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짐승 젖인 분유는 불량음식 중 으뜸"
"짐승 젖인 분유는 불량음식 중 으뜸"
  • 정가영 기자
  • 승인 2014.04.18 11:4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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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근 이화여대 명예교수 "반드시 모유 먹여라"

【베이비뉴스 정가영 기자】

 

17일 오후 서울 종로구 옥인도 종로구보건소에서 유니세프 한국위원회가 진행한 '임산부 모유수유 교실'에 참가한 한 임산부가 강사의 말에 귀를 기울이며 메모를 하고 있다. 이기태 기자 likitae@ibabynews.com ⓒ베이비뉴스
17일 오후 서울 종로구 옥인도 종로구보건소에서 유니세프 한국위원회가 진행한 '임산부 모유수유 교실'에 참가한 한 임산부가 강사의 말에 귀를 기울이며 메모를 하고 있다. 이기태 기자 likitae@ibabynews.com ⓒ베이비뉴스

 

“아기에게 젖을 수시로 먹이면 얕게 먹고 빼기 때문에 안 좋대요. 또 수유 시간 간격을 충분히 둬야 아기가 푹 잔다고 하는데 맞나요?”

 

“모유를 잘 나오게 하려면 32주 전부터 가슴과 유두를 마사지해야 한다고 합니다. 조산기가 있어서 걱정인데, 마사지를 해야 할까요?”

 

“산후조리원을 예약했는데, 거기서 밤에는 산모가 자야 몸이 회복된다고 하더라고요. 그럼 밤중 수유는 못할 텐데요, 괜찮나요?”

 

17일 오후 서울 종로구 종로구보건소 1층 강의실. 출산을 앞둔 예비 엄마들은 이날 유니세프 한국위원회가 개최한 ‘모유수유 교육’에 참가해 강사로 나선 이근 이화여자대학교 의과대학 명예교수에게 평소 모유수유에 대해 갖고 있었던 궁금증들을 쏟아냈다. 모유수유 교육은 유니세프한국위원회가 엄마 젖의 우수함과 올바른 수유방법을 알려주고자 꾸준히 전개하고 있는 교육이다.

 

모유수유가 중요하다는 사실을 모르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하지만 갖가지 육아 정보가 홍수처럼 넘치는데도 모유수유에 대한 정확한 정보를 접하긴 어렵다. 모유수유의 중요성을 알려주는 부모교육 기회도 많지 않다. 이날 모인 예비 엄마들은 모유수유에 대한 구체적인 정보를 얻고 모유수유를 실천하고자 하는 마음이 간절했다.

 

이 교수는 “우리들이 가장 기억해야할 건 모유를 먹인 아이들이 똑똑하다는 사실이다. 짐승 젖인 분유를 먹이면 엄마 젖보다 아이의 지능이 떨어질 수 있다. 왜 송아지한테 딱 맞는 짐승 젖을 사람에게 먹이느냐? 엄마 젖을 아기에게 먹이는 일은 국가적인 차원으로 진행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교수는 미국에서 소아과, 소아정신과 의사로 10년을 지냈으며, 이후 한국에서는 30년간 이화여대 의과대학 교수로 재직해왔다. 또한 WHO와 유니세프의 ‘모유수유의 실제와 정책’ 코스를 수료하고, 유니세프한국위원회의 ‘아기에게 친근한 병원 만들기 위원회’ 위원장을 역임하는 등 20여 년간 모유수유 운동을 해오고 있다.

 

이 교수는 모유수유의 성공 비법은 무조건 엄마 젖을 빨리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교수에 따르면 먼저 출산 후 한 시간 이내에는 아기를 엄마 가슴에 올려놓고 아기가 한번이라도 젖을 빨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이 부분은 꼭 병원에서 진행될 수 있도록 산부인과 의사에게 미리 약속을 받아야 한다.

 

또 한 가지 중요한 것은 고무 젖꼭지는 절대로 물리지 않는 것. 이 교수는 “누가 젖병이랑 젖꼭지를 선물해주면 ‘이 사람이 우리 아이를 해치려고 할지 모른다’고 생각하라. 집에는 젖병, 젖꼭지, 공갈젖꼭지를 절대 놔두지 말라”고 경고했다.

