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배로 힘들어도 네 배로 행복한 쌍둥이
두 배로 힘들어도 네 배로 행복한 쌍둥이
  • 김은실 기자
  • 승인 2015.05.08 19:3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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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둥이맘 인터뷰] 쌍둥이 자매 키우는 진지영 씨

【베이비뉴스  김은실 기자】

 

쌍둥이 자매를 키우는 진지영 씨를 만났다. 진 씨와 진 씨 어머니가 쌍둥이를 나란히 안고 앉았다. 이기태 기자 likitae@ibabynews.com ⓒ베이비뉴스
쌍둥이 자매를 키우는 진지영 씨를 만났다. 진 씨와 진 씨 어머니가 쌍둥이를 나란히 안고 앉았다. 이기태 기자 likitae@ibabynews.com ⓒ베이비뉴스


임신을 준비한 지 반년. 어째서인지 아이가 생기지 않았다. 당시 진지영 씨는 28세, 남편은 30세로 나이가 많은 편도 아니었다. 병원에서도 원인을 찾지 못해 답답했다. 인공 수정, 시험관……. 꾸준히 병원에 다니며 노력했다.


마음고생을 하며 애쓴 지 1년을 훌쩍 넘기고서야 임신에 성공했다. 올해 6월로 만 5개월이 되는 김소은·나은 자매는 그렇게 낳은 귀한 딸들이다. 어렵게 얻은 쌍둥이의 이야기를 들으러 7일 오후 2시 인천 계양구 효성동에 있는 진 씨의 집을 찾았다.


◇ 쌍둥이 출산, 전쟁의 시작


"처음에 쌍둥이라고 했을 때 걱정이 앞섰어요."


쌍둥이를 낳는 게 유행이라지만 진 씨는 아이가 둘이란 소식이 막막했다. 맞벌이 부부라 두 아이를 동시에 기르기란 만만치 않을 터였다. 두려움과 기대 속에서 진 씨 부부는 차분히 쌍둥이를 맞을 준비를 했다. 


임신 9주차에 회사를 휴직하고 출산을 준비했다. 집은 본래 살던 주택에서 아파트로 옮겼다. 쌍둥이를 데리고 이동하려면 아파트가 편했기 때문이다. 임신 기간 내내 몸이 좋지 않아 병원을 오가며 치료받았지만 다행히도 건강하게 아이들을 낳았다.


아이를 낳은 뒤로는 육아 전쟁이 시작됐다. '두 아이를 동시에 돌봐야 한다'는 불가능한 임무와 매일 싸웠다. 한 녀석이 젖을 물면 먼저 먹은 녀석은 소화를 못 해 토하곤 했다. 한 녀석을 안으면 다른 아이는 안을 수 없었다. 그때마다 미안함이 몰려들었다. 요즘 엄마들은 다 만든다는 성장앨범은 진작 포기했다. 


국가의 지원을 받아 도우미를 고용하고 싶었지만 자격 제한 때문에 하지 못했다. 남편은 딱 한 달만 회식에서 빠질 수 있었다. 갓 태어난 쌍둥이 자매에게 사회는 딱히 도움을 주지 못한 셈.  


◇ 쌍둥이 가정은 가족의 도움이 필수


고맙게도 진 씨의 가족은 육아에 팔 걷고 나서준다. 한 달만 도와주겠다고 집에 온 친정어머니는 지금까지 머물며 육아를 돕는다. 진 씨의 어머니는 인터뷰 내내 소은이와 나은이를 번갈아 안으며 돌봤다.


주말에는 남편이 나서 아이들을 챙긴다. 아이를 다루기 조심스러워 손톱 하나 깎는 데도 땀 뻘뻘 흘리며 쩔쩔매는 남편이지만, 육아를 마다하지는 않는다.


"쌍둥이는 가족이 도와주지 않으면 기르기 너무 힘들어요. 다른 건 아무 것도 못하고 홀로 육아에만 매달리는 '독방 육아' 신세가 되죠. '전적으로 육아에 참여하는 아빠'가 쌍둥이 가정에 필수조건이라는 말도 있잖아요."


쌍둥이는 모든 비용이 두 배로 든다는 점도 부담이다. 인형 하나도 동시에 사서 줘야 한다. 그러나 쌍둥이를 위한 물품이나 서비스는 찾기 어렵다. 진 씨는 조금이라도 저렴하게 물건을 사려고 매일 인터넷 쇼핑몰을 찾는다.


"기저귀나 분유는 1+1 같은 행사가 있어서 그나마 낫지만, 카시트나 아기띠 같은 건 따로 하나씩 사야 하니 부담이 커요."


진 씨는 친정어머니의 도움을 받으며 쌍둥이 자매를 키우고 있다. 이기태 기자 likitae@ibabynews.com ⓒ베이비뉴스
진 씨는 친정어머니의 도움을 받으며 쌍둥이 자매를 키우고 있다. 이기태 기자 likitae@ibabynews.com ⓒ베이비뉴스


◇ 쌍둥이가 왜 좋냐고요? 그냥 예쁘잖아요!


엄마 얘기를 알아들은 걸까. 나은이가 입으로 큰 소리를 내며 엄마를 바라본다.


"그래, 우리 나은이도 말하고 싶었구나? 말하고 싶었어요~."


나은이를 쳐다보는 진 씨의 얼굴에 거짓말처럼 미소가 번진다. 육아의 고통이니, 경제적 부담이니 해도 아이를 보면 걱정은 기억 저 멀리로 밀려나는 모양이다.


"원래 애들이 새벽에 한 번씩 깨요. 세 시간 이상 자본 적이 없어요. 그런데 며칠 전에 나은이가 다음날 아침까지 깨지 않고 자더라고요. 그러더니 혼자 깨서는 놀고 있었어요. 울지도 않고 잘 있는 모습을 보면서 언제 이렇게 컸나 싶어 울컥하더라고요."


작기만 한 아이들이 조금씩 성장하는 모습을 볼 때 진 씨는 최고로 행복하단다. 아니, 사실은 둘이 있는 모습을 보기만 해도 좋은 모양이다. 사진을 보여주며 연신 "둘이 있는 거 보면 귀엽잖아요. 귀엽지 않아요?" 하는 걸 보니.


◇ 평생 친구가 있어서 든든해요


진 씨에게도 언니가 있다. 아들 둘은 낳은 언니는 말로 표현하지는 않아도 물건을 물려주는 등 조용히 진 씨에게 힘을 보탠다. 자매가 인생에서 어떤 의미인지 경험했기에 쌍둥이를 보면 뿌듯하기도 하다.


"평생 가는 친구가 있는 거잖아요. 우리 아이들은 학교에서 왕따를 당해도 쌍둥이가 있으니 안심되죠. 어두운 뱃속에서도 혼자가 아니라 둘이니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진 씨는 1분 차이로 태어난 두 아이를 굳이 언니, 동생으로 나누어 키우지 않을 요량이다. 친구처럼 나란히 걷도록 키우려 한다.


"나중에 애들이 더 크면 온 가족이 옷을 맞춰 입는 패밀리룩을 해보고 싶어요. 지금도 옷을 맞춰서 사고요."


아이들과 예쁜 옷을 맞춰 입을 생각에 즐거워하는 진 씨. 쌍둥이는 고생도 기쁨도 배로 줘서 키울 만한가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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