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성물질 피하는 것보다 뭣이 중헌디?
독성물질 피하는 것보다 뭣이 중헌디?
  • 이유주 기자
  • 승인 2016.06.21 17:4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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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부터 본질을 알고 실천해야"

【베이비뉴스 이유주 기자】

가습기살균제 피해 사건이 연일 보도되면서, 독성물질에 대한 부모들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독성을 야기하는 화학물질은 아이가 먹는 과자, 음료수는 물론이고 기저귀, 물티슈, 로션 등 아이가 사용하는 생활용품 곳곳에 숨어있다. 제2의 가습기 살균제 사건이 일어나지 않으려면 아이를 둘러싼 생활용품부터 까다롭게 살펴봐야 한다.

21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초동 교보타워에서 독성 화학물질에 대해 자세히 알아보고, 부모들의 고민을 덜어주는 특별한 강의가 열려 주목을 받았다. 이날 특강에는 부모들을 위한 육아 서적 '독성물질 잡는 해독엄마'(베이비뉴스 편집국 저, 나무발전소, 291쪽, 1만 3800원)를 펴낸 베이비뉴스의 소장섭 편집국장이 강연자로 나섰다. 소장섭 국장은 강연을 통해 260여 명의 부모들과 독성물질에 대한 걱정을 공유하는 한편, 독성물질을 피하는 대안과 해법을 제시해 높은 호응을 얻었다.

우리 아이 몸을 해독하고 싶다면 소장섭 국장의 조언을 주의깊게 들어보자.

21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초동 교보타워에서 소장섭 베이비뉴스 편집국장이 '독성물질 잡는 해독엄마' 저자 강연을 하고 있다. 이유주 기자 ⓒ베이비뉴스
21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초동 교보타워에서 소장섭 베이비뉴스 편집국장이 '독성물질 잡는 해독엄마' 저자 강연을 하고 있다. 이유주 기자 ⓒ베이비뉴스


◇ 안전한 물티슈는 없다

환경보건시민센터에 따르면 지난 5월말 가습기살균제 참사 피해자 규모는 2339명, 이 중 사망자는 464명이다. 이는 정부에 피해자 접수를 신청한 사람들만 합산한 것이다. 만일 잠재적인 피해자 규모를 추산한다면 피해 규모는 29만~227만 명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당시 피해자들은 가습기살균제 속 독성물질이 폐포에 박혀 기침을 비롯해 호흡 곤란, 폐 섬유화 등 폐손상 증후군으로 많은 고통을 받았다. 지금도 중증 환자들은 폐이식 수술비와 천문학적인 치료비에 대한 부담감으로 하루하루를 견디고 있는 실정이다.

그런데 폐 손상과 연관이 있는 가습기살균제 속 화학물질 CMIT(클로로메틸이소티아졸린), MIT(메틸이소티아졸린)가 아이 피부에 닿는 물티슈에도 고스란히 담겨있어 주의가 요구된다. 일부 기업들은 CMIT, MIT가 위험하다는 연구결과에 세트리모늄브로마이드 등의 화학물질을 대체하기도 했지만 세트리모늄브로마이드가 오히려 더 독성이 강하다는 사실이 '시사저널'에서 보도되기도 했다.

물티슈 업체들은 논란이 될 때마다 "기준치 이하이므로 안전하다"고 해명한다. 하지만 물티슈의 유통기한을 생각해보자. 물티슈는 유통기한은 길게는 3년이나 된다. 물은 실온에서 24~48시간이 지나면 미생물이 번식하고 썩게 된다. 그런데도 물티슈 속 물이 3년 동안 썩지 않는 이유는 물티슈에 방부제 등 다양한 화학물질이 함유돼 있기 때문이다. 결국 물티슈는 아이에게 이로울리 만무하다.

물티슈 논란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있는 방법은 뭘까? 소장섭 국장은 "사용하지 않는 게 정답이다. 아이 피부에는 절대 사용하지 않겠다'는 일념을 가져야 한다"며 "거즈수건에 익숙해질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 화학물질의 복합체 기저귀

일회용 기저귀 1개당 폐기물 부담금은 5.5원, 완전히 분해되기까지 걸리는 시간은 최소 100~500년이 걸린다. 기저귀는 안감, 흡수층, 방수층, 고정 테이프까지 100% 화학물질로 구성됐기 때문이다. 그야말로 화학물질의 복합체.

