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날 우리는 왜 이렇게 가벼워진 것일까?
오늘날 우리는 왜 이렇게 가벼워진 것일까?
  • 기고 = 이재인
  • 승인 2014.10.15 12: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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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인 원장 “인성교육의 전통 되살려야”

[한국보육진흥원-베이비뉴스 공동기획] 좋은 부모, 배우는 부모 

 

부모는 아이들의 거울이다. 아이들이 훌륭하게 자라주길 바란다면, 부모부터 바뀌어야 한다. 좋은 부모가 되기 위해서는 끊임없는 노력이 필요하다는 것은 두말할 나위가 없다. 좋은 부모가 되려고 노력하는 이들을 위해 사회적 관심과 제도적 지원도 뒷받침돼야 한다. 베이비뉴스는 보육정책 집행기관인 한국보육진흥원과 함께 ‘좋은 부모, 배우는 부모’ 공동기획을 시작한다. 부모교육이 얼마나 중요한지 짚어보고, 부모들에게 꼭 필요한 게 무엇인지 살펴보고자 한다. 국내외 석학 및 보육정책 전문가, 부모교육 전문가, 현장의 어린이집 교사들의 목소리를 들어보자.

 

[특별기고] 이재인 한국보육진흥원 원장

 

세월호 침몰 이후 우리 사회 곳곳에서 인간성 부재를 한탄하는 목소리가 끊임없이 흘러나오고 있다. 외형은 성장해도 내실이 비었음을 보여주는 이 사건 때문에 입시위주 지식교육의 민낯이 속절없이 드러난 셈이다. 너무 경쟁과 성공만을 지상과제로 삼아 학교나 가정 모두가 일류학교 입학만을 목표로 하는 상황에서 어떻게 ‘인격을 갖춘 인재양성이 가능하겠는가’라는 반성이 자못 진지하다.

 

그러나 알고 보면 우리 대한민국은 과거로부터 인성교육의 전통이 매우 강한 나라였다. 근대적 보편교육의 체계를 갖추기 이전에 우린 이미 마을마다 교육기관(서당)과 학자(훈장 선생님)가 있어 지역 아동의 기초 소양교육을 책임지는 시스템을 갖추고 있었다.

 

게다가 당시 교육은 지금처럼 살아가는데 필요한 지식과 기술을 가르치는 데 중점을 두고 있지 않았다. 당시 교육은 ‘육례’(六禮)라 하여 전인교육을 지향하면서도 그 중심은 철저하게 유교경전의 독해와 실천에 두고 있었다. 유교경전의 내용은 도덕적 수양의 당위성과 가치로움을 다양한 방식으로 설파한 것이었으니 교육의 핵심은 ‘인성발달’과 ‘도덕’이었던 셈이다.

 

전통적 한학교육의 끝자락에 살았던 필자의 기억에도 “이익을 따르면 소인배요, 의리를 따르면 군자다” 등의 도덕적 경구를 되뇌이며 마음가짐을 바로잡곤 했던 기억이 소중하게 남아 있다. 교훈적 말씀을 반복, 또 반복해 자기 것이 될 때까지 곱씹는 교육, 이런 인성교육의 DNA가 우리 문화의 뿌리에 있는데 오늘날 우린 왜 이렇게 천박하고 가벼워진 것일까?

 

인성교육을 중시하는 전통은 일제 강점기까지도 명맥을 유지해온 것으로 전해진다. 필자가 아직 확인은 못 했지만 경성제국 대학과 연희전문학교 등에서는 필수교양 과목으로 사서삼경과 불경 등을 공부했다고 한다. 그러던 것이 해방 후 근대교육 체제로 전환하면서 이러한 전통이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지고 지금은 다 아는 대로 도덕교육조차 개념과 지식교육으로 바뀌어 버린 것이다.

 

그런데 이제는 서구 사회들이 우리보다 아이들의 인성교육에 더 적극적인 것 같다. 물론 구미 각국에도 교실의 붕괴나 치안부재의 하위문화 같은 것들이 없는 것은 아니다. 그럼에도 중산층 이상 가족을 기준으로 볼 때 그 나라 교사나 부모들의 훈육태도는 우리보다는 일반적으로 엄격한 것으로 보인다. 우리나라 교사와 부모들처럼 행여 학업에 지장이라도 줄까봐 전전긍긍하며 타인에 대한 매너를 가르치는 일을 마냥 유보하지는 않는다.

 

상황이 이러하니 지금 우리는 과거 우리교육의 전통 안에 있는 인성교육의 내용과 방법을 오늘에 되살려 낼 필요가 있을 것 같다. 즉 우리의 인성교육이 이대로 바람직한 것이 아니라면 어떻게 인성교육을 바로 서게 할 것인지 이 시점에서 심각한 성찰이 요구된다.

 

한 인간이 자라면서 인격적으로 완성되는데 필요한 훈육과 성찰은 사회와 가정, 학교에서 골고루 필요하다. 우리나라만 해도 과거에는 자녀를 올바르게 키우는 일에 이웃이나 친척의 꾸짖음이나 격려 등이 많이 작용을 했었다. 이른바 공동체 훈육이 있었던 셈이다.

 

그러니 인성교육이 잘 되려고 하면 이제 학교와 어린이집, 혹은 유치원과 같은 시설은 물론이고 가정도 인성교육의 장으로 되살아나야 한다. 특히 가정에서의 밥상머리교육이 자녀의 인성발달의 중심으로 거듭나야 한다.

 

◇ 이재인 한국보육진흥원 원장 프로필

 

- 주요경력 : 전 대통령실 고용복지수석실 여성가족비서관
                 전 여성가족부 여성정책국장
                 현 (재)한국보육진흥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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