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비뉴스 안은선 기자】
영유아 사교육 문제 해결을 위해 유아 영어학원 및 사립초등학교의 영어교육 규제 등 대책마련이 시급하다는 주장이 나왔다.
사교육걱정없는세상(공동대표 송인수, 윤지희)은 10일 오전 서울 용산구 한강로1가 사교육걱정없는세상 3층 대회의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올해 5차에 걸쳐 진행한 영유아 사교육 실태조사와 토론회를 발표한 내용을 바탕으로 유아 교육기관 내 교과 특별활동 금지 등 정부의 대책을 촉구했다.
앞서 사교육걱정없는세상이 전국 16개 시·도 111개 초등학교에 재학 중인 초등학교 1학년생을 둔 학부모 5470명을 대상으로 지난해 사교육 경험 실태를 조사한 결과, 취학 전 아동의 71%가 초등학교 교과목을 선행학습 하기 위해 사교육을 받는 것으로 조사됐다.
또한 사교육비 지출에 있어서 양극화 현상도 심한 것으로 드러났다. 유아대상 영어학원을 이용하는 아동은 영어뿐만 아니라 전 과목에 걸쳐 사교육 비용, 이용 시간 등이 영어학원을 이용하지 않는 아동에 비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유아단계 대표적인 교과 사교육인 영어의 경우, 유아대상 영어학원을 이용한 아동이 미이용 아동에 비해 50만 원 이상 영어사교육비 지출 비율이 무려 62배나 높았고, 유아대상 영어학원 수강 비율은 사립 초 아동이 공립 초 아동에 비해 4.6배 높게 나타났다. 유아 영어학원 등 고가의 영어 사교육을 받고 사립초로 이어지는 코스가 굳어지고 있는 실정이다.
이에 대해 사교육걱정없는세상은 “영어 사교육 양극화 현상에 대한 국민적 불안이 확장돼 놀이학원과 학습지 및 유치원·어린이집 특별활동 등 거의 모든 유아교육 기관에까지 영어 사교육 프로그램이 경쟁적으로 확대되고 있다”고 풀이했다.
이어서 사교육걱정없는세상은 “대만에서는 얼마 전 아동 발달의 폐해의 관점에서 7세 이전 영어 쓰기와 읽기를 금지하는 등 매우 근본적인 대책 마련에 힘쓰고 있는 상황에서 우리 정부는 이 문제에 아직 이렇다 할 대책을 내놓지 못한 채 유아 사교육 시장만 날로 창궐하고 있는 상태”라고 지적했다.
이에 “유아대상 영어학원, 놀이학원 등 반일제 이상 학원이 교육과정, 시설, 급식, 강사 등의 기준을 엄격히 적용받지 않고, 학습지·교구 시장은 잘못된 행태가 발견돼도 이를 바로잡을 관련 법규가 제대로 없는 바, 조속한 시일 내에 관련법의 정비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들은 문제해결을 위해 ▲유아교육 기관 내 특별활동에서 국·영·수 교과 특별활동 금지 ▲고비용, 학습부담이 심각한 유아대상 영어학원에 대한 규제 강화 ▲놀이학원 등 반일제 영유아 학원을 단속·감독할 법적 정비 마련 ▲학습지, 교구, 교재 등 영유아 대상 개별 사교육상품 관련 법률 정비 ▲문화센터 내 학습 위주의 영유아 프로그램에 대한 규제 마련 ▲사립초의 비교육적 과잉 영어 교육 대책 마련 등을 제시했다.
이날 임미령 사교육걱정없는세상 영유아사교육포럼 대표는 “자신의 의사조차 표현하지 못하고 아직 성장하지도 않은 아이들에게 어른들의 욕심으로 과도한 사교육을 시키는 것은 세계 어디서도 찾아볼 수 없는 인권 침해이자, 아동학대의 대표적인 사례”라며 “한국사회에서 아무리 경쟁적 교육이 불가피하다고 하더라도 영유아기만은 아이들이 자신만의 속도에 따라 성장할 수 있도록 남겨둬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밝혔다.
또한 임 대표는 부모들을 향해 “영유아를 대상으로 한 사교육 기관들도 문제이지만 이런 문제의 가장 중심에는 부모가 있다”며 “진정으로 자녀의 행복을 위한 길이 무엇인지 부모들이 심각하게 고민을 해보고, 아이의 해맑은 얼굴을 들여다보면서 과연 이 아이들에게 이런 교육을 시키는 것이 아이의 삶에 있어서 도움이 될지 한번 심각하게 생각해 보길 바란다”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