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양성평등 패러다임 시대 열어야"
"이제 양성평등 패러다임 시대 열어야"
  • 이유주 기자
  • 승인 2015.03.06 2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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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희정 장관, 세계여성의날 기념 대토론회서 강조

【베이비뉴스 이유주 기자】

 

"그간 여성 발전 패러다임 발전에 주력했다면, 이제는 양성평등 패러다임에 맞춰야 한다."

 

김희정 여성가족부 장관은 6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 국회의원회관 대회의실에서 열린 '세계 여성의 날 기념 대토론회'에서 "양성평등을 위해 여성의 일·가정 양립뿐만 아니라 이제는 남성 일·가정 양립도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3월 8일 '세계여성의 날' 104주년을 맞아 진행된 이번 대토론회는 세계 여성운동의 중요한 전기가 된 베이징세계여성대회 20주년을 기념하는 한편, 한국여성연맹, 한국여성재단 등 여성단체들과 함께 현재 한국여성의 삶을 살펴보고, 새로운 여성정책 과제와 활동방향을 논의하기 위해 마련된 자리다.

 

베이징세계여성대회는 1995년 중국 베이징에서 여성의 지위향상과 발전전략을 논의하기 위해 열렸던 UN 주최의 네 번째 국제대회다. 이 대회를 통해 여성과 관련된 빈곤, 교육과 훈련, 건강, 경제, 권력과 의사결정, 인권, 미디어, 환경 등 여성발전을 위한 제도적 장치와 강령 등이 발표됐다.

 

한국여성단체협의회가 주최한 이날 토론회에는 김희정 여성가족부 장관, 김형준 명지대학교 교수, 손병옥 푸르덴셜생명 사장, 김정숙 전 한국여성단체협의회장, 신의진 새누리당 의원 등 관계자들이 참여해 '대한민국 여성의 오늘, 그리고 내일'을 주제로 사회 각 분야에서 여성의 역할과 양성평등 실현을 위해 남아있는 과제들을 모색했다.

 

김희정 여성가족부 장관이 6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 국회의원회관 대회의실에서 열린 '세계 여성의 날 기념 대토론회'에서 강연을 하고 있다. ⓒ한국여성단체협의회
김희정 여성가족부 장관이 6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 국회의원회관 대회의실에서 열린 '세계 여성의 날 기념 대토론회'에서 강연을 하고 있다. ⓒ한국여성단체협의회


◇ "양성평등 위한 정책 필요"

 

김희정 장관은 "요즘 '이미 양성평등 다 됐다', '요즘 여자들이 더 무섭다' 등의 소리를 많이 듣는다. 하지만 이는 착시현상과 같다"며 "여성이 경력을 유지하기 힘든 구조 때문에 우리나라 합계출산율은 1.19명에 그친다"고 지적했다.

 

김 장관은 "여성의 리쿠트팅 4단계를 보면 1단계는 여성 취업, 2단계는 경력 유지, 3단계는 경력이 단절된 여성들의 재취업, 4단계는 여성관리자로서의 기회가 오느냐의 여부인데, 1단계만 보면 일단 우수하다. 그러나 얼마 지나지 않아 여성들은 경력을 유지하지 못한다"며 "이는 결혼, 출산, 육아가 원인"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1단계를 잘 구축했다면 이제는 2단계 경력 유지를 이루는 게 앞으로의 과제"라고 덧붙였다.

 

김 장관은 "여성의 경력 유지를 위해서는 여성 일·가정양립 정책과 더불어 남성의 일·가정양립 정책도 필요하다"며 "남성을 소외시키지 않고 남성도 같이 설 자리를 만들어주는 정책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장관은 "먼저 여성 혼자만의 육아휴직이 아닌, 남성들을 위한 육아휴직도 필요하다. 남자들이 육아휴직을 못 쓰는 이유 돈과 눈칫밥 때문인데, 아빠들을 위해 그냥 '육아휴직'이 아닌 '아빠의 달'로 공식명칭을 지정하고, 첫 한 달은 통상임금을 100% 주는 등 한 달이라도 아빠가 육아에 참여할 수 있는 기회를 주겠다"고 전했다.

 

계속해서 김 장관은 "기업이 동참하는 것이 중요하다. 여성가족부는 가족친화인증기업 제도를 만들어 운영하고 있는데, 이 인증을 받은 기업에게는 은행 우대 금리, 지방세 세무조사 3년 유예, 출입국 우대절차 등 인센티브를 주고 있다"며 "가족과 함께 보내기 위한 '가족사랑의 날'도 만들어 일·가정양립을 이룰 수 있는 캠페인을 전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여성가족부는 일·가정양립을 위한 정책으로 직장맘지원센터, 여성새로일하기센터, 가족지원센터 등을 운영하고 있다.

