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집-유치원 차이 좁혀나갈 때, 중심에는 아이가 있어야 합니다"
"어린이집-유치원 차이 좁혀나갈 때, 중심에는 아이가 있어야 합니다"
  • 기고=김선철
  • 승인 2023.05.03 08: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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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보통합, 소규모(가정)어린이집의 미래는?] 6-3. 어린이집과 유치원의 설립 유형과 운영의 차이

정부는 영·유아 중심의 질 높은, 새로운 교육·돌봄 체계 마련을 위한 유보통합을 추진하고 있다. 영·유아 교육, 돌봄의 질을 제고하기 위한 유보통합의 정책 대상 연령은 0~5세이다. 저출산, 인구감소로 인한 소규모(가정) 어린이집의 폐원 사례가 속출하는 가운데 정부에서 준비하는 유보통합 추진 방향에 대해 지대한 관심이 쏠리고 있다. 유보통합의 핵심 내용 중의 하나는 유치원, 어린이집 교직원의 격차 해소이다. 베이비뉴스는 이러한 격차 해소의 대안을 제시하면서 소규모(가정) 어린이집이 나아갈 방향을 모색하기 위해 (사)서울시가정어린이집연합회(회장 김민정)와 함께 기획연재를 진행한다. -편집자 주

지난 두 번의 기획연재(6-1편/6-2편)를 통해 유보통합의 가장 중요한 축인 교사 자격의 차이, 급여와 수당·처우의 차이를 살펴보면서 이원화된 체제로 다르게 적용되고 있는 부분들을 알 수 있었다. 이러한 비효율성과 다양한 차이를 해결하는 것은 국가의 책임이며 제20대 대통령선거 국민의 힘의 정책공약(2022. 02. 25)에 '민간어린이집교사와 사립유치원교사 처우를 국공립수준으로 상향하겠다', '어린이집과 유치원의 이원화된 체계를 단계적으로 통합하겠다', '교사의 자격과 교사대 아동비율을 표준화하겠다', '누리과정과 초등교육의 연계 및 교사 역량강화를 하겠다'고 약속했던 부분을 보더라도 국정과제임은 틀림없어 보인다. 그럼 ‘왜 이렇게 차이가 발생 했을까?’라는 의문과 함께 여섯 번째 기획연재의 마지막 편(6-3편)에서 어린이집과 유치원의 설립 유형과 운영의 차이에 대해서 알아보고자 한다.

아이들을 중심에 놓고 아이들에게 최선이 되는 방향으로 유보통합을 진행한다면, 다양한 입장의 차이를 가진 유보통합 당사자들도 참여와 협력의 길로 나올 것이다. ⓒ베이비뉴스
아이들을 중심에 놓고 아이들에게 최선이 되는 방향으로 유보통합을 진행한다면, 다양한 입장의 차이를 가진 유보통합 당사자들도 참여와 협력의 길로 나올 것이다. ⓒ베이비뉴스

3. 어린이집과 유치원 운영의 차이 

어린이집과 유치원은 설립과 설치를 규정하고 있는 법률적 체계부터 차이가 있기에 운영의 차이는 당연히 발생할 수밖에 없는 것이 현실이며, 두 기관의 설립(설치)유형, 보조금, 감독 및 관리 기관, 평가 방법까지 영유아를 대상으로 한다는 것 외에는 운영적인 면에서는 많은 차이가 발생하고 있다.

1) 설립 유형 및 국가(지자체, 교육청) 보조금

설립(설치)자를 기준으로 보면 국가(지자체)가 설립하는 국공립 어린이집과 국공립 유치원, 개인(법인, 단체)이 설립하는 가정, 민간 어린이집과 사립 유치원으로 구분할 수 있다. 어린이집은 그 이외의 설치 유형으로 부모협동과 직장, 법인·단체어린이집이 있다. 두 기관 중 국공립의 경우 어린이집은 지자체에서 개인(법인, 단체)에게 운영을 위탁하는 것이 보통이지만, 유치원은 국가(교육청)가 직접 운영한다는 점이 차이가 있다.  

[표5] 어린이집·유치원 유형. ⓒ김선철
[표5] 어린이집·유치원 유형. ⓒ김선철

국가(지자체)가 지원하는 보조금 또한 어린이집과 유치원 간에는 항목, 금액 등 차이가 있으며, 지자체별로 지원하는 내역이 모두 달라서 유형별, 지역별 차이가 발생하고 있다. 어린이집은 국공립(정부지원시설)이라 하더라도 인건비를 100% 지원받는것이 아니라 직급 및 담임 반 연령에 따라 30~80%만 지원받는 반면, 국공립 유치원은 교육공무원으로 인건비 전액을 지원받고 있다.

어린이집과 유치원의 이러한 차이에도 불구하고, 사실상 교육(보육)현장에서는 국공립 유치원 교사는 저출산으로 인한 원아수 감소로 국공립 유치원이 통폐합되면서 보직변경 등에 대한 불안감과 과중한 행정업무에 대한 어려움을 이야기하고 있다, 또한, 국공립 어린이집과 민간·가정 어린이집, 사립유치원 교사는 원아수 감소와 물가, 최저임금의 급격한 인상으로 운영의 어려움을 견디지 못하고 어린이집이 폐원하지 않을까 하는 불안감을 가지고 있는 실정이다.  

