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립준비청년, 사회에 내딛는 첫 걸음이 홀로 외롭지 않도록..."
"자립준비청년, 사회에 내딛는 첫 걸음이 홀로 외롭지 않도록..."
  • 기고=박경란
  • 승인 2023.03.20 08:5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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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이 품다] 52. 박경란 초록우산어린이재단 충남지역본부 복지사업팀 과장

코로나19 장기화로 어려움이 커지는 현재, 보호대상아동 및 자립준비청년(보호종료아동)에 대한 관심은 더욱 높아져야 할 것입니다. 베이비뉴스와 초록우산어린이재단은 세상이 함께 키워가야 할 아이들을 따뜻하게 품고자 하는 마음을 담아 ‘세상이 품다’ 연속 특별기고를 마련했습니다. 매주 월요일 아이들과 학부모, 전문가들과 함께 아동자립역량강화를 위한 글을 전해드립니다. - 편집자 말

'공감모임' 참여자들이 자신의 에세이를 작성하여 공유하고 있는 모습. ⓒ초록우산어린이재단
'공감모임' 참여자들이 자신의 에세이를 작성하여 공유하고 있는 모습. ⓒ초록우산어린이재단

2021년 7월, 정부는 관계부처 합동으로 「보호종료아동 지원강화 방안」을 발표하며, 자립준비청년에 대한 지원을 대폭 확대하였다. 보호가 종료되는 나이를 만 18세에서 본인 의사에 따라 만 24세까지 연장할 수 있게 했고, 자립수당도 5년간 매월 35만 원씩 지급을 확대했다. 그러나 이러한 발표가 있은 지 1년 만인 지난해 8월, 보호시설에서 자란 청년들의 안타까운 사망 사건이 연이어 발생하면서 자립준비청년에 대한 지원과 대책 마련의 필요성이 대두되었다.

이에 정부는 2022년 11월 「자립준비청년 지원 보완대책」을 발표해 올해부터 자립준비청년 자립수당을 월 40만 원으로 인상하고 보호종료 시 자립정착금 1000만원 지급을 권고했다. 아울러 공공임대주택 연간 2000호를 자립준비청년들에게 우선 공급하고 취업 후 상환학자금(생활비) 대출도 무이자로 지원하는 등 이들을 위한 지원을 확대했다. 지난 2월에는 국민통합위원회가 「국민통합 5개년 국가전략」을 확정해 청년과 사회적 약자를 주제로 16개의 특별위원회를 가동하여 정책 대안 계획을 발표했으며, 여기에는 보호대상 아동‧자립준비 청년 지원체계 강화를 위한 특별위원회가 포함되었다. 

자립준비청년들에게 필요한 것은 정부의 다양한 경제적 지원과 함께 심리·사회적 지지체계에 대한 강화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의 ‘보호종료아동 자립 실태 및 욕구조사 (2020)’에 따르면, 보호종료아동(자립준비청년) 3104명 중 50%가 ‘죽고 싶다고 생각해 본 경험이 있다’고 응답했다. 이는 ‘2018 자살실태조사’에서 19~29세 청년의 16.3%가 ‘자살을 생각해본 적 있다’고 답한 것과 비교해 매우 높은 수치이다. ‘죽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을 때 어떻게 대처했는지’ 묻는 질문에 응답자의 37.4%가 ‘특별히 대처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 비율은 친구와의 상담으로 해결하려했다는 응답(19.7%)보다 약 두 배 가량 높다. 이러한 결과는 자립준비청년들에게 심리·사회적 지지체계가 무엇보다 절실함을 보여주는 근거가 된다. 

초록우산어린이재단 충남지역본부는 보호시설 퇴소 후 홀로서기를 해야 하는 청년들이 서로를 돕고 의지할 수 있도록 보호대상아동과 자립준비청년이 함께 하는 자조모임인 ‘공감모임’을 지원해왔다. 자립준비청년들은 시설 퇴소 후 수많은 선택지 속에서 시행착오를 겪게 된다. 이러한 상황에서 이들은 어려서부터 함께 쌓아온 유대감을 바탕으로 ‘공감모임’을 통해 지속적인 관계를 유지하며 서로에게 도움이 되고 있다. 또한 보호종료를 앞둔 아동들은 퇴소 선배를 역할모델로 삼아 정보 교류를 하며 자립에 대한 불안감을 낮추고 사회에 보다 잘 적응할 수 있도록 정서적 지지체계를 마련해나가고 있다.

‘공감모임’에 참여하였던 자립준비청년 A씨는 “경제적 안정도 필요하지만, 우리가 느끼는 외로움과 쓸쓸함에 공감해주고, 도움이 필요할 때 기댈 수 있는 존재가 더 필요하다. 그런 면에서 ‘공감모임’은 저와 동생들에게 큰 힘이 되어준다”고 소감을 밝혔다. 자립준비청년 A씨처럼 자조모임 참여자들은 홀로서기를 해야 하는 순간, 혼자가 아니라는 생각으로 서로 의지하며 사회에 나갈 준비를 하고 있다. 자립준비청년과 보호종료를 앞둔 아동들이 홀로서기에 대해 더이상 불안해하지 않고 건강한 사회 구성원으로 성장해나갈 수 있도록 우리 사회의 더 많은 관심과 지원이 이뤄지기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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