 

고무 젖꼭지를 한번이라도 물어본 아기는 엄마 젖꼭지를 거부하게 되는데, 이를 ‘유두혼동’이라고 한다. 아기들은 굉장히 예민하다. 엄마 젖꼭지를 빨 때는 혀를 사용하고 근육도 많이 움직여야 한다. 반면 고무 젖꼭지는 큰 노력을 들이지 않아도 잘 빨리니 고무  젖꼭지를 경험한 아기들이 엄마 젖꼭지를 거부하게 되는 것이다.

 

모유수유를 성공하기 위해선 하루 8~12회 수유하는 게 좋은데, 시간을 정해놓고 먹이지 말고 아기가 먹자고 할 때 먹이는 게 중요하다. 양쪽 유방을 번갈아 빨리는 게 좋다.

 

무엇보다 잘못된 육아 정보들이 엄마들의 모유수유를 가로막고 있다. 엄마들이 모유수유를 앞두고 걱정하는 부분은 모유 부족, 함몰유두, 젖몸살(유방 울혈) 등이 대표적이다. 하지만 이 모든 문제와 걱정은 젖을 물리면 모두 해결된다는 게 이 교수의 조언이다.

 

이 교수는 “걱정하는 문제들의 이유는 모두 충분히 아기가 빨지 않았기 때문이다. 모유는 아기가 계속 빨고 젖을 비우면 저절로 젖양이 늘어난다”며 “함몰유두의 경우 아기가 계속 빨면 몇 주 사이 젖꼭지가 나온다. 아기가 함몰유두를 고쳐주는 것이다. 젖꼭지가 어떻게 생긴 건 중요하지 않다”고 설명했다.

 

또한 “젖몸살이 온다는 건 지금 모유수유가 정상적으로 이뤄지지 않는다는 것으로, 젖이 제대로 비워지지 않기 때문”이라며 “처음부터 아기에게 젖을 물리고 젖을 비우게 하면 젖몸살은 오지 않는다. 젖 도는 느낌이 있을 때까지 기다리지 말고 수시로 빨리는 게 마사지보다도 효과적”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 교수는 “짐승 젖인 분유는 불량음식 중에서도 으뜸이고 국가의 장래를 망치는 음식이다. 산후조리원을 결정할 때도 분유를 먹이는 곳 말고, 24시간 모자동실을 운영하는지, 모유수유전문가가 있는지, 모유성공률이 얼마나 되는지를 알아야 한다”고 전했다.

 

특히 이 교수는 “밤중수유를 하면 안된다는 둥 하는 산후조리원은 당장 취소하라. 아기가 원하는대로 해줘야 한다. 신생아 때는 특히 분유 한 방울도 먹여선 안 된다. 모유수유가 힘들다고 한다면 대체 아기는 왜 가졌느냐”며 “직장생활을 하면서도 모유를 먹일 수 있다. 며느리도 직장생활로 14시간 떨어져 있어도 3살 넘을 때까지 완모했다”고 설명했다.

 

이 교수는 끝으로 “선배 엄마들의 잘못된 정보를 조심해야 한다. ‘나는 이제 아기 엄마가 된다’는 좋은 생각만 하면서 육아가 연애보다 좋다는 마음으로 육아를 즐겼으면 한다. 모두 모유수유를 성공할 수 있다”고 거듭 강조했다.

 

이날 교육에 참가한 예비 엄마들은 모유수유에 대한 확신을 얻었다. 첫 아이를 26개월간 모유수유하고, 둘째 아이를 가진 박은주(32) 씨. 그는 “첫째 때는 육아에 대한 지식 없이 그냥 모유수유가 좋다니까 직장을 다니면서도 유축해서 꾸준히 먹였다. 근데 둘째 갖고는 오히려 접하는 정보들이 많아서 더 헷갈렸다. 가는 곳마다 모유수유에 대한 얘기가 다르더라”며 “하지만 교육을 들으니, 그냥 내가 했던 대로 하면 될 것 같다. 주변에서 만류하는 방법이 모유수유를 더 권장하는 방법이라는 걸 알게 돼서 좋다”고 말했다.

 

이날 교육에서 예비 아빠 중 유일하게 참가한 박재동(32) 씨는 “시간이 맞아 아내 대신 왔다. 임신 6개월이라 모유수유 관련 책들을 찾아봤는데, 책으로 봐서는 잘 모르겠어서 왔는데, 교육을 들으니 모유수유를 해야 한다는 확신이 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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