2) 어린이집과 유치원의 운영 체제  

어린이집과 유치원의 운영 체제는 관련 법령에 따라 달라지는데, 어린이집은 영유아보육법의 규정에 따라 오전 7시 30분부터 오후 7시 30분까지 운영을 원칙으로 기본보육시간은 오전 9시부터 오후 4시까지, 이후에는 연장보육으로 오후 7시 30분까지 운영하도록 해 담임교사들에게 오후 4시 이후 수업준비를 할 수 있는 시간을 주려고 하고 있지만, 오후 4시부터 오후 5시까지 하원준비시간을 둬 사실상 오후 5시 이후가 돼야 수업준비를 할 수 있는 시간을 갖게 된다.

유치원은 유아교육법에 따라 오전 9시부터 오후 12시(13시)까지 교육과정을 진행하고, 오후에는 방과후교실을 운영하고 이 시간에 담임교사들이 수업준비를 할 수 있도록 해 어린이집 보다는 수업준비에 시간적 여유가 있다고 할 수 있다. 이러한 운영의 차이는 어린이집은 설치 목적이 사회복지시설이고, 유치원은 교육기관이라는 차이에서 발생한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현재 어린이집과 유치원 모두 교육과 돌봄을 함께 운영하고 있기에 운영시간에 대한 동일한 기준이 필요하다고 할 것이다. 교사들의 수업준비 시간이 보장된다면 더 세밀한 교육과정(보육과정) 운영을 준비해, 영유아들에게 다양하고 내실있는 수업이 이뤄질 수 있을 것이다. 

[표6] 어린이집·유치원 기본 운영체제. ⓒ김선철
[표6] 어린이집·유치원 기본 운영체제. ⓒ김선철

3) 어린이집과 유치원의 평가 및 관리 감독 체계 

어린이집과 유치원은 우리나라 영유아 교육기관의 대표 기관으로 교육(보육)의 질을 높이기 위해 평가를 실시하고 있다. 어린이집은 2005년 평가인증을 시범적으로 시작하였으며, 어린이집의 참여를 이끌어 내기 위해 참여한 어린이집과 교사들에게 일종의 인센티브를 지급하기도 했다. 유치원은 2007년 100개 유치원을 대상으로 시범 평가를 실시한 뒤 2008년부터 본격적인 평가를 시작했다.

어린이집의 평가는 영유아에게 안전한 보호와 질 높은 보육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지표를 기준으로 어린이집의 수준을 점검하고 개선하도록 하여 일정 수준 이상의 어린이집에 국가가 인증을 부여하는 제도이다. 유치원 평가는 교육력 및 교육서비스의 질을 제고하고자 하는 목적을 가지고 교육부와 시도교육청을 통해 실시된다. 유치원 운영 전반에 걸친 진단을 통하여 유치원 교육의 내실화 등 운영관리 시스템을 개선하고 부모에게 객관적인 유치원 정보를 제공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유치원은 평가제가 이미 유치원의 수준을 점검하기보다 컨설팅과 조력의 역할로 전환되어 이뤄지고 있는 반면에, 어린이집은 2023년부터 컨설팅으로 전환을 위한 시범사업으로 학부모가 참여하는 자체평가 사업을 시작한 단계로 교사들이 체감하는 평가제의 부담은 어린이집과 유치원 간에 많은 차이가 있다.

지도·점검 또한, 유치원은 ’내려오는 장학’으로 교사들이 어려운 점을 이야기하면 찾아와 장학을 해주고 있는 반면, 어린이집은 아직까지 민원 또는 규정의 준수 여부를 확인하는데 있다는 점이다.

이러한 어린이집과 유치원의 평가 및 지도·점검은 영유아들에게 질 높은 교육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을 궁극적인 목적으로 하는 점은 동일하나, 그 실행과 과정, 그리고 목표를 어디에 두느냐에 대해서는 차이가 있기에 평가와 지도·점검의 보완도 유보통합의 과제 중 하나일 것이다. 

어린이집과 유치원은 같은 지역사회에 속하는 영유아의 교육(보육)을 담당하는 기관이지만, 관리 감독을 하는 행정청은 다르다. 어린이집은 지자체(구청)의 어린이집 담당부서에서, 유치원은 소속 지역 교육청에서 담당하고 있으며, 재무회계규칙 역시 어린이집은 사회복지시설 재무회계규칙을 따르고, 유치원 중 국공립은 국립유치원 및 초·중등학교 회계규칙을, 사립은 사학기관 재무·회계규칙을 따르도록 돼 있어 운영적인 면에서도 차이를 보이고 있다. 