 

끝으로 김 장관은 "기업이 일·가정양립 정책을 잘 이행할 수 있도록 자연스럽게 유도해 양성평등 결과를 도출하는 현명한 정책을 잘 짜도록 하겠다"고 약속했다. 

 

◇ "여성의 정치 참여 확대돼야"

 

김정숙 전 한국여성단체협의회장은 새로운 한국을 위한 여성리더십을 강조하며, 여성의 정치 활동을 확대할 수 있는 방안 등을 제언했다.

 

김 전 회장은 "국가경쟁력은 여성인력을 얼마나 잘 활용하고 있는지에 따라, 또 여성인재들을 사회 전 분야의 의사결정직에 얼마나 폭넓게 진출시킬 수 있는지에 따라 좌우된다"고 강조했다.

 

김 전 회장은 "여성리더십은 다원화하는 현대사회를 조율한다. 우리 시대가 추구하는 협의, 참여가 보장되는 수평적 조직형태를 이끄는데 최적"이라며 "하지만 한국 여성의 사회 참여 정도는 너무 낮다"고 꼬집었다.

 

김 전 회장이 이날 토론회에서 제시한 자료에 따르면 우리나라 여성관련 국제평가지수는 142개국 중 경제참여 124위, 교육적 성취 103위, 정치적 권한 93위 등으로 하위권에 머물렀다. 또 한국 여성의원 비율은 2014년 기준 15.7%로, 르완다(63.8%), 스웨덴(43.6%), 핀란드(42.5%)보다 현저히 낮은 수치였다.

 

김 전 회장은 "우리나라 여성의 정치 참여가 저조한 이유는 유교, 가부장적 문화가 지배하고, 아직 정치는 남성의 영역으로 인식돼 있기 때문"이라며 "여성에 대한 정치자금지원제도 등의 부재, 권위주의적 정치형태, 성차별적 관행, 여성계 스스로의 노력 부재 등도 원인"이라고 지적했다.

 

김 전 회장은 "우리나라에 비례대표 여성 할당제가 있으나, 여성 비례대표의원 수는 54명으로 전체 300명 가운데 18%에 불과하다"며 "여성 비례대표의원의 수 확대가 필요하다"고 전했다.

 

이어 김 전 회장은 "성친화적 경선제도 구축, 여성정치기금 설치, 여성 정치 인력 발굴 및 교육, 여성 스스로의 참여의식 강화 등으로 여성의 정치 참여를 확대할 수 있다"고 제언했다.

 

◇ "여성인력의 질적 성장 필요"

 

손병옥 푸르덴셜생명 대표이사는 대한민국 여성 경제활동의 현주소를 꼬집으며, 21세기 여성의 시대를 맞아 여성인력의 질적 성장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손 대표는 "한국 여성 경제참여율 하락의 주원인은 출산, 육아로 인한 경력단절"이라며 "대한민국 여성 대학진학률은 OECD 국가 중 최고이면서, 경제참여율은 하위권이다. 여성이 육아와 일을 동시에 하기 어려운 사회"라고 꼬집었다.

 

2011년 OECD 자료에 따르면 대한민국 여성 경제활동 참여율은 58.96%로, 아이슬란드(85.15%) 스웨덴(79.08%), 노르웨이(77.63%), 미국(70.90%)보다 한참 낮은 수치였다.
 
손 대표는 "주요 공기업의 여성 임원 비율은 0%, 1787개 상장기업 여성 CEO 비율은 0.73%, 10대 그룹 여성 임원 비율은 1.5%에 불과하다"며 "고위직으로 갈수록 여성 비율은 줄어든다. 한국의 여성 파워가 부재하다"고 지적했다.

 

손 대표는 "임신, 출산, 육아의 부담이 여성 리더의 부족으로 연결된다"며 "여성의 경력단절은 국민소득증가의 걸림돌이 된다. 경력단절에 따른 소득 손실이 크다"고 피력했다.

 

손 대표는 "직장 내 성공을 위해 여성은 열정을 갖고 시간관리, 포기하지 않기 등 노력을 지속적으로 해야 하고, 기업과 정부의 협력도 필요하다"며 "기업은 육아휴직, 유연근무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실행하는 한편, 공정한 평가와 보상을 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어 "정부는 이러한 프로그램을 실행한 우수 기업에 인센티브를 제공하고, 보육시설을 양적, 질적으로 개선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끝으로 손 대표는 "워미노믹스(여성 'women'과 경제 'economics'를 합친 신조어) 시대를 맞아 이사진, 경영진 내 여성비율이 확대되는 등 여성인력이 질적으로 성장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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