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정은 영유아기 인성교육의 출발점
가정은 영유아기 인성교육의 출발점
  • 기고 = 권혜진
  • 승인 2014.07.14 15: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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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는 자녀 행동의 가이드라인이자 거울

[한국보육진흥원-베이비뉴스 공동기획] 좋은 부모, 배우는 부모

 

부모는 아이들의 거울이다. 아이들이 훌륭하게 자라주길 바란다면, 부모부터 바뀌어야 한다. 좋은 부모가 되기 위해서는 끊임없는 노력이 필요하다는 것은 두말할 나위가 없다. 좋은 부모가 되려고 노력하는 이들을 위해 사회적 관심과 제도적 지원도 뒷받침돼야 한다. 베이비뉴스는 보육정책 집행기관인 한국보육진흥원과 함께 ‘좋은 부모, 배우는 부모’ 공동기획을 시작한다. 부모교육이 얼마나 중요한지 짚어보고, 부모들에게 꼭 필요한 게 무엇인지 살펴보고자 한다. 국내외 석학 및 보육정책 전문가, 부모교육 전문가, 현장의 어린이집 교사들의 목소리를 들어보자.

 

[특별기고] 권혜진 나사렛대학교 아동학과 교수

 

부모는 자녀가 미래사회를 이끌어 갈 21세기 글로벌 인재로 성장하길 기대한다. 하지만 창의적이고 유능한 능력만으로 진정한 미래인재로서의 역량을 발휘하기에는 불완전하다. 즉 창의적 인재가 국가 경쟁력의 핵심이 되고 사회에 대한 영향력을 바르게 행사할 수 있으려면 도덕적 품성이 바탕이 돼야 한다.

 

자신의 역량을 키워나가고 그 역량을 사용하는 데 있어서 도덕적 품성이 바탕이 되지 않는다면 그 능력은 자기 자신, 타인, 나아가 사회와 국가를 위해 바르게 사용될 수 없다. 이러한 시대적, 사회적 요구를 반영해 최근 교육부는 교육개혁의 목표와 지향점으로 ‘더불어 살 줄 아는 인재’ 양성을 제시하고 있다. ‘품성을 갖춘 인재’가 교육개혁의 목표가 될 수밖에 없는 것은 그 만큼 현재 아동, 청소년에게 있어 인성교육이 시급하다는 반증일 것이다.

 

현실을 한 번 돌아보자. 최근 한 조사에서 응답한 교사의 52%가 ‘아동 간 따돌림이나 배척 행동을 보이는 아동이 있다’고 응답했다. 놀랍게도 이 응답은 초중고 교사가 아니라 유치원과 어린이집 교사에게서 나온 것이다.

 

이러한 조사결과가 의미하는 바는 아동의 행동문제가 매우 어린 나이 때부터 나타난다는 것이며, 그 연령은 점점 더 어려지고 있다는 점이다. 유아는 초중학교 학생에 비해 또래에 대한 동조현상이나 매스미디어 영향을 상대적으로 적게 받으므로, 행동의 중요한 준거는 자신과 주로 상호작용하는 부모나 교사의 태도, 말, 행동이 된다.

 

부모의 가치와 태도, 행동이 자녀에게 영향을 준다는 것에 대해선 이미 여러 학자가 다양한 이론적 접근을 통해 밝힌 바 있다. 프로이드는 부모의 가치 기준을 내면화하는 과정에서 자녀의 초자아 즉 양심 발달이 된다고 말했다. 부모가 적절한 행동에 대한 가이드라인을 제시해주는 것은 자녀에게 심리적 안전감을 주고, 부모가 자녀에게 선택권을 주는 것이 자율성을 길러주는 좋은 양육방법이라 생각한다. 그러나 선택권이 자녀의 발달수준에 맞게 주어졌을 때만 자녀의 자율성을 길러줄 수 있다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부모가 지나치게 허용적일 경우 자녀는 행동의 한계를 알기 어렵기 때문에 불안해지고 과잉행동이나 공격적 행동을 하게 된다. 따라서 예절, 습관, 질서, 공중도덕과 같은 규칙을 지켜야 할 때는 자녀의 자율에 맡기기보다는 부모가 권위를 갖고 자녀의 행동에 대한 한계를 제시해주는 것이 필요하다.

