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채를 부채질하는 세상에서 결혼하기
부채를 부채질하는 세상에서 결혼하기
  • 신세연 기자
  • 승인 2013.05.08 13:3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적정한 빚, 합리적으로 갚아나가는 전략 필요

최근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이 발표한 연구 논문을 보면 오늘날 젊은이들이 결혼을 늦추거나 결혼을 안 하는 이유는 ‘경제력 부족’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 시대 미혼남녀에게도 재테크는 필수다. 결혼을 앞둔 예비부부나 갓 결혼한 신혼부부도 각자 상황에 맞는 맞춤 재무설계 실행해야 한다. 하지만 재테크를 어떻게 시작해야 할 지 막막한 것이 현실. 누군가 속시원한 답변을 해줬으면 좋겠다는 게 젊은이들의 바람이다. 

 

지난달 30일 서울 강남구 역삼동에 위치한 개인 재무상담 기업 (주)TNV 어드바이저 사무실에서 만난 재테크 서적 「빚 걱정 없는 결혼 준비」의 저자이자 재무 설계사인 박상훈 팀장은 “돈이 없어서 결혼을 못한다고 하지만 치솟은 전세금은 젊은이가 1~2년 저축한다고 모을 수 있는 비용의 범위를 이미 벗어났다”면서도 “무리하지 않고 대출을 받아 계획적으로 갚아나간다면 빚을 내 결혼해도 행복한 미래를 그릴 수 있다”고 주장했다. 박 팀장이 제시하는 부채를 부채질하는 세상에서 살아남기 위한 ‘빚 걱정 없는 결혼 준비 노하우’를 들어보자.

 

재테크 서적「빚 걱정 없는 결혼 준비」의 저자이자 재무 설계사인 박상훈 팀장은 “돈이 없어서 결혼을 못한다고 하지만 치솟은 전세금은 젊은이가 1~2년 저축한다고 모을 수 있는 비용의 범위를 이미 벗어났다”면서도 “무리하지 않고 대출을 받아 계획적으로 갚아나간다면 빚을 내 결혼해도 행복한 미래를 그릴 수 있다”고 말했다. 신세연 기자 ssy@ibabynews.com ⓒ베이비뉴스
재테크 서적「빚 걱정 없는 결혼 준비」의 저자이자 재무 설계사인 박상훈 팀장은 “돈이 없어서 결혼을 못한다고 하지만 치솟은 전세금은 젊은이가 1~2년 저축한다고 모을 수 있는 비용의 범위를 이미 벗어났다”면서도 “무리하지 않고 대출을 받아 계획적으로 갚아나간다면 빚을 내 결혼해도 행복한 미래를 그릴 수 있다”고 말했다. 신세연 기자 ssy@ibabynews.com ⓒ베이비뉴스

 

◇ 빚, 두려워하지 말라

 

무리한 결혼비용으로 결혼 후, 대출금을 갚느라 허덕이는 신혼부부를 일컬어 ‘허니문 푸어’라고 한다. 무리한 대출로 집을 산 후 대출금을 갚느라 경제적으로 어려운 사람은 ‘하우스 푸어’라고도 한다. 이와 같은 신조어의 탄생은 젊은이들에게 ‘빚’에 대한 경계심을 갖도록 하는 데 성공했지만 지나치게 ‘빚’에 대한 경계심을 일으켜 빚을 재테크로 활용하지 못하는 역효과도 일으켰다는 설명이다.

 

박 팀장은 “허니문 푸어는 당연히 경계해야 하지만, 신혼집 자금이 부족한 커플에게 무작정 결혼하지 말라고 할 수도 없다. 두 사람의 재무상태를 점검하고, 능력에 맞게 내는 빚은 오히려 두 사람에게 사랑의 보금자리를 마련해주고, 두 사람의 경제관념을 깨워주는 원동력이 된다”며 “적정한 빚을 합리적으로 내서 갚아나가는 구조를 만드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 빚, ‘3020’ 전략으로 이겨내자

 

포인트는 ‘무리하지 않는 빚’이다. 박 팀장은 전세보증금의 30%만 대출받고, 남편 수입의 20%로 매달 빚을 갚는 ‘3020’ 전략을 제안했다.

