 및 프로그램이 효과적으로 아동에게 전달되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초록우산어린이재단 복지사업본부에서는 지난 2022년 향후 필요한 자립지원 교육 콘텐츠를 주제로 자조모임에 참여하는 자립준비청년들과 간담회를 가졌다. 간담회에서 아동양육시설보호 종결된 자립준비청년이 “기존의 자립지원 교육방식은 일방적인 정보를 아이들에게 제공하는 형식이에요. 아이들에게 주어지는 정보가 너무 많거나 그 정보가 어렵게 느껴진다면 교육에 집중하기 힘들죠. 아이들의 눈높이에 맞춘 교육이 필요해요”라고 말했다. 

또한, 가정위탁보호 종결된 자립준비청년은 “보호대상아동으로 있었을 때 정말 나의 삶을 이해하고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야 할지 가르쳐주는 선생님이 없었다. 다른 사람의 삶을 통해 동기부여를 받고, 누군가와 마음을 터놓고 이야기할 수 있는 장이 만들어져서 아이들이 이를 타산지석 삼아 미래를 향해 꿈을 키우고 나아가길 바란다”고 전했다. 자립을 먼저 경험한 청년들을 통해 자립을 앞둔 보호대상아동을 위한 교육이 어떻게 구성되고 진행되어야 하는지에 대한 방향성을 찾을 수 있었다.

첫째, 아동의 눈높이에 맞춘 자립교육 콘텐츠 구성이 필요하다. 듣는 사람이 누구인가를 고려하지 않은 교육은 아무리 좋은 콘텐츠로 구성되었을지라도, 목표한 교육적 효과를 거두기 어렵다. 따라서 교육 참여자에 대한 충분한 이해를 바탕으로 아동의 특성을 고려한 세심한 교육 구상은 반드시 선행되어야 한다. 

둘째, 아동들이 스스로 설 수 있도록 내적역량 강화에 초점을 맞춘 자립지원 교육이 필요하다. 요즘 보호대상아동을 위한 자립지원 교육 콘텐츠는 자립기술을 습득하는 데 초점이 맞춰진 경우가 많다. 물론 자립을 위한 다양한 기술을 배우는 것도 중요하지만, 아동이 내면의 가치를 발견하고 이를 바탕으로 세상을 이해하며 문제 해결력을 높이는 내적 힘을 기르는 것 또한 매우 중요하다. 

마지막으로 자립지원 교육이 보호대상아동에게 효과적으로 전달되기 위해서는 심리·정서적 지지와 지원이 병행되어야 한다. 심리적 자립이 결여된 자립은 지속적이고 안정적인 자립을 담보할 수 없다. 그런 의미에서 자립을 먼저 경험하고 개척해 나간 보호종료선배는 보호대상아동 자립교육을 위한 중요한 인적자원이 될 수 있다. 비슷한 경험을 가진 선배와의 진실한 대화를 통해 멘티는 자립을 위한 정보뿐만 아니라 심리·정서적 지지와 공감을 받고 자립을 마주하는 태도를 간접적으로 배울 수 있다. 

초록우산어린이재단은 자립준비청년 5명으로 구성된 자문위원단을 위촉하여 함께 보호대상아동의 자립역량 강화를 위한 진로교육 콘텐츠 ‘스무 살 함께 서기’를 기획했다. 보호대상아동, 청소년의 눈높이와 특성을 고려한 교육 콘텐츠 설계 및 자립을 경험한 멘토들과 함께하는 멘토링 구성 방식은 본 교육의 큰 강점이나 차별점이다.

정부는 2022년 아동복지법 시행령 개정안을 통해 아동복지시설이나 위탁가정에서 생활하는 보호대상아동의 연령을 기존 만 18세에서 만 24세까지 연장하였다. 최근 자립준비청년의 극단적 선택이 잇따르고 있고, 그 원인으로 자립준비가 되지 않은 상태에서 보호시설을 퇴소하면서 겪는 어려움으로 드러났다. 앞으로 보호대상아동, 보호연장아동을 아우르는 촘촘한 단계별 자립지원 교육 체계가 마련되고 확대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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