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비뉴스 전아름 기자】
경기도 안성에서 아이를 낳아도 산후조리원에 갈 수 없다. 가더라도 멀리 산후조리원이 있는 지자체를 따라 '원정 조리'를 가야 한다. 안성만의 문제가 아니다. 부산 영도, 인천 중구, 경기 과천 등 산후조리원이 없는 지자체가 100곳에 달한다. 출산 후 조리원 행이 보편적인 우리나라에서 산후조리원 없는 동네에 산다는 건 출산을 가로막는 또 다른 문제가 된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와 인구위기특별위원회 소속 최혜영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이 20일 저출생 문제에 대응하고 산후조리 서비스의 사각지대 해소를 위해 공공산후조리원에 대한 재정적·행정적 지원의 법적 근거를 마련하는 '모자보건법 일부개정법률안'을 대표발의했다고 밝혔다.
보건복지부가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전국에 설립된 산후조리원의 수는 총 477곳이다. 이중 민간산후조리원은 전체의 97%(466곳)였고, 공공산후조리원은 3%(16곳)에 그쳤다.
최혜영 의원은 "산후조리원은 산모의 78.1%가 선호할 정도로 보편적인 서비스로 자리 잡은 만큼 공공성을 강화하기 위한 대책 마련이 시급해 보인다"고 지적했다.
지역별 산후조리 시설의 불균형 문제 또한 심각한 것으로 드러났다. 전국 산후조리원 477개소 중 절반 이상이 서울(116곳)과 경기도(147곳)에 집중됐다. 전국 226개 기초지방자치단체 중 49%에 해당하는 98개 지자체에는 산후조리원이 단 한 곳도 설치되어 있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다행히 공공산후조리원 16개소 중 13개소(울산 북구, 경기 여주, 강원 삼척·양구·철원·화천, 충남 홍성, 전남 나주·강진·완도·해남, 경북 울진, 경남 밀양)는 민간산후조리원이 단 한 곳도 없었던 출산 취약지역에 설치되어 산후조리에 대한 공적 역할을 담당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최혜영 의원이 대표 발의한 「모자보건법」일부개정법률안은 산모가 거주하는 지역에 따라 산후조리서비스에 차별을 겪지 않도록 인구 30만 미만인 지자체에 공공산후조리원 설치를 의무화하고, 국가가 공공산후조리원에 대해 재정적·행정적 지원을 뒷받침하도록 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최혜영 의원은 “제가 거주 중인 안성시의 경우, 안성시 내에 산후조리원이 없어서 집에서 산후조리를 하거나 원정 산후조리를 하는 수밖에 없다. 그런데 이렇게 원정 산후조리를 할 수밖에 없는 지자체가 전국에 100여 곳 가까이 되는 것으로 나타나 대책마련이 시급하다“며 “저출생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아이를 낳고 키우기 좋은 환경을 만드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특히 인프라가 좋은 대도시보다는 인구 규모가 작은 지자체에 값싸고 질 좋은 공공산후조리원을 확대해 출산에 대한 공적 책임을 더욱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언급했다.
이번에 최혜영 의원이 대표 발의한 「모자보건법」 일부개정법률안은 강득구, 강준현, 김민석, 김상희, 김원이, 문진석, 신정훈, 임호선, 조오섭 의원이 공동 발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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