특히 기저귀에는 자기 부피의 300배에 달하는 액체를 흡수할 수 있는 '고분자흡수체'가 들어있는데, 해외 대안언론 알터넷 보도에 따르면 이 흡수체는 여자아이의 요로 감염, 기저귀 발진 등의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게다가 '독성쇼크 증후군'을 유발해 탐폰(체내형 생리대)에서 사용을 중단했던 독성물질이기도 하다.

그렇다면 일회용 기저귀의 대안은 무엇일까? 천기저귀다. '천기저귀도 오물을 분리하고 세제로 빨래하기 때문에 환경오염을 끼친다'는 의견과 '천 기저귀 세탁 후 세제 잔여 화학물질이 아이에게 닿을 수 있다'는 목소리가 있지만, 최예용 환경보건시민센터소장은 "천 기저귀에 비교 자체도 안 된다"고 말한다. 천기저귀 세탁으로 나오는 화학물질이 아무리 많더라도 일회용기저귀보다 훨씬 해가 덜하다는 것이다.

소장섭 국장은 "우리아이의 가장 민감한 부위에 화학물질 복합체가 닿고 있다"며 "천기저귀가 일회용기저귀의 대안"이라고 강조했다.

◇ 과자, 사탕, 음료수에는 무엇이?

아이들이 좋아하는 사탕, 과자, 음료수는 안전할까?

먼저 형형색색으로 아이들의 눈길을 사로잡는 사탕의 비결은 '타르색소'다. 타르색소는 검은색 석탄의 부산물로 담배의 검은 진, 아스팔트의 검은 물질인 타르와 원재료가 같다. 천연색소에 비해 값이 싸고 색도 선명하게 잘 나와 널리 쓰인다.

하지만 타르색소는 발암성 일으키고, 피부 및 갑상선에 매우 좋지 않다는 연구 결과가 보고된 적이 있다. 하상도 중앙대 식품공학과 교수도 타르색소에 대해 "생리 활성에도 전혀 도움이 되지 않기 때문에 소비자 입장에서 가장 쓸모없는 첨가물"이라고 언급한 바 있다. 또 한국소비자원도 정부에 계속해서 '타르색소 전면금지'를 요구하고 있지만 식약처는 "안전성에 문제가 없다"며 타르색소를 허용을 하고 있는 실정이다. 심지어 사용량 기준도 정해 놓지 않았다.

참고로 노르웨이 등 북유럽은 '타르색소의 안정성이 밝혀질 때까지 식품에 절대 쓰지 않겠다'는 단호한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어린이 음료는 콜라, 사이다보다 좀 더 안전할까? 그렇지 않다. '어린이 음료'의 제조 기준은 일반 시중 음료와 똑같다. 단지 알록달록한 색, 캐릭터, PP캡(뚜껑을 잡아당겨 먹게 하는 방식)을 씌워 먹는 재미를 추가한 것일 뿐.

어린이 음료에도 착향료, 감미료, 보존료, 색소 등 기본 화학물질이 필수로 들어간다. 특히 어린이음료는 '무보존제, 무색소, 무설탕, 무착향료'라는 문구로 부모에게 화학성분이 들어있지 않을 것 같은 느낌을 주는데, 사실 이는 눈속임에 불과하다.

무설탕이라 해놓고 액상과당, 이소말토올리고당, 프락토올리고당 등 정제당이나 감미료를 넣거나, 보존료를 사용하지 않는다는 명목으로 방부효과가 있는 각종 추출물, 구연산삼나트륨, 아세설팜칼륨, 구연산, 사과산 등의 화학물질을 더 많이 넣을 가능성이 다분하다.

한국에서 제일 많이 팔렸다는 초코맛 과자는 어떨까. 오리온제과 상품개발팀장 출신 안병수 후델식품건강연구소장은 "가장 많이 팔리는 과자에 해로운 물질이 가장 많이 들어가 있다"고 강조한다.

초코맛 과자에 사용되는 초콜릿은 카카오 열매에서 얻은 코코아버터가 아닌 값이 싼 정제가공유지와 코코아파우더를 섞어 정통 초콜릿을 흉내 낸 것이다. 정제가공유지는 화학적 반응의 산물이므로 자연계의 유지와 지방산 구조가 다를 수밖에 없다. 때문에 우리 몸은 정제가공유지가 자연 지방산이 아님을 알고 제대로 대사하지 못한다.

