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 사람들이 아기 낳기를 거부하는 사회. 이른바 젊은이들의 '출산 파업'은 우리 사회의 큰 문제로 떠올라 있다. 어디서부터 무엇이 잘못된 것일까? 새로 출범한 박근혜 정부는 젊은이들의 출산 파업을 끝낼 수 있을까? 베이비뉴스는 박근혜 정부 출범을 맞아서 '박근혜 대통령에게 쓰는 부모들의 편지' 특별기획을 진행한다. 아이 낳고 기르기 좋은 세상을 소망하는 마음으로 보내온 독자들의 편지를 연재한다.
안녕하세요. 대통령님.
저는 경기도 부천시 모자원에 살고 있는 미혼모입니다. 나라에서 도와주는 것 때문에 지원도 많이 받고 현재도 지원을 받고 있습니다. 그 덕분에 저희 아들이 어린이집도 잘 다니고 있고요. 기저귀, 분유값 걱정 없이 잘 키우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제가 대통령님께 부탁드리고 싶은 것은요. 저소득층이나 기초생활보장 수급자에게 지원되었던 보육료 지원이 이제는 모든 계층이 다 지원받고 있습니다. 솔직히 저희 아들이 어린이집 대기를 해서 겨우 들어간 게 3달 만이었습니다. 저희 아들은 그나마 빨리 된 것이라고 하더군요. 보통 1년 넘게 기다리거나 태어나기도 전에 대기를 시킨답니다.
저는 강원도 친정에서 기초수급비로 생활하다가 동생 집에 당분간 얹혀 지내기로 하고 돈을 벌러 경기도 부천이란 곳에 오게 되었습니다. 그러나 어린이집에 한부모이고 급하다는 사정을 이야기했지만 어느 어린이집도 자리는 없더군요. 그래서 어린이집 되기 전까지 허송세월을 보냈습니다.
여기서 문제가 무엇이라고 생각이 되십니까? 어린이집이 부족하다는 것이 있을 것이고 보육료 지원을 받게 되니 집에서 노는 어머니들도 아이를 맡기게 되겠죠? 그래서 정작 일하고자 하는 한부모와 직장맘들은 뒤로 미루어지게 됩니다. 제 생각으로는 아이를 맡길 시설을 늘려주시던가 정말 일하고자 하는 엄마들을 위해 우선순위를 두고 아이를 맡길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또 어린이집에 보내니 특활비, 재량비, 식비 그런 것이 부담이 크게 되더군요. 저희 아들 같은 경우는 15만 원을 냅니다. 공과금보다 더 많이 나옵니다. 제가 아는 서울지역 친구는 10만 원입니다. 네이버 카페 회원 중 한 분은 6만 원이시랍니다. 이처럼 차이가 크니 일괄적으로 조정을 해주셨으면 합니다.
한 인터넷뉴스에 보니 저희 같은 한부모나 기초수급자는 재량비나 특활비 등을 지원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라고 하신 거 같은데 얼른 확정되어 지원이나 감면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제가 현재 모자원에 들어온 지 한 달이 되어갑니다. 모자원이란 곳이 자립목적이라 일을 하지 않으면 수급비로 살 수 없다고 들어오기 전에 미리 들었습니다. 그래서 국비지원으로 두 달 반 동안은 학원에 다닌다고 했습니다. 현재 희망리본프로젝트에 참여중이며 그 과정에서 제가 배우고 싶었던 것을 배우기를 희망하여 그렇게 된 것 입니다. 이것은 오래전부터 생각을 하고 있었고 입소 전부터 참여 중이었고 진행 중이었습니다.
그런데 이번 달 수급비가 들어오고서는 제가 학원에 다니는 것이 사치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저는 26살입니다. 아직 젊은 나이이기에 배우고 싶은 것을 배울 수 있다면 배우는 것이 당연하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나이가 들어도 마찬가지이지만.
제가 아이를 혼자 키우고 있다고 해서 돈만 버는 목적으로 사는 것은 너무 불행한 것 같습니다. 아예 일을 안 하겠다는 생각이 아닙니다. 지금 배우고 있는 것에 자격증을 따고 그것과 관련되어 있지 않더라도 아르바이트나 직장을 잡아 일할 생각입니다. 딱 두 달 반 정도는 생계비를 원래 받던 금액으로 받을 줄 알았습니다.
그런데 원래 받던 금액에 23만 원이 삭감된 43만 원이라는 금액을 받았습니다. 구청에 문의하니 그 금액을 받는 게 맞다고 하더라고요. 많이 봐준 정도가 이것이라는 것입니다. 모자원이라 집은 무료로 제공해준다고 했습니다. 하지만 그렇게 되면 무료가 아니잖습니까. 주거비, 공과금으로 다 나가니까요. 또 아이 어린이집으로 15만 원이라는 특별활동비도 내야하고요.
한 달에 대통령님은 식비지출을 얼마나 하십니까. 핸드폰요금과 전기요금, 도시가스 등 많이 줄인다고 해도 식비가 안 나옵니다. 무얼 먹고 살라는 거죠? 우리나라에서는 못살면 교육도 못 받는 건가요. 국비지원으로 실업자라고 해서 주부들도 많이 교육을 받던데 저 같은 사람은 못 받을 수밖에 없습니다.
지금도 고민하고 있습니다. 이제 학원을 이 주째 가고 있지만 이 돈으로 아이와 먹고 살기는 너무나 어렵기에 지인들에게 돈을 빌려서 당분간 살아야 할지. 내일배움카드를 발급받아서 무료로 다닐 기회도 흔치 않은 기회인데 포기를 해야 할지. 포기하면 다음 기회에 받을 지원금이 조금씩 깎이고 다시 교육을 받으려면 상담을 받으러 가야하고 자세히 아실지 모르겠지만 꽤 복잡합니다.
그래서 당분간은 공과금 등을 못 내고 생활비로만 이 돈을 써야 할 듯 싶습니다. 제가 원하는 것은 시설수급자이지만 이렇게 교육을 받는 사람들에게는 생활할 수 있게 지원을 해주셨으면 좋겠습니다. 너무 답답합니다. 정말 국민이 원하는 복지를 추진해주셨으면 합니다. 아이에게 너무 많은 돈이 들어갑니다. 기본적인 생활을 할 수 있게 해주세요.
대통령에게 쓰는 편지 공모 안내
박근혜 대통령에게 쓰는 부모들의 편지에는 누구나 응모할 수 있다. 아이 낳고 기르기 좋은 세상을 바라는 소망을 담아서 진솔하게 자신의 이야기를 쓰면 된다. 심사를 거쳐 채택된 원고에는 소정의 원고료가 지급된다. ▶ 보내실 곳 ibabynews@ibaby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