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작용 논란 자궁경부암 백신, 어찌해야?
부작용 논란 자궁경부암 백신, 어찌해야?
  • 이유주 기자
  • 승인 2013.06.21 19: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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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서 부작용 보고 잇따라…국내도 ‘발칵’

자궁경부암은 백신 접종으로 예방할 수 있는 유일한 암이다. 현재 의학에 의해 암 발생의 원인이 되는 바이러스가 밝혀져 백신이 개발될 수 있었다. 이 자궁경부암 백신을 두고 국내에서 논란이 벌어지고 있다. 최근 일본에서 자궁경부암 백신 부작용이 잇따라 보고된 것으로 확인되면서부터다. 식품의약품안전처(처장 정승)는 일본에서 발생된 유해사례를 자궁경부암 백신의 주의사항에 반영하고 의료계에 백신을 접종할 때 유의해 달라고 당부했으며 국내 부작용 실태에 대해 조사를 벌이고 있다.

 

◇ 바이러스로 감염되는 자궁경부암

 

자궁은 체부(corpus)와 경부(cervix)로 구성되는데, 질에 연결된 자궁경부에 발생하는 악성종양을 자궁경부암이라고 한다. ⓒ보건복지부
자궁은 체부(corpus)와 경부(cervix)로 구성되는데, 질에 연결된 자궁경부에 발생하는 악성종양을 자궁경부암이라고 한다. ⓒ보건복지부

 

자궁은 임신과 출산에서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하는 신체기관이다. 자궁은 체부(corpus)와 경부(cervix)로 구성되는데, 질에 연결된 자궁경부에 발생하는 악성종양을 자궁경부암이라고 한다. 자궁경부암은 전 세계적으로 여성에게 발병하는 암 중 두 번째로 흔한 암이다. 우리나라에서는 여성암 발생률 5위를 차지하고 있다.

 

자궁경부암은 성 접촉에 의한 인유두종 바이러스(human Papillomavirus, 이하 HPV) 감염이 주된 원인이다. HPV는 남녀의 항문이나 생식기 주변의 피부에 매우 흔하게 기생하는 바이러스인데, 성생활을 하는 여성 10명 중 8명은 자신도 모르게 일생에 한번 이상 HPV에 감염된다.

 

HPV는 약 100여 종이 알려져 있는데, 암을 만드는 바이러스는 크게 고위험군 15종과 저위험군 11종이 있다. 이중 고위험군의 16번, 18번 바이러스가 전체 자궁경부암 원인 중 70%를 차지하고 있다.

 

대부분 성교 후 경미한 질 출혈이 가장 흔한 증상이다. 처음에는 피가 조금 묻어나오는 정도이지만 암이 진행되면서 출혈과 질 분비물이 증가하고 궤양이 심화된다. 또한 종양이 주변 장기인 직장이나 방광, 요관, 골반 벽, 좌골 신경 등을 침범해 피가 섞여 나오는 소변, 직장출혈, 허리통증, 하지의 동통 및 부종, 체중감소 등의 증상을 일으키기도 한다.

 

◇ 자궁경부암 백신 접종, 국내선 올해로 7년째
 
자궁경부암 백신은 자궁경부암의 원인인 HPV를 가짜 바이러스로 만들어 면역반응을 유도한다. 나중에 진짜 HPV가 몸에 침투했을 때 이를 자단해 자궁경부암을 예방하는 원리이다. 이런 자궁경부암 백신이 국내에서 접종된 지는 올해로 7년째다. 지난해에는 질병관리본부가 예방접종 실시기준에 자궁경부암 백신을 기타 예방접종을 추가하기도 했다.

 

국내에 들어와 있는 백신은 글락소스미스클라인(GSK)의 '서바릭스'(2008년)와 한국엠에스디의 '가다실'(2007년) 2가지 종류다. 이 백신들은 자궁경부암의 주요 원인이 되는 16, 18번 바이러스에 강한 면역효과를 제공해 자궁경부암을 약 80% 예방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백신의 효과는 최소 20년 이상 지속된다고 한다. 6개월에 걸쳐 총 3회를 접종하는데, '서바릭스' 백신은 0, 2, 6개월에, '가다실' 백신은 0, 1, 6개월에 접종한다.

