졸업식 꽃다발 사는 것조차 망설이게 만드는 난방비?!
졸업식 꽃다발 사는 것조차 망설이게 만드는 난방비?!
  • 칼럼니스트 여상미
  • 승인 2023.02.23 1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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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시태그로 보는 육아맘] #입학 #졸업 #축하 #공연 #꽃다발 #난방비 #전기요금 #화훼농가 #고물가 #후폭풍

지난달 관리비 명세서를 보고 놀란 것은 우리 집만이 아니었을 것이다. 우리 가정의 경우, 어린 자녀를 둔 가정이라 겨울에는 외출할 때를 제외하고 대부분 난방을 하는 편이지만 그렇다고 전년 대비 특별히 더 사용한 것은 없었다. 전기 제품도 마찬가지였다. 공동생활을 하는 아파트다 보니 혹시 추가로 설비를 하거나 특별히 전기 혹은 난방을 더 사용할 만큼의 이슈가 있었는지 알아보았으나 관리실 역시 이런 문의들이 쇄도하지만 본인들도 정확한 부가 내역을 알 수 없어 답답하다고 했다. 그야말로 전기요금과 난방비 폭탄을 맞은 셈이다. 대체 왜 갑자기 이런 일이 생겼을까?

정확한 이유에 대해서는 정치권에서도 논란이 한창이지만, 우선 산업통상자원부는 보도자료를 통해 2022년 10월부터 민간주택 및 영업용 도시가스 요금을 인상한다고 밝혔고, 그 이유는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 때문에 급등한 천연가스 가격 및 환율 상승에 의한 것이라고 했다. 정확한 증감률은 면적 대비 계산을 해야 하지만 대부분의 가정에서 약 20~40% 증가한 세금을 떠안을 수밖에 없게 된다. 그런데 더 큰 문제는 공공요금 인상이 곧바로 소비자물가 상승으로 이어졌다는 점이다. 지난달 소비자물가는 1년 전보다 5.2% 상승하며 9개월 연속 5%대를 웃돌았다고 한다. 비단 이런 수치를 들이대지 않아도 마트에 장을 보러 가보았다면 곧바로 체감할 수 있었을 것이다. 실제로 최근 나는 일주일 정도 식단을 계획하고 장을 보다가 내가 가진 화폐의 가치가 이렇게 형편없을 수도 있나 싶은 생각마저 들었다. 그만큼 모든 공공재의 물가가 올라서 기존에 알던 가격으로는 터무니없는 예산이었던 셈이다.

난방비, 전기요금 폭탄! 기본적인 생활조차 힘들어진 요즘... ⓒ여상미
난방비, 전기요금 폭탄! 기본적인 생활조차 힘들어진 요즘... ⓒ여상미

설상가상 아이의 졸업과 입학을 앞두고 꽃다발 하나 정도는 준비해야겠다고 생각하며 화원을 찾았는데 예상보다 높은 금액에 다시 한 번 놀랐다. 오르지 않은 물가가 없다지만 꽃 가격은 왜 이렇게 상승했는지 물었더니 답변하는 화원 사장님의 시름도 매우 깊어 보였다. 식물 역시 겨울에는 난방이 꼭 필요한 품목 중 하나였던 것이다. 경기 고양시의 화훼연합회장에 따르면 3800㎡(약 1150평) 규모의 비닐 온실에서 여러 종의 란을 재배하는 그는 최근 3개월 동안 난방비만 3000만 원을 냈다고 한다. 거기에 추가로 자재비, 인건비까지 올라 밤잠을 이루지 못할 정도로 괴로운 나날이라고 말이다.  특히 올해는 3 만에 마스크 없는 졸업식 대목을 맞아 화훼농가의 특수를 기대했지만 생산비 폭등이 소비자 가격 인상으로 이어지면서 시장이 얼어붙었다고 한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화훼유통 정보에 따르면 이달 장미 열 송이의 평균 판매가는 1만 5195원으 전년 대비 47.3%나 올랐다. 졸업식 꽃다발 소비가 부진한 데다 엎친 덮친 격으로 경기 침체 영향까지 더해져 소비가 위축되고 있는 실정이기 때문이다. 이러한 여파로 화훼 농가를 살리기 위해 일부러 꽃을 사는 소비 캠페인조차 벌어지고 있지만 사실 누가 누구를 돕는 건지 모르겠다. 우리는 모두 갑작스러운 난방비, 전기요금, 물가 인상의 피해를 고스란히 안고 있는 서민들이니 말이다.

그러나 현재의 상황을 피할 수 없다면 일단 뻔한 방법으로라도 다시 허리띠를 졸라 맬 수밖에 없다. 일상에서는 항상 실내 적정온도를 유지하고, 두꺼운 커튼, 카펫 등으로 한기를 최대한 막으며, 꼭 필요할 때만 온수와 전기를 사용하는 것 등일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방법으로 치솟은 세금들을 막을 수 있는 것인지 확신이 서지 않는다. 그저 한정적인 생활비로 매일을 살아야 하는 모든 사람들의 최선일 것이다. 마스크를 벗고 기쁘게 맞이해야 할 졸업과 입학에 어른으로서 가진 짐과 고민들을 아이에게 들키고 싶지 않은 것이 모든 부모의 마음일 것이다. 기꺼이 좋은 마음으로 꽃을 선물하겠지만, 이면에 감춰진 사회의 문제들을 꺼내다 보니 다시 한번 착잡한 심정이다. 이러한 사태를 야기한 원인을 어느 한 가지로 규정할 수가 있을까? 많은 배경과 원인이 있겠지만 지금은 책임을 논하며 서로 갑론을박할 때가 아니라 후폭풍들을 어떻게 하면 빨리 잠재우고 안정적인 서민 경제를 유지할 수 있을지 함께 고민해야 할 때가 아닌가 싶다.

*칼럼니스트 여상미는 이화여자대학교 언론홍보학 석사를 수료했고 아이의 엄마가 되기 전까지 언론기관과 기업 등에서 주로 시사·교양 부문 글쓰기에 전념해왔다. 한 아이의 엄마가 된 지금은 아이와 함께 세상에 다시 태어난 심정으로 육아의 모든 것을 온몸으로 부딪히며 배워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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