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비뉴스 이정윤 기자】
우리는 언제부터 차가운 조명 아래 아이를 낳는 것을 익숙하게 받아들이게 됐을까? 최근 들어 의료진의 개입을 최소한으로 줄이고 산모와 아기의 인권을 존중하는 자연주의 출산을 시도하는 움직임이 늘고 있다.
자연주의 출산은 산모를 아픈 ‘환자’로 대하는 것이 아니라 출산의 과정을 ‘자연스러운 과정’으로 인식해 최대한 자연적으로 아기를 낳게끔 인도하는 출산이다. 하지만 일반적인 출산과는 달리 자연주의 출산은 주위에 시도하는 사람을 찾기가 쉽지 않아 예비엄마들의 출산 방법 선택에 걸림돌이 되기도 했다.
신간 ‘자연주의 출산 페스티벌’(이윤미 저, 메디플라워북스, 2016)은 둘째 아이를 자연주의 출산으로 낳은 배우 이윤미의 경험이 고스란히 담긴 책이다. 임신 확인의 순간부터 자연주의 출산에 대해 서서히 알아가는 과정, 자연주의 출산센터에서의 진료경험이 담긴 임신 기간과 출산 당일의 흐름을 사진과 생생한 이야기로 풀어냈다.
현대 병원 분만의 지나친 의료 개입과 평화롭지 못한 출산 환경에 대한 반성에서 시작된 자연주의 출산 운동은 유럽에서 의학적으로 안전한 출산 방법으로 자리를 잡았다. 프랑스와 영국, 네덜란드 등의 주요 의학 선진국은 30~40%가 집과 같은 환경과 조산사와 의사가 협력하는 시스템으로 출산을 하고 있다.
우리나라와 같은 병원 중심의 분만 환경 아래서 30~40% 대의 높은 제왕절개율을 보이던 미국도, 자연주의적 출산 방법이 도입 적용되면서 2010년대에는 8~10%가량의 출산이 현대 자연주의적 출산으로 진행되고 있다.
한국에서는 2007년부터 자연주의 출산의 유익을 직접 경험하게 된 산과 전문의 정환욱 박사가 자연주의 출산의 안전성과 여러 가지 외국의 사례를 검토한 뒤 2010년 10월에 본격적인 자연주의 출산을 지원하는 메디플라워를 설립하며 정착, 확산되기 시작했다.
이후 배우 이윤미, 이윤지, 추상미, 뮤지컬배우 정상훈 등 수많은 연예인과 외국인 산모들이 찾는 병원으로 입소문이 나기 시작했고, 각종 매체와 방송을 통해 자연주의 출산의 유익함이 다루어지면서 관심을 갖는 사람들은 최근 더욱 늘어나고 있는 추세다.
배우 이윤미 주영훈 부부는 둘째 출산을 앞두고 자연주의 출산법을 알게됐고, 온 가족이 함께 출산을 준비하여 가장 익숙하고 편안한 환경인 자신들의 집에서 축제 같은 출산을 경험했다.
이 모습이 MBC다큐 ‘사람이 좋다’에 방송되면서 자연주의 출산에 관심 있는 시청자들의 문의와 주위의 관심이 빗발쳐 본인들의 임신 출산 이야기를 책으로 엮어내게 되었다.
이 책의 매력포인트는 여배우라기보다는 옆집 언니같은 소탈한 모습으로 자신의 임신 과정의 털어놓은 저자 이윤미의 입담이다. 중국 식당에서 '촉'이 발동해 갑작스레 임신을 확인한 이야기, 온가족이 함께하며 기나긴 진통의 순간을 함께한 출산일기는 한 여자로서의 감정과 출산과정을 재미있고 감동적으로 그려낸다.
또한 ‘책 속의 작은 책’이라는 꼭지로 가정출산 준비물부터 운동법, 캥거루 케어 등 다양한 정보가 실려 있어 건강한 출산을 위해 산모가 어떤 준비를 해야 하는지 구체적으로 알려준다.
저자는 "저는 지난 2015년 8월, 집에서 수중출산으로 둘째 딸 라엘이를 만났습니다. 그 감동을 말로 다 전하기에는 부족함을 느꼈기에, 또 더 많은 사람들에게 자연주의 출산을 알리고 싶었기에 용기내어 글을 쓰게 되었습니다"면서 "이 책이 이 땅의 모든 생명이 평화롭고 자연스럽게 태어나도록 하는 데 작은 징검다리가 될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라고 소감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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