정제가공유지는 몸 밖으로 배출되지 못하고, 계속 몸 속에 남아 비만, 당뇨병, 고혈압, 심장병, 암, 중풍 등의 발병률을 높일 수 있다.

또 하나 눈여겨 봐야 할 것은 초코맛 과자의 유통기한이다. 초코맛 과자의 유통기한은 약 6개월. 하지만 유통기한이 지나도 썩지 않는다. 단지 식감만 다를 뿐.

그 이유는 벌레와 쥐는 물론, 곰팡이조차 들끓지 못 하는 정제가공유지 '쇼트닝'과 미생물 번식을 억제하는 '산도조절제', 수입 밀가루 속 많은 방부제가 조화롭게 배합됐기 때문이다.

◇ 베이비로션, 정말 아기 피부에 순할까?

영유아용 화장품 업체들은 "베이비로션은 순해서 안심하고 쓸 수 있다"고 광고한다. 하지만 베이비로션이라고 해서 성인용보다 특별히 더 순하거나 유해성분이 없다고 말할 수 없다. 영유아용 화장품을 관리하는 별도의 기준이 없기 때문이다.

연령에 따른 화장품 업체의 광고 문구와 마케팅 방법만 다를 뿐 보존제, 합성 계면활성제, 향료 등 수십 가지의 화학물질은 똑같이 들어간다.

이와 관련 고 곽정숙 민주노동당 국회의원은 지난 2011년 식약처 국감에서 "어린이는 성인에 비해 피부 표피층이 알고 민감할 수 있기 때문에 별도의 기준이 필요하다"고 제언한 바 있다. 하지만 5년째 이 법안은 전혀 추진되지 않고 있다.

식약처는 영유아 화장품과 관련해 "아기에게 발라서 해로운 성분이라면 성인에게도 마찬가지로 해로운 성분이라고 판단하기 때문에 따로 구별하고 있지 않다"며 영유아용 화장품 관리기준에 대한 검토가 무의미하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소장섭 국장은 "아이 피부의 혈뇌장벽(화학물질이 뇌로 들어갈 수 없게 차단하는 기제)은 6개월이 지나야 생긴다. 그 이전에 로션 등을 바르면 그대로 흡수하게 된다. 때문에 6개월 전에는 아무것도 바르지 않는 게 중요하다"고 전했다.

◇ 독성물질, 우리 몸에 쌓이면 어떤 일이?

이같은 독성물질들이 우리 몸에 계속 누적되면 어떤 일이 일어날까?

몸 속에 쌓인 독성물질은 환경호르몬으로 우리 몸을 위협할 수 있다. 환경호르몬은 실제 호르몬이 아니라 호르몬인 척하는 교란물질이다. 이는 남자아이의 성기를 여성화하고, 여자아이의 가슴 성장을 가속화시키는 등 비정상적인 생리작용을 야기한다.

실제로 생식기 선천기형은 2005년 586명에서 2011년 1395명으로 2배 이상이 늘었고, 성조숙증 진료인원은 2006년 6438명에서 2010년 2만 8181명으로 4배 정도 증가했다.

임종한 인하대 직업환경의학과 교수는 "우리의 모습은 개구리와 같다"고 말한다. 뜨거운 물에 개구리를 넣으면 개구리는 놀라 밖을 뛰쳐나오지만, 찬물에 넣고 서서히 끓이면 개구리는 물 온도를 감지하지 못하고 그대로 죽는다. 우리 몸에도 독성물질이 서서히 쌓이고 있고, 후에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이다.

소장섭 국장은 "당장 결과가 보이지는 않지만 독성물질이 언젠가는 몸속에서 반응할 것"이라며 "부모부터 본질을 알고 있어야 아이들을 위해 바른 선택을 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정부가 아이들을 키워주지 않습니다. 기업이 알아서 안전한 제품을 만들어주지 않습니다. 부모가 먼저 알고 실천해야 합니다. 우리 아이들이 안전하고 행복한 세상에서 살 수 있도록 방어선이 되고 마지막 검역소 역할을 해주시길 바랍니다."

한편 '독성물질 잡는 해독엄마'(베이비뉴스 편집국 저, 나무발전소, 291쪽, 1만 3000원)는 먹을거리와 육아용품, 실내 환경 속 독성물질을 낱낱이 파헤친다. 현재 예스24, 인터넷 교보문고, 반디앤루니스, 인터파크 도서, 도서 11번가 등 인터넷 서점을 통해서 구매할 수 있으며 최근에는 중국어 판으로도 발간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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