[표7] 어린이집·유치원 평가 및 관리 감독 체계. ⓒ김선철
[표7] 어린이집·유치원 평가 및 관리 감독 체계. ⓒ김선철

위와 같이, 어린이집과 유치원의 교사, 설립, 운영의 차이에 대해 알아보면서, 지난 세월동안 유보통합이 더디게 진행될 수밖에 없었던 환경임을 알게 됐다. 하지만, 이미 시작된 4차 산업혁명 시대에 우리 아이들에게 필요한 핵심역량의 토대를 마련해 주는 영유아기 교육(보육)에 대한 통합을 미룰 수만은 없을 것이다. 우선 교사들의 자격과 양성과정에 대한 통일과 급여·처우 등의 개선을 통해 교사로서의 자긍심을 높일수 있도록 해야 하며, 일원화된 행정과 운영·평가체계로 효율적인 영유아 교육(보육)이 이뤄질 수 있도록 준비해야 할 것이다. 

국공립 해태어린이집 전경. ⓒ김선철
국공립 해태어린이집 전경. ⓒ김선철

이러한, 어린이집과 유치원의 다양한 차이를 좁혀 나가면서, 학부모, 교사, 운영자를 어떻게 설득해 가느냐가 유보통합의 핵심일 것이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아이들이라는 것을 기억하고, 아이들을 중심에 놓고 아이들에게 최선이 되는 방향으로 유보통합을 진행한다면, 다양한 입장의 차이를 가진 유보통합 당사자들도 참여와 협력의 길로 나올 것이라고 생각한다.

김선철 국공립 해태어린이집 원장. ⓒ김선철
김선철 국공립 해태어린이집 원장. ⓒ김선철

아이들 중심에서 바라보는 유보통합은 아이들의 생활세계를 중심으로 하는 연령에 맞는 통합이 아닐까 한다. 만 0~2세의 영아와 만 3~5세의 유아는 정서와 발달면에서 큰 차이가 있기에 발달의 차이를 고려한 운영체계의 마련이 필요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마지막으로 어린이집과 유치원에는 교사들만 있는 것이 아니기에 교사를 지원하는 인력(보조교사, 도우미, 조리사, 영양사, 간호사, 서무, 차량기사 등)에 대한 논의도 유보통합에서 빠져서는 안 될 것이다. 우리 모두 머리를 맞댄다면 지혜로운 유보통합의 길이 열릴 것이다.  

*참고문헌:

-구민(2015). 한 건물에 유치원과 어린이집을 설립 운영하는 원장의 이야기 
-송경희, 김태연(2023). 유보통합에 대비한 어린이집과 유치원 교사 자격의 현황 및 과제 
-육아정책연구소(2013) 
-윤지선(2019). 유치원과 보육교사 작겨기준 및 영상과정 변천 내용 
-이한석(2012). 어린이집과 유치원 이원화의 문제점과 개선에 관한 연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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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ac**** 2023-05-07 03:03:37
왜? 어린 아이들 마저 '공립' 교육에 강제적으로 편입 시키려는지, 저의가 궁금하네요. '공'교육은, 부모들이 원하지 않아도, 국가에서 정한 교육내용을 '강제'' 해버리죠. 사립이면, 얼마든지 자유롭게 다양한 교육이 가능한데 말 입니다. 돈을 더 쓰든, 부모들의 니즈에 맞는 교육내용을 제시하든 말 입니다. 그런데, '공'은 남기고, '사'는 사라져라? 이거는 유아교육 마저, 국가가 강압으로 평준화, 결과적으론 하향평준화 하겠다는 말 아닌가요? 거기다가 미취학 단계에서 부터, 아이들에게 국가의 입맛에 맞는 교육(역사, 사상, 성관념, 기타 다양한 의식)을 할 수 있으니 얼마나 좋겠습니까? 아무튼, 우리 자녀의 교육은 그냥 내버려 두십시오. 강제로 '국가'라는 '강압'과 '통제'의 틀에 쑤셔 넣지말구요. 당신들 꼭 '사회주의 국가'스러운, 국가주도 (강제)공동보육 시스템을 강제하려는 냄세가 이미 진동한다고~

mario**** 2023-05-03 23:31:33
한국보육진흥원에서는 어린이집 평가 사업을 실시-- 전국에 하나 있는 이곳에서, 평가하고, 수수료 만원에 서류제출하면 보육자격증 발급업무에, 어린이집 원장 자격증 발급까지 다 하고 있다죠? 32만의 보육인들과..넘치는 온라인 양성기관 관리에 현 보육시설들 평가에 기존에 뿌려진 자격증 발급 등 관련한 모든 것을 위탁받은 이곳에서 다 하는걸 뻔히 아는데...지금 국가가 세운 교육기관, 전국 시도 교육청 및 전국 유아교육진흥원 외 관계기관과 연결되어 있는 학교인 유치원과 비교대상이 될 수있다고 생각하십니까? 자격부터 갖추시길바랍니다.

gydls**** 2023-05-03 21:50:37
공립 유치원교사는 모든 행정일을 다하죠. 수업 준비할 시간이 공립 유치원 교사만 많다고 생각하시는게 얼마나 유치원 현장을 모르고 떠들어대는지 알 수 있군요. 그저 공립유치윈 교사의 좋아보이는 부분은 무임승차 하고싶어하는 꼴이 어이가 없습니다.
자격이 다르니 처우가 다른거구요, 처우로 치자면 제가 직장어린이집 근무할때가 최고 좋았네요ㅡ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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