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립준비청년에게 실패가 두려워 멈추지 않도록 성장 기회를 주세요"
"자립준비청년에게 실패가 두려워 멈추지 않도록 성장 기회를 주세요"
  • 기고=정아영
  • 승인 2023.03.13 08: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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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이 품다] 51. 정아영 초록우산어린이재단 대구종합사회복지관 사회복지사

코로나19 장기화로 어려움이 커지는 현재, 보호대상아동 및 자립준비청년(보호종료아동)에 대한 관심은 더욱 높아져야 할 것입니다. 베이비뉴스와 초록우산어린이재단은 세상이 함께 키워가야 할 아이들을 따뜻하게 품고자 하는 마음을 담아 ‘세상이 품다’ 연속 특별기고를 마련했습니다. 매주 월요일 아이들과 학부모, 전문가들과 함께 아동자립역량강화를 위한 글을 전해드립니다. - 편집자 말

'동립인턴십'으로 A호텔에서 직업 체험 중인 지훈(가명)이. ⓒ초록우산어린이재단
'동립 인턴십'으로 A호텔에서 직업 체험 중인 지훈(가명)이. ⓒ초록우산어린이재단

“시설 퇴소 후 어렵게 직장을 구했는데 적성에 안 맞으면 큰일이잖아요. 직업을 미리 체험해 볼 수 있는 기회가 있었으면 좋겠어요.”

‘자립할 때 뭐가 제일 필요한 것 같아?’라는 필자의 질문에 고등학교 1학년 지훈(가명)이가 내놓은 대답은 보육비나 학습비가 아니라, ‘경험’이었다. 실패를 보듬어줄 보호자가 있는 일반가정의 아이들과 달리, 시설에 나오는 순간 자립준비청년들은 스스로가 보호자가 되어야 한다는 사실을 깨닫게 된다. 이처럼 보호종료를 앞둔 아동들은 혼자라는 불안감 때문에 또래보다 실패에 대한 두려움을 더욱 크게 느낀다.

요리사가 꿈인 지훈이는 자신의 가치와 잠재력을 탐색해볼 수 있는 직무체험 기회가 없어 자립 시기가 다가올수록 막막함이 커졌다고 한다. 지훈이처럼 보호종료를 앞둔 아이들이 다양한 도전과 경험을 차근차근 준비할 수 있도록, 초록우산어린이재단은 자립역량강화 프로그램인 ‘동립(同立) 인턴십’을 운영했다. 이 프로그램은 방학 동안 아이들이 희망하는 직업 종사자와 일대일 만남을 통해 최소 4회 이상 직업체험을 할 수 있도록 구성되었다. ‘동립 인턴십’을 통해 아이들은 막연하게 생각했던 직업을 직·간접적으로 경험을 하며 자신의 진로에 대해 현실적으로 고민하고 설계를 해볼 수 있는 시간을 갖게 된다. 인연을 맺은 멘토들은 활동 종료 후에도 아이들에게 사회적 지지체계 역할을 해주고, 아이들도 인턴십을 계기로 사회에서 자신을 ‘도와주려는 어른들’이 있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지훈이의 삶은 ‘동립 인턴십’ 참여 이후로 많이 달라졌다. 불과 3년 전만 해도 지훈이는 미래에 대한 불안감으로 힘들어했지만, 이 프로그램을 통해 자신이 꿈꿨던 호텔 조리과에서 일을 하게 되었다. 지훈이는 함께 진로를 고민해주는 자립 전담 선생님이 있었고, 재단을 통해 학원비와 자격증 취득비도 지속적으로 지원을 받았다. 또한 초록우산어린이재단의 후원회를 통해 지역 내 진로 멘토링과 장래희망에 대한 다양한 고민 상담도 받을 수 있었다.

매년 사회로 나오는 약 2500명의 자립준비청년들이 모두 지훈이처럼 도움을 받는 것은 아니다. 기업과 지자체의 도움으로 주거부터 교육, 경제적인 부분 등을 수차례 지원받는 시설이 있는가 하면, 강사 파견조차 어려운 소도시의 경우 각종 필수 자립교육을 영상물로 대체하거나 자립전담요원이 직접 공부해 가르치는 시설도 있다. 시설의 상황에 따라 자립전담요원 1명이 최대 50명의 아동을 담당하기도 한다. 이처럼 지역별로 상이한 지원 환경은 자립준비청년의 미래를 개인의 ‘운’에 의지하게 만든다.

보호대상아동이 자신의 삶을 주도적으로 꾸려나갈 수 있도록 보호기간 중에는 개개인의 특성을 고려한 맞춤형 사례관리와 진로탐색의 기회가 필요하며, 이를 통해 지역별 자립격차도 줄일 수 있다. 자립 후 당장의 생계를 고민해야 하는 자립준비청년들은 직업이 적성에 맞지 않을 때 사회적, 경제적으로 더 큰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다. 아동별 맞춤형 인턴십과 멘토링 활동 지원을 통해 자립 후 발생할 수 있는 시행착오를 자립준비청년들이 보호기간 동안 충분히 경험할 수 있도록 기회 제공이 필요하다. 또한 아동별 맞춤 전문 멘토 연계를 통해 지역사회 내에서 심리 및 정서적 지지를 받고 소속감을 경험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자립준비청년들이 직업을 선택하는 데 있어 경제적 어려움과 자신이 처한 환경적인 이유로 현실에 떠밀리지 않도록 우리 사회가 이들의 보호자가 되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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