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정 즐겨 찾는 아내, 왜 문제일까?
친정 즐겨 찾는 아내, 왜 문제일까?
  • 웨딩뉴스팀 김고은 기자
  • 승인 2013.10.09 08:5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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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도한 부모 의존, 부부가 가족되는데 방해

【베이비뉴스 웨딩뉴스팀 김고은 기자】

 

전업주부인 어머니 밑에서 자라온 A는 결혼 후 평소에 잘 하지 않던 살림이 손에 쉽게 붙지 않아 자주 친정에 들러 음식을 가져오곤 했다. 맞벌이를 하는데다가 워낙 어머니 음식 솜씨가 좋아 남편도 즐겨 먹는 듯했고, 친정이 멀지 않아 가끔 저녁을 먹고 남편이 올 때까지 기다렸다가 가곤 했는데 어느새 부턴가 남편이 잔소리를 하기 시작했다.

 

여기서 아내가 잘못한 것은 무엇일까? 바로 부모님에게서 독립하지 못했다는 점이다. 신간 ‘일하는 당신을 위한 결혼설명서’(오쓰카 하사시 저, 부키, 2013)는 결혼 전 상대방이 배우자로 적합한 사람인지를 판단할 때 ‘부모에게서 독립한 사람인지를 확인하라’는 점을 상기시키고 있다. 부모에게 의존적인 사람이 결혼했다고 해서 어느 순간 독립적이어지거나 소위 말하는 ‘철 드는’ 게 아니라는 것이다. 

 

주의할 것은 부모에게 독립했다는 게 부모에게 관심을 덜 가지거나, 부모와 자신을 별개라고 생각해 부모를 등한시하는 불효를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는 점이다. 부모에게 독립했다는 것은 정서적, 경제적으로 자신이 주체가 돼 자신의 삶을 꾸리고 문제를 극복할 줄 아는 것을 의미한다.

 

저자는 “배우자와 그 부모의 관계는 결혼 전에는 의외로 잘 알 수 없는 일이어서 후회거리가 되기 쉽다. 결혼 전에는 얼핏 보면 부모를 소중히 여기는 것으로 비치기 때문에 결혼 후에 그렇지 않음을 알게 되면 놀라고 불만이 쌓이는 것이다”라며 결혼 전 배우자가 부모와 어떤 관계를 유지하고 있는지 잘 살펴보라고 조언한다.

 

그렇다면 A와 A의 남편은 앞으로 어떻게 문제를 해결해야 할까? 남편의 입장에서는 결혼해서 꾸린 우리 가정의 주체로서 아내가 행동했으면 하는 마음이 있고, A 입장에서는 부모님과 계속 커뮤니케이션을 유지하면서 자신도 편히 지내고 싶은 마음이 있으니 그 간격은 쉽게 좁히기 어려울 것이다. 저자는 이런 경우 ‘물리적으로 사는 장소를 바꾸라’고 귀띔한다.

 

“남편이 해외 근무나 전근을 가 가족이 사는 장소를 옮겨 살게 되면 익숙하지 않은 장소에서 생활하며 가족의 유대감이 깊어지는 것을 볼 수 있다. 전근까지는 아니더라도 부모에게서 먼 곳으로 이사를 가면 자연스럽게 A의 심경에도 변화가 생길 수 있다. 또, 두 사람이 공통된 체험을 하거나 함께 위기를 극복하는 계기를 겪으면 부모로부터 독립하는 계기가 된다.”

 

A같은 경우뿐 아니라 부모에게 경제적 독립을 하지 못해 주기적으로 용돈을 받는 배우자, 집안 대소사나 자신이 결정해야 할 사건이 생겼을 때 혼자서 결정하지 못하고 부모님의 결정을 바라는 배우자도 부모에게 독립하지 못한 케이스이다.

 

이런 경우에는 상대방의 자존심을 상하게 하거나, 무능력하게 느끼게 하는 일들이 쉽게 벌어져 부부 사이의 갈등과 틈을 만들어 낼 수 있다. 저자는 “결혼이란 사회 계약이다. 상대를 공경하며 도울 것을 맹세하고 결혼했으므로 누구보다 상대방을 우선하는 결정을 내려야 한다”고 말하고 있다.

 

배우자와 이 문제를 대화로 해결하려고 하면 오히려 싸움을 만들 수 있다. 본인에게는 민감하고, 정체성을 건드리는 문제이기 때문에 직접적으로 이야기를 나누면 잘 풀리기보다는 상대의 화를 돋울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런 경우에는 앞에 설명한 물리적인 이동처럼 간접적인 상황을 노리는 게 좋다.

 

저자는 “부모에게 의존한다는 것은 완전히 자립한 개인이 도지 못했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한편으로는 어딘가 배우자를 신뢰하지 못하는 부분이 있어서 일 수 있다”고 지적하며 두 사람이 함께 신뢰를 쌓을 수 있는 계기를 만들어 가라고 책을 통해 권면하고 있다.

 

“부모에게 의지하지 것 자체가 나쁜 일은 아니지만 함께 ‘성공 체험’을 쌓아 감으로써 부부는 가족이 되어 간다. 부부는 처음부터 가족이었던 것이 아니라 가족이 되어 가는 것이다. 과도한 부모 의존은 가족이 되는데 방해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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