 

또한 부모는 아이가 아직 어려서 규율을 가르치기 어렵다고 생각할 수 있다. 하지만 아이가 배변훈련을 하기 시작했다면 아이는 사회적으로 받아들여지는 행동이 있고 그렇지 못한 행동이 있다는 것을 인식하기 시작했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러니 이때부터 자녀가 사회적으로 받아들여지는 행동의 기준이 있다는 것을 익힐 수 있도록 천천히 반복해서 알려줘야 한다.

 

반두라(Albert Bandura)와 같은 사회학습 이론가들은 착한 행동에 대한 부모의 칭찬이 좋은 행동을 지속하게도 하지만 부모의 좋은 행동을 자녀가 관찰하는 것만으로도 자녀는 부모와 같은 행동을 하게 될 가능성이 높아진다고 했다. 부모에게 칭찬받기 위해 착한 행동을 한 경우 부모의 칭찬이 착한 행동을 하게 만드는 외적 동기가 되므로, 부모의 칭찬이 없거나 부모가 보고 있지 않으면 그 행동을 하지 않게 될 가능성이 높아진다.

 

반면 부모가 다른 사람들을 돕고 배려하는 모습을 본 자녀가 부모와 같은 행동을 하게 되는 것은 자녀가 부모의 행동을 매력적이고 따라할 만한 가치가 있는 행동으로 선택했다는 것을 의미한다. 따라서 자녀는 부모의 행동을 자기 스스로 가치 있는 행동으로 내면화했기 때문에 그 행동을 반복하고 지속할 가능성이 그만큼 높아진다.

 

자녀의 부모에 대한 관찰학습은 비단 바람직한 행동에 대해서만 이뤄지는 것이 아니다. 2살 무렵의 딸아이와 외출하던 한 엄마는 아파트 현관문을 나서는데 목에 가래가 생겨서 아파트 화단에 가래를 뱉었다고 한다. 그런데 그 다음날부터 아이는 그 화단 부근을 지나면 꼭 화단에 침을 뱉는 흉내를 냈다는 것.

 

자녀를 길러본 부모라며 이런 에피소드는 무수히 많이 경험했을 것이다. ‘아이 앞에서는 숭늉도 못 마신다’는 옛말 그대로다. 자녀에게는 부모만큼 강력한 모델링 상대는 없으므로 부모의 일거수일투족을 관찰하고 알게 모르게 모방하게 된다. 따라서 자녀가 바르게살기 원한다면 부모가 바르게 말하고 행동하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이다.

 

부모가 자녀에게 매력적인 모델이 되려면 자녀와 좋은 관계를 맺어야 한다. 부모-자녀 간 좋은 관계가 형성됐을 때 부모의 말과 행동은 자녀의 인성 교과서가 된다. 자녀는 부모를 보면서 신뢰, 존중, 책임감, 공정성, 시민의식과 배려를 배운다. 자녀는 부모와의 바람직한 대화를 통해 타인과의 소통법을 배우게 되며, 자녀를 존중하는 부모의 의사소통은 자녀의 자존감을 높이고, 공평하고 합리적인 사고를 증진시키며 책임감을 길러준다. 이러한 경험은 자녀가 타인과 관계를 맺을 때 그대로 적용된다.

 

자녀가 미래사회를 이끌어 갈 21세기 글로벌 인재로 성장하길 기대한다면, 자녀가 ‘품성을 갖춘 인재’가 되도록 이끌어주자. 부모는 자녀 행동의 가이드라인이자 거울이다. 그 출발은 가정에서부터 시작된다.

 

◇ 권혜진 나사렛대학교 아동학과 교수 프로필

 

- 주요약력 : 서울대학교 가정대학 가정관리학과 졸업
                 서울대학교 가정대학원 아동가족학과 졸업(가정학 석사)
                 서울대학교 생활환경대학원 아동가족학과 졸업(생활과학 박사)

                 전 서울대학교 부속어린이집 영아반교사
                 전 하이닉스 어린이집 원장
                 전 서울대학교 부속어린이집 부원장
                 전 나사렛대학교 아동학과 겸임교수
                 현 나사렛 대학교 아동학과 전임교수

 

- 저서 : 부모교육(2010), 영유아수과학 지도(2010), 보육과정(2013) 공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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