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성물질로부터 우리 아이 지키는 방법
독성물질로부터 우리 아이 지키는 방법
  • 이유주 기자
  • 승인 2016.04.27 18:3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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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를 지키려면 부모가 배워야 한다"

【베이비뉴스 이유주 기자】

전 세계에 유통되는 화학물질은 무려 10만여 종. 한국에서 사용되는 화학물질만 해도 4만 3000여 종에 이른다. 독성이 든 이 화학물질들은 아이들이 좋아하는 과자, 아이스크림, 패스트푸드는 물론이고 먹고, 자고, 싸는 생활 공간 어디에나 촘촘하게 녹아 있다. 그렇다면 우리 아이, 과연 독성물질로부터 자유로울 순 없을까?

27일 오전 서울 마포구 성미산마을 '개똥이네 책놀이터'에서는 부모들이 꼭 알아야 할 독성물질 정보와 퇴치법을 전하는 '독성물질 잡는 해독엄마 강연회'가 열려 눈길을 끌었다. 이날 강연자로 나선 소장섭 베이비뉴스 편집국장은 엄마들에게 "결국 부모의 생활습관이 바뀌어야 한다"며 "부모가 1% 변하면 아이는 100% 변한다"고 강조했다.

우리 아이의 몸을 해독하는 법. 소장섭 국장의 조언을 통해 알아보자.

27일 오전 서울 마포구 성미산마을 '개똥이네 책놀이터'에서 열린 '독성물질 잡는 해독엄마 강연회'에서 소장섭 베이비뉴스 편집국장은
27일 오전 서울 마포구 성미산마을 '개똥이네 책놀이터'에서 열린 '독성물질 잡는 해독엄마 강연회'에서 소장섭 베이비뉴스 편집국장은 "결국 부모의 생활습관이 바뀌어야 한다. 부모가 1% 변하면 아이는 100% 변한다"고 강조했다. 안기성 기자 ⓒ베이비뉴스


◇ 가습기살균제 속 독성물질, 물티슈에도

현재까지 환경단체인 환경보건시민센터가 공식적으로 집계한 가습기살균제 사망자 수는 238명. 이 사건의 시작은 2011년 5월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옥시싹싹 뉴가습기 당번', '가습기메이트' 등의 가습기살균제를 사용한 사람들은 가습기살균제 속 독성물질이 폐포에 박혀 기도 손상, 호흡 곤란, 기침, 폐 섬유화 등 폐손상 증후군으로 많은 고통을 받았다. 또 가습기살균제 피해자 중 중증 환자들은 아직도 엄청난 폐이식 수술비와 매달 천문학적인 치료비를 부담하고 있다.

당시 '임신부만 죽이는 신종 전염병이 유행하고 있다'는 괴담이 퍼졌을 정도로 가습기살균제 피해자는 임신부가 많았고 첫 사망자도 임신부였다. 더 충격적인 것은 사망에 이른 7세 미만 영유아의 수가 사망자의 절반에 달했다는 것이다.

이렇듯 수많은 피해자를 냈던 가습기살균제. 하지만 가습기살균제에 사용했던 화학물질 CMIT(클로로메틸이소티아졸린), MIT(메틸이소티아졸린) 등이 영유아 물티슈에도 함유됐다는 사실을 부모들은 알고 있을까?

폐 손상과 관계가 깊은 이 성분들은 아이들 피부에 직접 닿는 물티슈에 버젓이 녹아 있다. 이들 성분이 위험하다는 연구 결과가 논란이 일자 일부 기업들은 CMIT, MIT를 세트리모늄브로마이드 등의 화학물질로 대체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 대체 화학물질도 안전한 것이 아니었다. 세트리모늄브로마이드가 더 독하다는 사실이 '시사저널'에서 보도된 것.

물티슈 업체들은 한결같이 "기준치 이하이므로 안전하다"고 해명하고 있지만 '물티슈에 방부제, 보습제, 계면활성제, 오일류, 항균제 등 다양한 화학물질이 함유돼 있다'는 사실은 변하지 않는다. 결국, 안전한 물티슈는 없다.

소 국장은 "일회용 물티슈 사용량을 줄여야 한다"며 "거즈수건, 건티슈 등 대안 용품을 사용하는 것에 익숙해져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와 관련해 임종한 인하대 직업환경의학과 교수도 "평소에는 일회용 물티슈를 쓰지 말고, 외출할 때와 같이 불가피한 경우에만 제한적으로 사용해야 한다"고 강조한 바 있다.

◇ 500년간 썩지 않는 일회용 기저귀

 

요즘 일회용 기저귀의 수식어를 보면 '네이처', '오가닉', '친환경' 등이 많다. 이 수식어들이 나오는 이유는 기저귀의 본질이 결코 자연적이지 않기 때문이다.

일회용 기저귀는 안감, 흡수층, 방수층, 고정 테이프 등 100% 화학물질로 구성돼 있다. 그야말로 '화학물질의 복합체'인 셈이다.