 

만 9~26세 여성이라면 누구나 접종이 가능한데, 성 경험 전에 접종하는 것이 가장 이상적이다. 대한부인종양학회는 국내 실정상 15∼17세를 최적의 접종 시기라고 권장한다. 이 시기를 놓친 젊은 여성과 45세까지의 중년여성도 백신접종을 통해 예방효과를 기대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 국내서도 14건 부작용 사례 보고…불안감 확산

 

이번에 식품의약품안전처의 지시에 따라 사용상 주의사항이 추가된 글락소스미스클라인의 자궁경부암 예방백신 '서바릭스. ⓒ글락소스미스클라인
이번에 식품의약품안전처의 지시에 따라 사용상 주의사항이 추가된 글락소스미스클라인의 자궁경부암 예방백신 '서바릭스. ⓒ글락소스미스클라인

 

일본은 지난해 5월부터 자궁경부암 백신을 '국가필수예방접종 지원사업'(NIP)에 포함시켜 13~16세 여성에게 백신 접종을 지원해왔다. 이로 인해 일본에서 자궁경부암 백신을 접종한 사례는 550만 건이나 되는데, 이 가운데 부작용이 발생한 사례는 1968건이다. 이중 350여 건은 팔·다리 마비, 간질 등 심각한 증세를 보였다. 이 때문에 일본 정부는 각 지자체에 백신 접종을 권장하지 말라는 지침을 내렸다.

 

이 같은 사실을 확인한 식품의약품안전처(처장 정승)가 일본에서 발생된 유해사례를 자궁경부암 백신의 허가사항(사용상 주의사항)에 반영 조치했다며 국내 의사협회와 병원협회 등 의료계에 해당 백신을 접종할 때 유의해 달라고 당부하는 공문을 보냈다고 20일 밝혔다.

 

이번에 허가사항이 변경된 것은 GSK(글락소스미스클라인)가 생산하는 서바릭스 백신 쪽이다. 한국엠에스디 가다실의 경우, 이미 오래 전에 같은 부작용이 확인되면서 사용상 주의사항이 기록돼 있는 상태였고, GSK 서바릭스는 이번에 주의사항이 추가된 것이다.

 

이 소식이 언론을 통해 전해진 이후 국민들 사이에서 불안감이 확산되기 시작했고, 국내 부작용 실태를 면밀히 조사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20일 오후 국회 보건복지위원회(위원장 오제세)가 식품의약품안전처 현안을 보고받는 자리에서 새누리당 문정림 의원은 "일본에서 자궁경부암 백신 부작용 문제가 발생했는데 식약처는 허가사항(주의사항)만 변경했을 뿐 관련부처와 적극적인 협의를 하지 않는 등 미온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고 지적했다.

 

정승 식품의약품안전처장은 이날 문 의원의 질의에 답변하면서 국내에서도 자궁경부암 백신접종 후 일시마비, 운동장애, 떨림증상 등의 부작용 사례가 14건 보고됐다고 밝혔다.

 

문 의원실에 따르면 일시 마비의 경우는 총 5건으로 이 중 '서바릭스'가 4건, '가다실'이 1건이었다. 운동장애도 총 5건으로 '서바릭스' 3건, '가다실' 2건이었다. 떨림 증상은 '서바릭스'와 '가다실' 각 1건씩이, 목 경직 등 과다 긴장은 '가다실'에선만 2건이 보고됐다.

 

문 의원은 정 처장에게 허가사항 변경만으로 식약처의 역할이 모두 끝난 것이 아니니 이번 문제에 대해 질병관리본부, 복지부 등과 긴밀하게 협의하라고 촉구하면서 자궁경부암 백신 이상반응 14건에 대한 증상, 환자 연령 등 구체적인 사례 분석을 요구했고, 정 처장은 “국내외 유해사례를 면밀히 검토하겠다”고 답변했다.

 

이렇듯 자궁경부암 백신 부작용이 논란이 되면서 국민들 사이에서 불안감이 확산되고 있다. 그동안 자궁경부암 백신 접종을 적극 권장하는 활동을 펼쳐온 대한산부인과의사회(회장 박노준)와 대한산부인과학회(회장 김선행) 등에는 자궁경부암 부작용에 대해 문의하거나 항의하는 전화가 쇄도하고 있는 실정이다.

 

특히 인터넷 상에는 부작용 증상을 직접 겪었다는 글들이 올라오고 있다. 한 누리꾼은 "자궁경부암 백신 1차 접종 후 심하게 열나고 몸살 증상을 겪었다"는 글을 올렸고, 또 다른 누리꾼도 "나는 3차 접종 후 그날 밤에 너무 심한 통증을 겪었다. 잘못되는 것 아닌지 너무 걱정이 됐다"고 말했다. 총 3회 중에서 1차, 혹은 2차까지 접종한 여성들은 “나머지 추가 접종을 받아야 할지 고민된다”고 불안감을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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