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인터뷰] 옥시, 가습기살균제 위해성 "몰랐다" 주장
[단독 인터뷰] 옥시, 가습기살균제 위해성 "몰랐다" 주장
  • 김은실 기자
  • 승인 2016.04.21 18:3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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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임 부인하며 사과 발표…피해자 분노 “사과받지 않겠다” 피해가족, 격앙된 한 목소리 "사과 아닌 입장발표일뿐"

【베이비뉴스 김은실 기자
 

 

21일 오후 가습기살균제피해자와가족모임과 환경보건시민센터가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검 앞에서 옥시레킷벤키저가 가습기살균제 피해 사건과 관련한 사과문 발표에 따른 긴급 기자회견을 갖고 옥시를 강력히 규탄하는 구호를 외치고 있다. 이기태 기자 ⓒ 베이비뉴스
21일 오후 가습기살균제피해자와가족모임과 환경보건시민센터가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검 앞에서 옥시레킷벤키저가 가습기살균제 피해 사건과 관련한 사과문 발표에 따른 긴급 기자회견을 갖고 옥시를 강력히 규탄하는 구호를 외치고 있다. 이기태 기자 ⓒ 베이비뉴스

옥시레킷벤키저가 가습기살균제의 위해성을 몰랐다는 입장을 21일 내놨다.

옥시레킷벤키저는 베이비뉴스의 단독 서면인터뷰를 통해 가습기 살균제의 위해성을 몰랐다고 해명했다. 옥시레킷벤키저는 △제품의 위해성과 위험한 제품을 유통한 부분은 인정하는지 △ 가습기살균제를 제조하고 판매하실 때 안전성을 어떻게 확인했는지에 대한 질문에 “회사를 인수할 당시 이와 같은 문제를 전혀 알지 못했다. 당사는 관련해 검찰 조사에 성실히 임하고 있다”고 밝혔다.

 

옥시레킷벤키저는 2001년 동양화학그룹 계열사인 옥시의 생활용품 사업부를 인수해 RB코리아를 설립한 바 있다. 옥시의 가습기살균제인 ‘옥시싹싹 뉴가습기 당번'은 정부의 1‧2차 피해자 조사에서 확인된 사망자 146명 중 103명이 사용했다.

 

옥시레킷벤키저는 제품의 위해성을 인정하지 않으면서 21일 사과문을 발표해 피해자들의 분노를 샀다.

 

옥시레킷벤키저는 이날 사과문에서 “가습기살균제 사안과 관련해 좀 더 일찍 소통하지 못해 피해자 여러분과 그 가족분들께 실망과 고통을 안겨드리게 된 점에 대해 진심 어린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앞으로 지속적인 사건 해결 노력을 통해 소비자들의 신뢰를 다시 얻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임을 약속드린다”고 전했다.

 

그러나 앞서 베이비뉴스와의 서면인터뷰에서 밝혔듯 사과문에는 제품의 위해성을 인정하거나 책임지겠다는 내용은 없었다. 사과문에서는 “오랫동안 제품의 안전 관리 수칙을 준수해온바 이와 같은 상황에 직면한 적이 없었다”, “저희 회사 정책상 이러한 의혹 관련 행위들은 결코 용납되지 않는다”고 표현했을 뿐이다.

 

이번에 나온 옥시의 사과는 2013년 국정감사에서 샤시 쉐커라파카 대표가 보였던 태도와 크게 다르지 않다.

 

당시 쉐커라파카 대표는 “해당 제품을 판매할 당시 우리는 제품의 안전성을 믿었다. 유해하다고 판단했다면 판매하지 않았다”며 “현재 법률적인 절차가 진행 중이지만, 피해자와 가족들이 어려움을 겪는 것으로 알고 있는 만큼 인도적인 차원에서 50억 원의 기금을 내 보상하겠다”고 발언했다.

 

이날 사과문에서도 피해자 배상 대신 50억 원의 기금을 추가로 기탁하겠다고 발표했다. 피해자에게 보상을 약속한 부분은 어디에도 없었다.

 

◇ 피해자들 “이건 사과가 아니다”

 

옥시레킷벤키저의 사과문에 피해자들은 분노했다. 피해자모임과 환경보건시민센터는 사과문이 발표된 1시간여 후인 오후 5시에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옥시레킷벤키저를 규탄했다.

