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표 육아정책 초반부터 시끌
박근혜표 육아정책 초반부터 시끌
  • 소장섭 편집국장
  • 승인 2013.03.21 16:5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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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주돌보미, 양육수당 바우처화 등 불만 쇄도 종합적인 설계 필요…부모 목소리 꼭 담아야

박근혜 정부가 출범 초기부터 부모들의 원성을 사고 있다. ‘오락가락 육아정책’에 부모들이 불만을 제기하고 있는 것이다. 최근 포털사이트 다음 아고라에는 박근혜 정부의 육아정책에 의문을 표하는 글들이 많이 올라오고 있다. SNS도 뜨겁기는 마찬가지다. 가장 큰 논란에 중심에 있는 육아정책은 바로 '손주돌보미 수당'과 '양육수당 바우처화'이다.

 

먼저 손주돌보미 수당과 관련해서는 여성가족부가 검토 수준에 있는 정책을 언론에 흘려 부모들을 헷갈리게 만들고 있다는 지적이 가장 크다. 손주돌보미 수당정책 내용이 세밀한 설계와 검토도 없고, 예산 확보 방안도 없는데다 부처 내 공감도 이뤄지지 않은 상태에서 공개됐다는 것이 여러 언론보도를 통해 밝혀지면서 공허한 논쟁을 불러일으켰다는 게 대체적인 반응이다.

 

이번 손주돌보미 수당 논란으로 인해 조윤선 여성가족부 장관은 취임하자 호된 여론의 질타를 받고 있다. 한국여성민우회는 20일 성명을 통해서 “돌봄을 여성의 역할로 한정 짓는 효과를 낳게 될 이 제도를 다른 부처도 아닌 여성가족부에서 검토 중이라는 것은 현재 여성가족부의 한계를 단적으로 드러내는 사례이기도 하다. 여성가족부는 ‘손주 돌보미 사업’ 추진을 중단하고 성평등한 관점과 구조적인 통찰력을 갖춘 정책 대안을 마련하기를 바란다”고 촉구하기도 했다.

 

현금으로 주고 있는 양육수당의 지급방식을 변경하려는 움직임도 논쟁만 키우고 있다. 저소득층 일부에게만 한정적으로 주던 양육수당의 대상을 확대하자마자 지급방식 변경 카드를 만지작거리고 있는 것인데, 정부가 내세우고 있는 사교육비로 쓰일 우려가 있다는 논리가 어불성설이라는 게 부모들의 반응이다. 아이 키우면서 추가적으로 비용을 지출해야할 것이 수두룩한데, 월 10~20만원 줘놓고 사교육 운운하는 게 부모 마음을 몰라도 너무 모른다는 것이다.

 

최근 육아정책은 급격한 변화를 겪고 있다. 무상보육 정책이 소득 수준에 관계없이 전 계층으로 확대됐고, 누리과정 정책은 도입 1년 만에 종전 만 5세에서 만 3~4세로 확대됐다. 아이 키우는 부담을 줄여 저출산 고령화 위기를 극복하고자하는 정부의 의지가 확연히 드러나는 정책들이다. 외연은 확대된 것이 확실한데 잘 들여다보면 풀어야할 세부과제가 매우 많다는 점을 놓쳐서는 안 될 것이다.

 

부모들이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부분은 믿고 맡길 수 있는 어린이집을 확충하는 것이다. 믿고 맡길 수 있는 국공립어린이집을 확충해달라는 부모들의 요구는 여전히 먹혀들어가고 있지 않다. 박근혜 정부가 내세운 공약을 얼마나 잘 이행할지 주목이 되는 시점인데, 사실 MB 정부도 초반에는 100대 국정과제에 넣을 만큼 이 정책에 의지가 있었지만 결국 제대로 된 성과를 내지 못했다. 박근혜 정부가 MB정부의 바통을 이어받아 계속 갖고 가려는 공공형어린이집은 여전히 뜨거운 감자다.

 

부모들이 중요하게 생각하는 또 하나는 유치원 문턱을 낮추는 것이다. 유치원은 수요만큼 공급이 적어 때마다 ‘입학 전쟁’을 치를 만큼 들어가기가 쉽지 않고, 맞벌이부부가 아이를 보내기에 불편한 점이 많다. 어린이집과 달리 추가비용 부담도 크다는 지적도 많다. 근본적으로 어린이집과 유치원을 구분해놔서 다양한 문제점이 발생하고 있다는 게 부모들의 비판이다.

 

보다 거시적으로 보면 무상보육, 양육수당, 누리과정 등 일련의 육아정책들이 성공하려면 출산휴가와 육아휴직이 제대로 시행되지 못하고 있는 문제를 꼭 풀고 넘어가야 잊어서는 안 된다. 여성은 아이를 낳고 기르려면 일을 포기해야 한다. 남성도 법적으로 보장돼 있는 육아휴직을 쓰겠다고 직장에 말조차 꺼낼 수 없는 현실이다. 진정으로 일과 가정을 양립할 수 있는 사회를 만들고자 한다면, 일련의 육아정책들이 제 기능을 발휘할 수 있도록 종합적인 설계부터 다시 해봤으면 한다. 무엇보다 이 모든 과정에 부모들의 목소리를 듣고 반영하는 창구가 마련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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