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아픽] 한 아이의 아빠가 되었다
[육아픽] 한 아이의 아빠가 되었다
  • 사진가 양희석
  • 승인 2013.03.27 22:38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막연한 두려움은 현실이 되고 말았다

[연재] 사진가 양희석의 육아픽

 

사실 난 잘 몰랐다. 아이를 세상에 내어 놓을 때 그 엄마가 겪는 고통과 아이를 키운다는 무게를 몰랐다.

 

'놀자' 엄마가 산통을 겪으며 병원에 입원한 새벽에 산통을 겪는 아내를 두고 난 수영을 다녀오고, 오랫동안 지속되는 산통이 지루해 병원 주변 산책도 다녀올 정도였으니 말이다. (이글을 읽는 많은 사람들은 내가 참 못된 남편이라고 생각할듯하다. 맞다. 내가 참 황당하고도 못난 놈이었음을 인정한다.) 남자인 난 아이를 낳는 고통을 모른다. 그리고 아마 평생 모를 것이다.

 

난 아이를 낳고 싶다는 생각이 별로 없었다. 이 험한 세상에 또 하나의 생명이 태어나고 내가 그 생명의 자라남에 책임을 져야 하는 것이 귀찮기도 했고 두렵기도 했다. 또한 그 아이가 살아갈 세상이 그리 따뜻하지 않은데 굳이 태어나게 해서 여러 가지 세상의 아픔을 안겨줘야 하나 뭐 이런 정리되지 않은 생각을 가지고 있었다.

 

아이가 엄마 뱃속에서 자라고 있다는 사실을 알았고 시간은 순식간에 지나가 드디어 세상에 나왔다. 아이가 엄마의 뱃속에서 나오는 순간은 긴박한 찰나였고 그 순간 난 생명의 신비감, 환희 비슷한 감정만 느낄 수 있었다.

 

하지만 아내가 병원에 있는 동안 아이의 출산 순간을 찍은 사진을 다시 보면서 난 깨달았다. 그동안 내가 느꼈던 막연한 두려움은 현실이 됐다는 것을, 그 책임감은 벗어날 수 없다는 것을 말이다.

 

아직 아이를 어떻게 키우는 것이 잘하는 것인지 모르겠다. 다만 아이가 사람 사는 이치와 세상에 대해 눈뜰 때, 좋은 아빠이고 싶고 세상은 좀 더 나아져 있길 바랄 뿐이다.

 

출산을 위해 병원에 입원한 아내, 아내의 몸에는 여러 개의 주사바늘이 꽂혀 있다. ⓒ양희석
출산을 위해 병원에 입원한 아내, 아내의 몸에는 여러 개의 주사바늘이 꽂혀 있다. ⓒ양희석

 

세상에 나온 아이가 분만실에서 엄마 품에 처음 안겼다. ⓒ양희석
세상에 나온 아이가 분만실에서 엄마 품에 처음 안겼다. ⓒ양희석

 

신생아실로 옮겨지기 전 아이의 발에는 부모와 아이를 이어줄 이름표가 부착되어 있다. ⓒ양희석
신생아실로 옮겨지기 전 아이의 발에는 부모와 아이를 이어줄 이름표가 부착되어 있다. ⓒ양희석

 

눈을 감고 있는 아이, 이 아이가 눈뜰 때 세상은 어떤 모습일까? ⓒ양희석
눈을 감고 있는 아이, 이 아이가 눈뜰 때 세상은 어떤 모습일까? ⓒ양희석

 

아이가 그 작은 손으로 엄마의 손가락을 꼭 잡고 있다. ⓒ양희석
아이가 그 작은 손으로 엄마의 손가락을 꼭 잡고 있다. ⓒ양희석

 

*사진가 양희석은 대학에서 공학을 전공했다. 하지만 서른 즈음에 자신이 하고 싶었던 것이 사진임을 깨닫고 사진을 찍기 시작했다. 짧은 시간 사진기자로도 일했으나 2006년부터 프리랜서로 밥벌이와 사진 작업을 하며 살아오고 있다. 2009년 '놀자'가 태어나자 하는 일에 '육아'가 추가됐다.

베사모의 회원이 되어주세요!

베이비뉴스는 창간 때부터 클린광고 정책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이것은 작은 언론으로서 쉬운 선택은 아니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베이비뉴스는 앞으로도 기사 읽는데 불편한 광고는 싣지 않겠습니다.
베이비뉴스는 아이 낳고 기르기 좋은 세상을 만드는 대안언론입니다. 저희 기사가 마음에 드셨다면, 좋은 기사 후원하기에 동참해주세요. 여러분의 기사후원 참여는 아름다운 나비효과를 만들 것입니다.

베이비뉴스 좋은 기사 후원하기


※ 소중한 후원금은 더 좋은 기사를 만드는데 쓰겠습니다.


베이비뉴스와 친구해요!

많이 본 베이비뉴스
실시간 댓글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 서울특별시 마포구 마포대로 78 경찰공제회 자람빌딩 B1
  • 대표전화 : 02-3443-3346
  • 팩스 : 02-3443-3347
  • 맘스클래스문의 : 1599-0535
  • 이메일 : pr@ibabynews.com
  • 법인명: 베이컨(주)
  • 사업자등록번호 : ​211-88-48112
  • 인터넷신문등록번호 : 서울 아 01331
  • 등록(발행)일 : 2010-08-20
  • 발행·편집인 : 소장섭
  • 저작권자 © 베이비뉴스(www.ibabynews.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개인정보보호 배상책임보험가입(10억원보상한도, 소프트웨어공제조합)
  • 청소년보호책임자 : 박유미 실장
  • Copyright © 2024 베이비뉴스. All rights reserved. mail to pr@ibabynews.com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