일반 기저귀가 완전히 분해되기까지는 100년이, 팬티형 기저귀는 500년이 걸린다. 우리 아이에게 썼던 기저귀가 아이가 자라서 성인이 되고 죽을 때까지 어딘가에 계속 존재하고 있다는 뜻이다.

보송보송한 기저귀의 비결은 '고분자흡수체'다. 고분자흡수체는 자기 부피의 300배에 달하는 액체를 흡수할 수 있는 능력이 있다. 하지만 해외 대안언론 알터넷 보도에 따르면 이 흡수체는 여자아이의 요로 감염, 기저귀 발진 등의 원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심지어 오래전 '독성쇼크 증후군'을 유발한다고 해서 탐폰(체내형 생리대)에서의 사용을 중단했던 물질이기도 하다.

그렇다면 일회용 기저귀를 쓰지 않고 아이 키울 방법은 없을까? 서울시는 지난 2012년부터 친환경 천기저귀 지원사업 시행하고 있으며 사회적기업 송지는 천기저귀 세탁 서비스를 실시하고 있다.

'천기저귀도 세제로 빨래하기 때문에 환경오염을 끼치고 세제 속 화학물질이 아이에게 닿을 수 있다'는 의견이 있지만, 최예용 환경보건시민센터 소장은 일회용 기저귀에 든 화학물질, 환경 오염을 끼치는 정도에 대해 "천 기저귀에 비교 자체도 안 된다"고 말한 바 있다.

소 국장은 "아이는 엄마 품속에 있는 시간보다 화학물질 복합체와 함께 하는 시간이 더 많다"며 "요즘 천 기저귀를 쓰면 '미개한 엄마', '미련한 엄마'라는 말을 듣기도 하지만, 우리는 '유난 떤다'는 편견을 버려야 한다"고 전했다.

◇ 초코맛 과자가 썩지 않는 비결은?

사탕, 음료수, 초코맛 파이 등 아이들이 좋아하는 먹을거리에도 수많은 독성물질이 녹아 있다.

먼저 알록달록한 색을 뽐내는 사탕. 비결은 '타르색소'다. 이 색소는 담배의 검은 진, 아스팔트의 검은 물질인 타르(tar)와 원재료가 같다. 천연색소에 비해 값이 싸고, 색도 선명하게 잘 나와 각종 식품에 널리 쓰이고 있다.

하지만 타르색소는 발암 가능성이 있고 피부 및 갑상선에 나쁜 영향을 준다고 보고된 바 있다. 때문에 최근 노르웨이 등 북유럽은 '타르색소의 안정성이 밝혀질 때까지 식품에 절대 쓰지 않겠다'는 단호한 입장을 보였다. 반면 우리나라는 현재 9가지 타르색소를 식품에 허용하는 것은 물론, 어린이 기호식품에도 황색4호, 황색5호, 적색3호, 적색40호, 녹색3호, 청색1호, 청색2호 등 7종류를 허용하고 있는 실정이다.

한국소비자원은 계속해서 정부에 '타르색소 전면금지'를 요구하고 있지만, 현재 식품의약품안전처(이하 식약처)는 "안전성에 문제가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어린이 음료'도 안전하지 못하다. 부모들은 '어린이 음료'가 더 건강할 것이라 생각할 수도 있지만 '어린이 음료'를 제조하는 기준은 '성인용 음료'의 기준과 같다. 다른 점은 단지 캐릭터가 사용되고 PP캡(뚜껑을 잡아당겨 먹게 하는 방식)이 있다는 것뿐.

음료에는 색소, 착향료, 감미료, 보존료 등 식품을 만들기 위한 기본 첨가물이 필수로 들어가는데, 이는 전부 화학물질이다.

그중에서도 부모가 주의해야 할 것은 '무첨가'라는 단어다. 무보존제, 무색소, 무설탕, 무착향료 등의 문구가 적힌 음료에는 해당 성분이 아예 들어있지 않을 것 같은 느낌을 준다. 하지만 이는 눈속임에 불과하다. 색소를 넣지 않았는데 색깔이 화사하고, 착향료를 넣지 않았는데도 과일 맛이 난다면 대체할 만한 다른 첨가물을 넣었다고 보면 된다.

즉 무설탕이라 해놓고 액상과당, 이소말토올리고당, 프락토올리고당 등 정제당이나 감미료를 넣거나, 보존료를 사용하지 않는다는 명목으로 방부효과가 있는 각종 추출물, 구연산삼나트륨, 아세설팜칼륨, 구연산, 사과산 등의 화학물질을 더 많이 넣고 있는 것이다.

초코맛 파이도 주의해야 한다. 초코맛 과자에 사용되는 초콜릿은 카카오 열매에서 얻은 코코아버터가 아니라 값이 싼 정제가공유지와 코코아파우더를 섞어 정통 초콜릿을 흉내 낸 것이다.

정제가공유지는 화학적 반응의 산물이므로 자연계의 유지와 달리 지방산 구조가 미세하게 변형돼 있다. 분자가 끊어지기도 하고, 서로 달라붙기도 하고, 휘어지기도 하는 식으로 말이다. 이렇게 변화된 정제가공유지는 우리 몸에 들어가면 제대로 대사 되지 못한다. 우리 몸은 이미 정제가공유지와 같은 인공 지방산이 자연 지방산이 아님을 알고 있는 것이다.