 

피해자모임은 기자회견에서 “옥시레키벤키저가 말하는 상황인식은 ‘우리는 잘못이 없는데 왜들 이러는가’”라며 “이건 사과가 아니다! 살인자는 처벌되어야 할 대상이다, 감옥에나 가라! 옥시의 사과는 받지 않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옥시레킷벤키저가 “피해자분들께서 원하시는 부분을 잘 이해하고 경청하여 함께 해결하고자 노력”했다고 말하거나, “법원 절차에 성실하게 임하였고, 상당 부분의 사안들이 법원 조정절차를 통하여 합의에 이르러 종결”됐다고 주장한 점에 대해서는 사실이 아니라고 반박했다.

 

피해자들과 환경단체가 361회 동안 1인 시위를 했지만 단 한 번도 옥시 측이 나타나지 않았고, 수십여 차례의 기자회견에도 문전박대하며 만나주지도 않았다는 것. 21일 사과문을 발표한 사실도 미리 알리지 않았다. 피해자들은 롯데마트의 사과에 이어 이번에도 언론 보도로 소식을 들었다.

 

피해자모임과 환경보건시민센터는 옥시가 합의에 이르렀다고 말한 부분은 일부 피해자가 개별적으로 진행한 민사소송일 것으로 짐작했다. 피해자모임은 개별적으로 진행된 소송이 몇 건인지, 합의 내용이 무엇인지 정확히 확인하기 어렵다면서도 “합의 내용에는 옥시가 피해를 인정하지 않는다는 내용과 향후 민형사상의 문제를 제기하지 않는다는 약속이 포함됐다”고 지적했다.

 

최예용 환경보건시민센터 소장은 “옥시가 합의라고 주장한 것은 책임 보상이 아니다. 피해자 가족이 의료비 부담에 가정이 파탄 나는 상황에서 울며 겨자 먹기로 어쩔 수 없이 합의했던 것으로 안다. 피해자의 상황을 악용해서 파렴치하고 치졸한 행위로 피해자를 구석으로 몰았던 것이다”라고 주장했다.

 

피해자모임과 환경보건시민센터는 마지막으로 △옥시레킷벤키저의 책임자 구속 수사 및 강력한 처벌 △검찰 내 가습기살균제 피해신고 센터 설치 △옥시레킷벤키저 제품 불매 운동 등을 요구했다.

 

다음은 옥시레킷벤키저와의 서면 인터뷰 전문이다.

 

Q) 사과문을 내기 전에 피해자 측과 연락을 했는지, 사과 내용을 먼저 공유했는지 궁금합니다.
A) 별도의 협의는 없었습니다.
 
Q) "피해자 분들께서 원하시는 부분을 잘 이해하고 경청하여 함께 해결하고자 노력했다"고 하셨는데 구체적으로 어떤 노력을 말씀하시는 것인지 궁금합니다.
A) 저희는 이전에 피해자 단체와 몇 차례 만남을 가졌고, 저희가 진심으로 유감스럽게 생각하고 있음을 말씀드렸고, 본 사안과 관련해  좀 더 일찍 만나지 못한 점에 대해 죄송한 마음을 전달했습니다.
 
Q) “법원 절차에 성실히 임했고, 합의에 이르러 종결됐다”고 하신 부분은 어떤 내용인지요?
A) 당사를 대상으로 제기된 민사소송의 상당 부분이 법원의 조정절차에 의한 합의를 통해 종결된 것으로 보시면 됩니다.
 
Q) 소통하지 못한 점에 사과한다고 표현하셨는데, 제품의 위해성과 위해한 제품을 유통한 부분은 인정하지 않으시는 건가요?
A) 저희는 회사를 인수할 당시 이와 같은 문제를 전혀 알지 못했습니다. 당사는 관련하여 검찰조사에 성실히 임하고 있습니다.

 

Q) 기금 출연 외에 피해자 배상 계획은 없으신가요?
A) 본 사안을 해결하기 위한 모든 방안을 면밀히 검토하고 있습니다
 
Q)  안전 관리 수칙을 준수했다고 주장하셨는데요, 가습기살균제를 제조하고 판매하실 때 안전성을 어떻게 확인하셨는지, 동물 실험, 호흡기 흡입 실험을 하셨는지 궁금합니다.
A) 저희는 회사를 인수할 당시 이와 같은 문제를 전혀 알지 못했습니다. 당사는 관련하여 검찰조사에 성실히 임하고 있습니다.
 
Q) 피해 사실을 은폐하기 위해 법인을 고의로 해산하고 홈페이지로 들어온 피해신고를 지웠다는 의혹에 대해서는 어떤 입장이신지요?
A) 본 의혹에 대해 중대하게 생각하고 있고, 본 의혹의 진위파악을 위해서 최선을 다하고 있으며 관련 당국에 적극 협조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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