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비뉴스 이유주 기자】
요즘 부모들 사이에서 진로 로드맵을 일찍 그리고 구체적으로 짜주는 흐름이 일고 있다. 적지 않은 부모들이 이러한 분위기 속에서, 일찍 진로를 잡고 키우지 않으면 안된다는 생각에 불안감과 조바심에 휩싸여 있다. 정말 우리 아이 진로를 정말 빨리 정해 놓고 준비해야 좋은 걸까? 사교육걱정없는세상이 발간한 진로 핵심 정보 '찾았다 진로!'(2014)를 참고해 진로에 대한 전문가들의 의견을 정리해봤다.
◇ "뇌 발달 원리상 어릴 때 진로 결정, 위험" - 서유헌 서울대학교 의대 교수
인간의 뇌는 시기별로 발달하는 부위가 다르다. 3~6세는 인성을 관장하는 전두엽, 6~12세는 언어와 과학적 사고 발달을 돕는 측두엽과 두정엽, 12~15세에는 감성을 담당하는 후두엽 발달 등 20세 전후를 절정으로 해 뇌세포 발달이 계속된다. 그러니 적성은 뇌 발달 단계보다 앞서 발견되거나 키워낼 수 없다. 어릴 때 어떤 분야에 두드러진 관심을 보인다고 해 진로를 결정해버리면 또 다른 가능성을 막는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
◇ "인생 성패가 19세에 결정 나는 건 아니야" - 서천석 소아청소년정신과 전문의
부모들이 진로와 관련해서 아이들의 다양한 체험, 적극적 모험을 기피하는 이유는 아이의 인생이 19살 대학 입시 한 번으로 결정된다는 두려움 때문이다. 그 속에서는 어떤 시도도 못하게 돼 있다. 그러나 아이의 인생은 그렇게 결정되지 않는다. 아이 인생의 성패는 어린 시절에 결정 나지 않는다는 여유가 필요하다. 실제로 그렇다. 그래야만 아이에게 자유를 주고자 하는 여유가 찾아오고, 그것이 아이를 자신 있게 만든다.
◇ "진로 고민, 어린 시절에 일찍 끝내면 안 돼" - 정연순 한국고용정보원 연구위원
유아기와 초등학교 때는 진로의 중요성을 이해하는 시기, 중학교 때는 시행착오를 거치며 다양한 진로를 탐색하는 시기, 고교 때는 진로를 구체적으로 정해가는 시기다. 특히 초등학교, 중학교 시기에 구체적인 진로 계획에 너무 일찍 빠져들면 진로 교육의 발달 원리에 맞지 않는다. 또한 연령에 따라 진로 인식과 탐색의 비중은 줄어들지만, 계속 필요하다는 점도 알아야 한다.
◇ "한 가지 패로 인생사는 것, 위험" - 최영우 도움과나눔 대표
한 가지 패로 인생을 사는 것은 위험하다. 직업을 일찍 정해놓고 그 직업을 위해서 매진하다 보면 나중에 당황하기 쉽다. 물론 진로를 상상하는 것은 필요하다. 하지만 진로 상상은 어디까지나 학습 의욕을 키워주는 계기일 뿐이다. 특정 진로가 아이의 미래를 결정한다고 보면 나중에 배신을 당한다. 진로는 계속 달라질 수 있는 것이다.
◇ 그럼 어떻게 하지? - 사교육걱정없는세상
일찍 구체적으로 정해주는 것은 위험하다. 아이들의 진로는 수시로 바뀔 수 있다. 한 가지 진로에 모든 것을 걸다가 낭패를 볼 수 있다. 진로를 탐색한다는 것은 시행착오를 감수하고 꿈이 아이들의 학습과 성장을 끌고 가게 한다는 것이지 진로를 빨리 구체적으로 결정해서 입시에 대비한다는 것을 의미하지 않는다. 부모가 아이들의 진로에 지나치게 개입해 팔을 걷어붙이고 나서서 스펙을 만들어주는 방식 자체가 오히려 아이들의 진로를 가로막는 것이다.
아이가 어릴수록 구체적인 진로를 정하고 계획을 세우기보다는, 행복한 직업을 갖기 위해 필요한 인간성, 풍부한 감성 등 기본 품성을 키워주는 것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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