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비뉴스 오진영 기자】
성인 10명 중 6명은 황혼 육아가 늘어나고 있는 사회 현상과 관련해 조부모가 아니라 국가에서 육아를 책임져야 할 것이라는 생각을 갖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시장조사전문기업 마크로밀엠브레인의 트렌드모니터(trendmonitor.co.kr)가 전국 만 19세 이상 성인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황혼육아 관련 설문조사를 실시했다고 4일 밝혔다.
조사 결과, 맞벌이 부부의 자녀를 양가 중 한 쪽 부모가 양육하는 것을 자연스럽게 바라보는 인식(38.3%)이 이에 동의하지 않는 의견(26.1%)보다 많은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황혼육아’를 어쩔 수 없는 현상으로 받아들이는 것으로, 특히 남성(35.6%)보다는 여성(41%)이, 미혼자(30.3%)보다는 기혼자(43.7%)가 맞벌이를 할 경우에는 조부모의 손주 양육이 자연스럽다고 바라보는 인식이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연령이 높을수록 이에 동의하는 의견이 많아(20대 29.6%, 30대 31.2%, 40대 37.6%, 50대 54.8%), 자식의 어려운 사정을 외면하기 힘든 ‘부모의 마음’도 드러났다.
◇ ‘부모님께서 손주를 돌봐 주시는 것 당연하다’는 인식은 8.4%로 낮아
3명 중 1명(33.8%)은 요즘에는 황혼육아가 ‘대세’라는 의견을 내비치기도 했다. 역시 연령이 높을수록 황혼육아가 대세라는 데 동의하는 경향(20대 18.4%, 30대 31.6%, 40대 37.6%, 50대 이상 47.6%)이 강했다.
연세 드신 부모님께서 손주를 돌봐 주시는 것을 당연하게 바라보는 시각은 전체 8.4%에 불과했다. 그러나 자녀를 돌봐줄 친가나 외가가 없다면 아예 맞벌이를 하지 않는 것이 낫다는 의견이 44.9%(비동의 25.8%)에 이를 만큼 현재 ‘육아문제’를 둘러싼 우리 사회의 고민과 부담이 상당히 크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특히 육아에 대한 고민이 가장 많을 시기인 30대(51.2%)와 40대(48%)의 공감대가 큰 편이었다.
◇ ‘부모님이 양육시 적절한 보상을 해드려야 한다’ 91.9%가 동의
황혼육아 증가의 또 다른 배경으로는 자녀를 믿고 맡길 수 있다는 점도 작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 응답자의 78.2%가 전문육아도우미보다는 친가나 외가에서 자녀를 돌봐주는 것이 좀 더 마음 편할 것이라는 인식을 가지고 있었으며, 아이를 돌봐줄 수 있는 부모님이 계신다는 것은 부러운 일이라는 데도 10명 중 8명(80.1%)이 공감했다.
다만 부모님이 맞벌이 부부의 자녀를 양육해주실 때는 적절한 보상을 해드려야 한다는 의견에는 대부분(91.9%)이 동의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반면 경제적인 보상 없이도 부모님께서 손주를 돌봐주시는 것이 당연하다고 생각하는 응답자는 10명 중 1명(10.2%)에 지나지 않았다.
◇ ‘연세 드신 부모님이 아닌 국가가 아이들을 돌봐야 한다’ 60.9%가 지적
전체 10명 중 6명(60.9%)은 연세 드신 부모님이 아닌 국가가 아이들을 돌봐야 한다는 의견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여성(65.2%)과 30대(68.8%), 40대(64.8%) 응답자의 공감대가 큰 편이었다.
자녀 양육에 대한 문제와 그에 따른 황혼 육아의 증가가 개인의 문제가 아닌 국가차원에서 해결해야 할 중대한 문제라는 인식이 큰 것으로 해석된다. 더 나아가 노인세대보다는 영유아에 대한 국가적인 지원이 더 필요하다는 데 동의하는 의견도 56.3%로 나타났다. 역시 30대(62%)와 40대(61.6%)의 동의율이 상대적으로 높은 편이었다.
◇ 황혼육아의 적절한 기간은 ‘자녀 나이 만 1~3세 때까지’가 46% 차지
황혼육아의 적절한 기간에 대해서는 자녀 나이가 만 1~3세 때까지(46%, 중복응답)라는 의견이 가장 많았다. 그 다음으로 만 4~5세(37.6%), 만 6~7세(26.7%), 초등 저학년(23.1%) 순이었다.
다만 유자녀 기혼자들은 초등 저학년(30.7%)까지 황혼육아를 기대하는 바람이 상대적으로 더 많은 반면, 미혼 및 무자녀 기혼자는 만 1~3세(54.5%)까지만 조부모가 돌봐주면 된다는 의견이 많아, 현재 ‘자녀’가 있는 지의 여부에 따라 황혼육아에 대한 기대치도 다른 것을 알 수 있다.
◇ 가장 선호하는 위탁 양육자 ‘외가 부모님’이 51.5%로 1위
자녀의 양육을 제 3자에게 맡길 때 가장 선호하는 위탁 양육자는 외가 쪽 부모님(51.5%)이었으며, 친가 쪽 부모님(30%), 전문육아도우미(15.9%) 순으로 그 뒤를 이었다.
자녀를 제3자에게 위탁할 시 가장 크게 우려되는 부분은 대상자의 특성에 관계없이 엄마가 직접 양육하지 않을 때 나타날 수 있는 자녀의 ‘애정결핍’ 문제(직접 자녀 양육하는 기혼자 65.5%, 자녀 위탁 양육하는 기혼자 64.9%, 향후 자녀 양육 위탁 의향자 68.2%, 향후 자녀 양육 위탁 비의향자 72.2%, 중복응답)인 것으로 조사됐다
◇ 84.2%가 부모님께 양육비 지급…60만 원 미만 가장 많아
자녀를 둔 기혼자들은 ‘엄마’가 직접 자녀를 양육하고 있는 경우(79.6%)가 대부분이었다. 외가 쪽 부모와 친가 쪽 부모에게 자녀를 맡기고 있는 응답자는 각각 7.9%, 6.8%였으며, 전문 육아도우미를 이용한다는 응답은 1.8%에 그쳤다.
현재 자녀의 양육을 부모에게 맡기고 있는 응답자의 78.9%가 ‘황혼 육아자가 스트레스를 받고 있을 것 같다’고 평가했으나, 함께 살지를 묻는 질문에는 38.6%만이 합가 의향을 드러냈다.
또한 84.2%가 부모님께 양육비를 지급하고 있었으며, 보통 60만 원 미만(50~59만 원 21.1%, 40~49만 원 12.3%, 30~39만 원 14%, 29만 원 미만 12.3%)의 금액을 드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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