때문에 정제가공유지는 몸 밖으로 배출되지 못하고, 우리 몸에 계속 남아 비만, 고혈압, 심장병, 중풍, 당뇨병, 암 등의 발병률을 높인다.

또한 초코맛 파이는 유통기한이 지나도 썩지 않는다. 그 이유는 벌레와 쥐는 물론, 곰팡이조차 들끓지 못 하는 정제가공유지 '쇼트닝'과 미생물 번식을 억제하는 '산도조절제', 수입 밀가루 속 많은 방부제가 조화롭게 배합됐기 때문이다.

소 국장은 "가장 많이 팔리는 과자에 해로운 물질이 가장 많이 들어있는 셈"이라며 "그런데도 정부는 전혀 움직이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 아기 피부에 순한 로션? "거짓말"

'순해서 아기 피부에 안심하고 사용할 수 있다'는 화장품 회사의 광고는 믿을 수 있을까?

영유아용 화장품이라고 해서 광고가 보여주는 것처럼 특별히 더 순하거나 유해성분이 전무하지는 않다. 영유아용 화장품은 성인용 제품과 크게 다를 바 없다. 우리나라 화장품 법에는 영유아용 화장품을 관리하는 기준이 없기 때문이다.

따라서 영유아용 화장품에도 보존제, 합성 계면활성제, 향료 등 수십 가지의 화학물질이 들어간다. 단지 화장품 사용 대상이 누구냐에 따라 화장품 기업들의 광고문구와 마케팅 수단만 달라질 뿐이다.

고 곽정숙 민주노동당 국회의원은 이러한 문제를 인지하고 지난 2011년 식약처 국감에서 "어린이는 성인에 비해 피부 표피층이 알고 민감할 수 있기 때문에 별도의 기준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하지만 5년이 지난 지금도 관련 법안은 전혀 추진되지 않고 있는 실정이다.

식약처는 "상식적으로 생각해 봐라. 아기에게 발라서 해로운 성분이라면 성인에게도 마찬가지로 해로운 성분이라고 판단하기 때문에 따로 구별하고 있지 않다"며 영유아용 화장품 관리기준에 대한 검토가 무의미하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소 국장은 "6개월 이전의 아기는 혈뇌장벽(화학 물질이 뇌로 들어갈 수 없게 차단하는 기제)이 완전히 형성되지 않았기 때문에 로션을 바르지 않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 환경호르몬의 역습

그렇다면 화학물질이 우리 몸에 계속 쌓이면 어떤 결과가 나타날까?

내분비계 교란물질인 환경호르몬이 우리 몸을 위협한다. 환경호르몬은 실제 호르몬이 아니라 호르몬인 척하는 교란물질이다, 체내 세포와 결합해 남자아이의 성기를 여성화하고, 여자아이의 가슴 성장을 가속화시키는 등 비정상적인 생리작용을 야기한다.

실제로 환경호르몬의 영향으로 생식기 선천기형은 2005년 586명에서 2011년 1395명으로 2배 이상이, 성조숙증 진료인원은 2006년 6438명에서 2010년 2만 8181명으로 4배가량 증가했다.

끓는 물에 개구리를 넣으면 놀란 개구리는 '앗, 뜨거워!'하면서 밖을 뛰쳐나온다. 하지만 찬물에 넣고서 서서히 끓이면 개구리는 물의 온도를 거의 감지하지 못한 채 서서히 탕(湯)이 된다.

인간도 마찬가지. 로션, 기저귀, 물티슈, 음료수 등에 함유된 생활 속 화학물질이 몸에 누적되고 있지만, 천천히 조금씩 쌓여 알아차리지 못하고 있다.

소 국장은 "화학물질이 우리 몸에 노출되고 쌓이면 언젠가는 몸이 반응할 것"이라며 "우리도 개구리처럼 죽어가고 있다. 부모가 방어선이 되고 마지막 검역소가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기저귀, 로션, 물티슈 등 생활용품들은 우리의 일상에 깊숙이 자리하고 있어 떼어 놓기가 너무나 어려울 것입니다. 하지만 생활용품 속에 무엇이 들어있는지 알아야 선택을 할 수 있습니다. 늘 우리 아이들의 편이 돼 주시길 바랍니다."

한편, 지난해 10월 육아전문신문 베이비뉴스가 출간한 '독성물질 잡는 해독엄마'(나무발전소 펴냄, 2015)는 분유, 기저귀, 이유식, 장난감 등 육아·생활용품 속 독성물질을 심층 탐구한 책으로 엄마들이 꼭 알아야 할 생활 독성 퇴치법을 수록했다. 현재 예스24, 인터넷 교보문고, 반디앤루니스, 인터파크 도서, 도서 11번가 등 인터넷 서점을 통해서 구매할 수 있다. 최근에는 중국어 판으로도 발간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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