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죽어도 아이들 살게 해줘야죠"
"나 죽어도 아이들 살게 해줘야죠"
  • 정가영 기자
  • 승인 2013.03.25 11:12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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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아이 셋 키우는 박진희 씨의 소망

아이보다 하루만 더 살고 싶다고 외치는 사람들이 있다. 바로 장애아이를 둔 부모들이다. 아이 키우기 힘든 세상에서 장애아 부모들은 비장애아 부모들보다 더 큰 좌절과 차가운 시선 등을 느끼며 힘겹게 살아간다. 무엇보다 장애아이를 위한 체계적인 사회 지원이 없는 상황에서 장애아 부모들이 겪는 어려움은 짐작조차 할 수 없다. 장애아 부모들이 원하는 건 단 하나, 부모들이 죽어도 자녀들이 혼자 살아갈 수 있는 사회가 만들어지는 것이다.

 

지난 21일 서울 광화문광장 발달장애인법제정추진연대가 개최한 '발달장애인법 제정촉구 문화제'에 참석한 박진희(38·충북 제천) 씨의 소망도 여는 장애아 부모들과 같다. 장애가 있는 아이 셋을 홀로 키우는 박 씨. 중학교 1학년인 첫째는 정신장애, 초등학교 2학년인 둘째는 자폐성장애(발달장애 2급), 그리고 6살인 셋째는 정서행동장애가 있다. 그는 아이들이 혼자 살 수 있는 세상을 만드는데 일조하고자 아이들과 함께 거리에 나왔다.

 

장애가 있는 아이 셋을 홀로 키우는 박진희(38) 씨가 아이들과 함께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발달장애인법 제정촉구 문화제'에 참석해, 발달장애인법 제정을 촉구하고 있다. 정가영 기자 ky@ibabynews.com ⓒ베이비뉴스
장애가 있는 아이 셋을 홀로 키우는 박진희(38) 씨가 아이들과 함께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발달장애인법 제정촉구 문화제'에 참석해, 발달장애인법 제정을 촉구하고 있다. 정가영 기자 ky@ibabynews.com ⓒ베이비뉴스

 

박 씨는 "예전에는 살기 너무 빠듯하고 힘들어서 이런 곳에 참석할 생각도 못했다. 내 아이들이 나보다 하루 먼저 죽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하며 살았다. 하지만 내가 죽어도 내 아이가 살 수 있는 사회를 만들도록 노력하자, 내가 할 수 있는 것까진 해보자는 생각을 갖게 되며 이 자리에 나왔다"고 심경을 전했다.

 

아이들이 살 수 있는 세상을 만드는 게 엄마가 할 수 있는 최선이라 여기는 박 씨. 그 생각을 실천하기 위해 전국장애인부모연대 제천지회 수석부회장으로도 활동하고 있다. 아이들을 두고 혼자 서울로 올라올 수 없어, 충북 제천에서부터 아이들과 함께 올라온 그는 연신 아이들을 달래고 챙기느라 분주해 보였다. 아이들을 위해선 어떤 일이든 괜찮다는 듯 웃음을 잃지 않는 엄마였다.

 

많은 부모들이 아이의 장애를 인정하기까지는 오랜 시간이 걸린다. 장애 사실을 부정하고 거부하며 시간을 끌다 마지막엔 체념하게 된다. 박 씨도 그랬다. 100일 때부터 심장병을 앓던 첫 아이, 오랜 병원 생활에 정신장애가 동반됐고 거기에 행동장애까지 나타났다. 박 씨는 "처음엔 아이의 장애를 인정 못했다. 빨리 인정했으면 좋았을텐데 인정하기까지 오래 걸려 더 악화됐다"고 토로했다.

 

둘째 아이는 4살 때 자폐성장애가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초코우유만 집착하는 아이, 집착이 심하다고만 생각해 한 방송 프로그램에 의뢰, 출연까지 하게 됐다. 그렇게 전문가와 상담하고 아이의 행동을 지켜보다 장애를 발견하게 된 것. 큰 아이를 생각하다보니 둘째 아이의 장애를 늦게 안건 아닐까 싶어 힘든 시간을 보냈다. 그리고 태어난 셋째 아이는 장애가 있는 오빠와 언니의 모습을 보면서 행동장애가 생겼다.

 

장애아이 한명만 키워도 너무나 힘든 상황에서 장애아이 셋을 홀로 키우는 박 씨는 일도 하지 못한 채 아이들에만 매달릴 수밖에 없다. 매일같이 아이 셋을 학교 등에 데려다주고 데려오길 반복할 뿐만 아니라 수시로 학교를 찾아가 아이들을 챙긴다.

 

"둘째 아이는 자폐성장애라 나 아니면 밥도 안 먹고 화장실도 안 간다. 때문에 늘 학교를 왔다갔다 한다. 하루가 어떻게 가는지도 모른다"고 박 씨는 고충을 털어놨다.

 

한시도 꼼짝할 수 없으니 생계도 빠듯하다. 박 씨와 아이들이 한 달 생활하는 금액은 기초생활수급비 65만 원과 둘째 아이의 장애아동수당 20만 원을 합친 85만 원이 전부다. 주변에서 조금씩 후원해주긴 하지만 4인기준 최저생계비(2013년 기준) 154만 6399원에는 훨씬 못 미친다.

 

"첫째 아이는 물론 둘째아이까지 심장이 좋지 않다. 면역력이 약하다 보니 다른 아이들에겐 가벼운 감기지만 우리 아이들은 수시로 병원에 입원할 수밖에 없다. 빚만 늘어나고 생활이 거의 안 된다."

 

이런 어려운 상황인데도 장애아 가정에 대한 지원은 미흡하다. 둘째 아이만 발달장애 2급 판정을 받아 재활치료 등의 치료를 받고 있을 뿐이다. 장애아이들을 돌보는 교사도 턱없이 부족해 힘들기만 하다.

 

박 씨는 "둘째의 경우 장애통합학교를 다니고 있지만 특수교사들이 부족해 제대로 된 교육이 안 되고 있다. 막내 아이를 장애통합어린이집에 보내고 싶어도 정원이 항상 넘쳐 사립어린이집에 보내는 상황"이라며 "특수교사를 장애아 정원대로 채용해달라"며 제대로 된 특수교육을 주장했다.

 

장애아이들은 어릴 때부터 제대로 된 교육과 치료가 우선돼야 하지만 경제적, 사회적 지원 없이 장애아 부모가 모두 감당한다는 건 힘든 일이다.

 

박 씨는 "나 없이도 살게 해줘야지, 나 죽을 때 따라 죽으면 안 되지 않냐"며 "우리 아이들이 성인이 돼서도 자립해서 살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달라. 특히 발달장애인들이 제대로 살 수 있도록 발달장애인법을 제정해주고, 무의미한 장애등급제를 폐지해달라"고 촉구했다.

 

끝으로 박 씨는 박근혜 대통령에게 바라는 말을 전했다. "우리 아이들은 소외계층 중에서도 정말 소외계층이다. 모든 정책이 다수를 위해 진행되는데, 우리도 국민의 한 사람이라는 사실을 알고 소수도 아우르는 정책을 해주길 바란다."

 

박 씨는 '발달장애인법 제정촉구 문화제'에 참석하는 내내 아이들의 손을 꼭 잡고 '발달장애인 권리보장'이라 적힌 플래카드를 몸에 건 채 "내 아이도 인간이다. 기본권을 보장하라"고 목놓아 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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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hwa**** 2013-03-27 13:47:00

너무안타깝네요..
다들 행복할 권리는 잇는데 참 안타깝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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