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비뉴스 김고은 기자】
최근 한 어린이집의 보육교사가 원생에게 훈육용 애플리케이션 ‘도깨비전화’를 보여줬다가 아동학대 혐의로 기소돼 벌금형을 받았다. 낮잠 시간에 잠들지 않는 아이를 재우려고 도깨비전화 앱을 보여줬는데, 그걸 본 아이가 심각한 불안 증세에 시달리게 된 것.
아이에게 공포심을 줘 행동을 멈추게 하는 도깨비전화의 훈육 방식은 법원의 판결에서 볼 수 있듯 아동학대가 맞다. 훈육의 효과가 좋다고 느껴 아이가 정말 말을 안 들을 때 사용한다는 부모나 교사들이 더러 있지만, 전문가들은 그러한 훈육방식은 옳지 않은 방법이라고 말한다.
◇ 올바른 훈육 방법 첫 번째 ‘환경 통제하기’
박동혁 허그맘 아동청소년심리센터 대표원장은 “크게 겁을 주면 아이의 행동 조정을 당장 할 수 있지만 그건 일시적 효과일 뿐이다. 장기적으로 보면 어른과 아이의 관계와 아이 성격만 나빠진다. 자기 조절 능력이 떨어지는 어린 시기에는 환경에 의한 영향을 크게 받기 때문에 훈육을 원한다면 그 아이의 환경부터 바꿔주는 게 방법”이라고 말했다.
그럼 아이의 행동교정이 필요할 때 부모나 교사는 어떤 식으로 환경을 바꿔줘야 하는 걸까?
밥상머리에서 밥을 잘 먹지 않고 딴짓을 한다면 식사 자리에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인지 점검한다. 아이는 식욕이 없을 수도 있고, 밥 먹는 장소의 환경에 매력을 못 느끼는 것일 수도 있다. 아이의 식사가 시작되는 시간, 끝나는 시간을 규칙적으로 통제하고 밥 먹는 자리 주변에 있는 장난감, 텔레비전, 휴대전화 등 아이의 시선을 사로잡는 것에서 분리될 수 있게 만들어 줘야 한다.
전문 용어로 ‘자극 통제 기법’이라고 하는 이 방법은 불필요한 행동을 유발하는 자극을 제거하는 것으로, 잠을 안 잘 때, 산만하게 행동할 때도 비슷한 방식으로 적용한다.
잠을 재워야 하는데 안 자는 경우가 많다면 수면 환경을 규칙적이고 안정되게 정리하는 것 외에 다른 환경 요건도 바꿔주는 게 좋다. 집안에 다른 사람은 안 자는데 그 아이만 자라고 하지 말고 다 같이 자는 분위기를 만들거나, 같이 잘 수 있는 사람이나 좋아하는 인형과 함께 잘 수 있도록 만들어주는 방법 등이 있다. 도저히 안 된다면 분리된 공간에서 30분~1시간 정도 놀아주는 것도 방법이지만, 자주 사용하지 않는 편이 좋다.
◇ 고집을 심하게 부린다면?
두 돌 전후로 자기주장이 강해지고 고집이 느는 것이 일반적인 아이들의 성장 과정이다. 그런데 보통 아이들보다도 유난히 고집이 센 아이가 있다. 고집대로 안 되면 삼십분이고 한 시간이고 울음을 그치지 않는다거나, 물건을 던진다거나, 할퀴고 때리는 등 자기 몸을 아프게 하는 행동을 하는 아이들이 그런 예다.
이런 아이들을 훈육하려면 아이가 언어를 통한 의사표현 능력이 낮다는 사실을 먼저 이해해야 한다. 자기 조절 능력도, 감정을 표현하는 능력도 떨어지는 아이를 대신해 부모가 아이의 감정 조절과 표현 능력을 높여줘야 하는 것이다.
떼쓰는 아이, 고집 센 아이 훈육을 위해 아동심리상담 전문가들이 주로 추천하는 방법은 ‘공감해주고 대신 표현해주기’와 ‘기다리게 하고 보상해주기’ 이다. 먼저 아이가 떼쓰거나 고집부리는 상황이 왔을 때는 ‘네가 지금 ○○하고 싶구나’라고 공감하면서 아이가 감정을 말로 표현하는 방법을 익히게 해야 한다.
아이 본인의 욕구를 부모가 이해했다고 느끼게 해 줬다면 아이의 요구를 들어줄 수 없는 이유를 짧고 쉽게 설명해준다. “○○하기 때문에 지금 당장은 안 된다”, “○○해서 들어 줄 수 없다”고 말해준 후 기다려 주고 참아 준 것에 대해 보상해 주거나 칭찬해 주는 것이다.
어떤 경우에도 고함을 치거나 손바닥을 때리는 등 폭력을 써서는 안 된다. 단호하되 두려움을 주지 않는 표현과 규칙적인 훈육 구조를 익히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 “공포를 자극하고 두려움을 주는 건 훈육이 아니라 학대하는 것이다. 아이의 불필요한 행동을 유발하는 환경이 주변에 있는지 살펴보고 부모가 아이의 감정을 통제할 수 있는 방법을 일관되게 사용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박동혁 원장은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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