 

박 팀장은 “전세보증금의 30%만 대출받아서는 원하는 집을 구할 수 없을지도 모른다. 신혼부부 전세자금 한도도 높아졌고, 더 많은 금액을 대출받을 수 있을 수도 있다. 하지만 수입을 생각하지 않고 무리하게 높은 금액을 대출받는 것이 허니문 푸어로 가는 길”이라고 꼬집었다.

 

이어 “예를 들어 월급 200만 원인 사람이 8000만 원을 대출받았다고 하자. 8000만 원은 매월 100만 원씩 약 8년을 갚아야 할 돈이다. 신혼 초기 신부의 맞벌이 수입까지 하면 무리가 되지 않을 수도 있다. 하지만 결혼 2~3년 차 신부가 임신과 출산을 하면서 외벌이가 되면 매월 100만 원의 대출금 상환은 큰 짐이 된다”고 말했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매달 원금을 갚아나가는 것이다. 많은 사람이 빚을 한 번에 갚기 위해 별도의 적금을 든다. 대출금에 따른 매달 이자도 동시에 내면서 말이다. 박 팀장은 “적금을 들어 목돈으로 대출금을 갚는 것보다 이자를 내면서 원금을 갚는 것이 더 효과적이다. 적금으로 목돈을 만들겠다며 대출금 이자를 따로 내는 것은 은행 좋은 일 시키는 일”이라고 꼬집었다.

 

◇ 빚 있어도 결혼할 수 있다

 

신혼부부는 결혼할 때 전세 대출을 받았다고 해도, 신혼 몇 년 동안의 수입을 그 빚을 갚는 데만 올인 할 수 없다. 임신, 출산, 육아라는 과정도 있고, 전세보증금 역시 계속 오르고 있기 때문이다.

 

박 팀장은 “남편 소득의 20%로 대출금을 갚되 맞벌이 소득 약 25% 정도는 전세금 준비와 출산 준비를 위해 저축해야 한다. 전세금 준비와 출산 준비 자금의 비율은 2년을 기준으로 약 8:2로 나누는 것이 좋다”고 조언하며 “결혼 후 아기를 낳기 전까지는 지출보다 수입이 많다. 이 기간에 열심히 벌어야 임신이나 출산으로 외벌이가 됐을 때 버틸 수 있다. 특별한 사유가 없다면 결혼 후 2년 정도는 계획 임신하는 것이 좋겠다”고 당부했다.

 

2~3년 후의 단기 자금의 계획뿐만 아니라 두 사람의 노후 연금과 자녀의 교육비를 위한 중장기적인 계획도 필요하다. 결혼 자금으로 고민이라면 더욱더 결혼 전에 두 사람의 재무상태와 미래 자금운용에 대한 교육이 필요하다.

 

이와 관련 박 팀장은 최근 서울시와 서울특별시건강가족지원센터에서 진행하는 ‘예비부부교실 - 우리결혼할까요?’에서 신혼부부들에게 재무설계 관련 강의를 한다. 예비부부교실은 결혼을 앞둔 예비부부나 신혼부부라면 서울시 시민청과 각 구청 건강가족지원센터에서 무료로 수강할 수 있다. 11일 서울시청 시민청에서 가수 션의 특강(11일/1강)을 비롯해 총 세 차례 강의가 진행되는데, 박 팀장은 25일 강의한다.

 

시민청 예비부부교실 참가 신청은 서울특별시건강가정지원센터 홈페이지(http://family.seoul.go.kr)나 전화(02-318-0227)로 할 수 있다. 각 구청 건강가족지원센터 예비부부교실 일정은 구청 건강가족지원센터 홈페이지를 통해서 알 수 있다.

