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누라가 듣기 싫은 표현이라고?
마누라가 듣기 싫은 표현이라고?
  • 웨딩뉴스팀 김고은 기자
  • 승인 2014.04.04 09: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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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누라, 임금이나 왕후에 높여 부르던 극존칭

【베이비뉴스 웨딩뉴스팀 김고은 기자】

 

‘마! 누라!’

 

마누라가 경상도 방언을 과격하게 비꼬아 아내를 낮잡아 부르는 표현이라는 우스갯소리 때문일까. 어쩐지 마누라라는 표현은 아내들에게 썩 반갑게 느껴지지 않는 호칭이다. 팔불출 마냥 우리 아내, 우리 아내 하고 다니는 소수의 부드러운 남편들과 비교가 돼서 그런 걸지도 모르겠다. 그래도 ‘님’ 자 붙여 떠받들어 달라는 것도 아닌데 아내나 안 사람 같은 호칭을 두고 마누라라고 불리는 게 야속하다는 아내들이 있다.

 

마누라라는 호칭이 오해로 뒤범벅된 과정을 정확히 알 수는 없지만, 확실한 건 옛 마누라들이 요즘 사람들이 받아들이는 마누라라는 표현에 대해 들으면 경을 칠지도 모른다는 것이다. 국어사전에는 마누라를 중년이 넘은 아내를 허물없이 이르는 말 또는 중년이 넘은 여자를 속되게 이르는 말이라고 표기돼 있는데, 어원을 따져보면 결코 편하게 부를 수 있는 호칭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국립국어원에 따르면 마누라의 어원은 ‘마노라’로, 임금이나 왕후에게 가장 높여 부른 극존칭이었다. 높일 사람이 남자든 여자든 상관없이, 부르는 사람도 성별에 구분 없이 부르던 단어였다.

 

그런데 이 극존칭이 어쩌다 아내를 하대하는 투로 바뀌게 됐을까. '21세기 세종계획 누리집'은 그 시기를 19세기 말 이후로 보고 있다. 그 시기 마누라라는 말이 처(妻)의 의미로 쓰이기 시작했다는 것.

 

짐작하자면 남편을 영감이라고 부르는 것처럼 마누라도 예의 그 의미가 서민들에게 일반화되며 변형됐다고 볼 수 있다. 영감도 본래는 정삼품 이상 종이품 이하의 관원을 부르는 호칭이다가 일반인들이 쓰기 시작하면서 남편을 지칭하는 말로 바뀐 것이라, 당시 극존칭이던 마누라는 아내를 부르는 표현으로 자리 잡게 됐다는 설명이다.

 

지금처럼 경멸적 느낌까지 들게 된 건 오늘날 높은 계급의 사람을 아랫사람이 나쁜 감정을 섞어 깎아내려 말하는 것과 비슷한 이유라고 설명할 수 있다.

 

'21세기 세종계획 누리집'은 ‘역사적으로 특수 사회에서 쓰던 호칭을 일반화할 때는 조소적 감정, 풍자적 감정을 개입하는 경우가 많았다’고 설명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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