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치원 아닌 곳에서 ‘누리과정’을 가르친다?
유치원 아닌 곳에서 ‘누리과정’을 가르친다?
  • 정은혜 기자
  • 승인 2014.10.23 14:5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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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교육걱정없는세상, 유아대상 영어학원 운영실태 발표

【베이비뉴스 정은혜 기자】

 

23일 오전 서울시 용산구 한강로1가 사교육걱정없는세상 대회의실에서는 '2014 서울지역 유아대상 영어학원 운영실태'를 발표하는 기자회견이 열렸다. ⓒ사교육걱정없는세상
23일 오전 서울시 용산구 한강로1가 사교육걱정없는세상 대회의실에서는 '2014 서울지역 유아대상 영어학원 운영실태'를 발표하는 기자회견이 열렸다. ⓒ사교육걱정없는세상


서울시내 유아 대상으로 영업을 하고 있는 일부 영어학원에서 누리과정을 가르치고, 3곳 중 1곳은 유치원이나 학교 등 유사 명칭을 사용하는 등 불법을 저지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교육걱정없는세상 영유아사교육포럼(이하 사교육걱정)과 영어사교육포럼은 23일 오전 서울시 용산구 한강로1가 사교육걱정없는세상 대회의실에서 공동 기자회견을 열고 서울시내 유아대상 영어학원의 불법적인 운영 실태를 고발했다.

 

이들 단체는 ‘어학원’으로 등록된 서울시내 반일제 유아대상 영어학원 총 255곳 중 온라인상 정보가 공개된 98개 학원을 대상으로 지난 9~10월 한 달간 온라인 모니터링을 실시했다. 조사 결과 31곳(31.6%)이 ‘유치원’, ‘학교’ 등 유사 명칭을 홈페이지나 블로그 홍보에 사용하고 있었다.

 

현행 초중등교육법에 따르면 학교가 아닌 학원은 학교의 명칭을 사용할 수 없고 유아교육법에서도 유치원이 아닌 기관에서 유치원이나 유치원 유사명칭을 사용할 수 없도록 규정하고 있다.

 

구체적으로 보면 10곳에서 ‘영어유치원’이라는 명칭을 사용하고 있었고 ‘놀이학교’를 사용하는 곳은 3곳이었다. 또한 유치원을 뜻하는 ‘kindergarten’을 사용하는 곳은 7곳, ‘school’(Play-school, Pre-school, kids school 등)을 사용하는 곳은 9곳, 독일어로 학교를 뜻하는 ‘chule’(슐레)를 사용하는 곳은 3곳으로 조사됐다.

 

직접적으로 유치원·학교라는 명칭을 사용하기도 했다. ‘헤럴드스쿨에치피이어학원’, ‘아이아이지스쿨어학원’, ‘비츠스쿨어학원’, ‘TNLSCHOOL’(티앤엘스쿨어학원) 등 4곳은 스쿨이라는 명칭을 학원명에 그대로 사용했고, ‘떼뜨슐레어학원’, ‘킨더슐레마포어학학원’, ‘킨더슐레이촌어학학원’ 등 3곳은 슐레를 학원명으로 사용했다.

 

또한 30곳의 영어학원에서는 포털사이트 검색 키워드를 유사 명칭으로 설정해놓고 있었다. 이에 따라 네이버, 다음 등 검색 포털사이트에 해당 영어학원을 검색하면 ‘영어유치원’ 등의 유사 명칭으로 소개되고 있었다.

 

안상진 사교육걱정없는세상 부소장은 “부모들이 포털 사이트 검색을 통해 유치원이나 학원 정보를 얻는 경우가 많다는 점을 고려할 때 학원이 홍보를 위해 키워드를 지정·사용하는 행위는 절대 방치해선 안 될 문제”라고 지적했다.

 

특히 영어학원의 교습과정에 대한 문제점도 새롭게 밝혀졌다. 영어학원 98곳 중 52곳(53%)에서 어학원임에도 불구하고 외국어와 거리가 먼 한글, 예체능과 같은 과목을 운영하고 있었다. 교습과목의 현황을 살펴보면 미술, 음악, 신체활동 등의 예체능이 42곳으로 가장 많았고, 이어 수학(33곳), 과학(30곳), 한글(23곳) 순이었다.

 

예체능 과목의 경우 그에 적합한 설비와 교재·교구를 갖추고 교습과목에 맞는 학원 형태로 등록해야 한다. 또 학원은 2개 이상의 교습과정을 운영할 경우 각각 등록을 해야 하는 데 이를 위반한 것이다. 또한 누리과정 등의 유치원 교육과정 운영을 학원의 커리큘럼으로 내세운 곳도 있었다.

 

이들 단체는 “영어학원 홈페이지 등에 유치원이나 학교 등 유사 명칭을 사용하지 못하도록 해야 하며, 교육청은 이에 대한 단속과 관리를 강화해야 한다”며 “학원이 ‘학원’ 명칭을 붙이지 않는 경우도 철저히 조사할 수 있도록 학원법 개정을 통해 관련 과태료 조항을 마련해야 한다”고 교육당국에 촉구했다.

 

안상진 부소장은 “영어유치원은 분명 학원이다. 부모들이 생각하는 것처럼 전인교육을 시키기에는 어린이집과 유치원보다 미흡한 것이 사실이다. 이런 학원의 한계를 정확히 알아야 한다”면서 “부모들이 아이와 함께 독서를 하는 등 생활 속에서 자연스럽게 노출시키는 편이 오히려 학원에 보내는 것보다 좋은 효과를 얻을 수 있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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