 

서울시와 서울시건강가족지원센터에서 진행하는 예비부부교실은 남녀 차이를 인정하는 것부터 시작해 갈등이 생겨서 화가 날 때 분노를 조절하는 법, 화해하기 위한 의사소통법에 대한 교육과 건강한 성생활을 위한 부부간에 필요한 성교육, 신혼부부 재테크 교육이 진행될 예정이다.

 

◇ 맞벌이 소득 400만원 부부의 재무 상담 노트

  

박 팀장은 전세금이 없어 결혼을 미루려던 한 예비부부의 상담 사례의 재무 상담 노트를 공개했다. 지출관리의 핵심은 ‘알뜰’보다 ‘기준’임을 잊지 말아야 한다. ⓒ박상훈
박 팀장은 전세금이 없어 결혼을 미루려던 한 예비부부의 상담 사례의 재무 상담 노트를 공개했다. 지출관리의 핵심은 ‘알뜰’보다 ‘기준’임을 잊지 말아야 한다. ⓒ박상훈

 

끝으로 박 팀장은 전세금이 없어 결혼을 미루려던 한 예비부부의 상담 사례의 재무 상담 노트를 공개했다. 이 노트를 들춰보면 결혼식 이후 매월 현금흐름 계획이 치밀하게 짜여져 있다. 이와 관련 박 팀장은 지출관리의 핵심은 ‘알뜰’보다 ‘기준’임을 잊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서른 살 직장인 김경호(가명) 씨는 두 살 연상의 여자 친구와 결혼하려고 했지만 부모님의 반대에 부딪혔다. 경호 씨의 부모님은 경호 씨가 2~3년 더 돈을 모아 전세자금을 마련한 다음 결혼하기를 바라셨던 것이다. 하지만 두 사람은 대출로 신혼집을 마련하기로 하고, 대출금을 갚는 재무 설계 표를 부모님께 보여 드리고 결혼 허락을 얻어냈다. 두 사람은 현재 경기도 안양에 있는 다세대 주택에서 알콩달콩한 신혼생활을 즐기고 있다”며 “만약 두 사람이 돈 때문에 결혼을 미뤘다가 헤어지기라도 했다면 어쩔 뻔했는가? 결혼은 때가 있다. 힘든 현실이지만 조금 절약하고, 합리적인 계획을 세우면 빚을 내어 결혼해도 잘 살 수 있다.”

베사모의 회원이 되어주세요!

베이비뉴스는 창간 때부터 클린광고 정책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이것은 작은 언론으로서 쉬운 선택은 아니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베이비뉴스는 앞으로도 기사 읽는데 불편한 광고는 싣지 않겠습니다.
베이비뉴스는 아이 낳고 기르기 좋은 세상을 만드는 대안언론입니다. 저희 기사가 마음에 드셨다면, 좋은 기사 후원하기에 동참해주세요. 여러분의 기사후원 참여는 아름다운 나비효과를 만들 것입니다.

베이비뉴스 좋은 기사 후원하기


※ 소중한 후원금은 더 좋은 기사를 만드는데 쓰겠습니다.


베이비뉴스와 친구해요!

많이 본 베이비뉴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 서울특별시 마포구 마포대로 78 경찰공제회 자람빌딩 B1
  • 대표전화 : 02-3443-3346
  • 팩스 : 02-3443-3347
  • 맘스클래스문의 : 1599-0535
  • 이메일 : pr@ibabynews.com
  • 법인명: 베이컨(주)
  • 사업자등록번호 : ​211-88-48112
  • 인터넷신문등록번호 : 서울 아 01331
  • 등록(발행)일 : 2010-08-20
  • 발행·편집인 : 소장섭
  • 저작권자 © 베이비뉴스(www.ibabynews.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개인정보보호 배상책임보험가입(10억원보상한도, 소프트웨어공제조합)
  • 청소년보호책임자 : 박유미 실장
  • Copyright © 2024 베이비뉴스. All rights reserved. mail to pr@ibabynews.com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