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 어느 때도 엄마 혼자 아이 기른 적 없어"
"과거 어느 때도 엄마 혼자 아이 기른 적 없어"
  • 이정윤 기자
  • 승인 2016.12.28 16:4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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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기획 인터뷰] 공동육아와공동체교육 이경란 사무총장

【베이비뉴스 이정윤 기자】

[특집기획] 굿바이 헬조선, 헬로우 헤븐조선

지옥에 비유될 정도로 희망이 없는 대한민국을 일컫는 신조어 ‘헬조선’(Hell 朝鮮). N포세대로 규정되는 20대 젊은이들에게만 해당되는 말이 아니다. 헬조선이라는 말은 대한민국의 중심축을 이루는 2040세대들의 처참한 심정을 정확히 드러내고 있다. 대한민국은 이미 아이 낳는 것조차 두려운 세상이 되고 말았다.

2040세대들은 최근 ‘박근혜 게이트’를 통해서 또 한 번 확인된 대한민국의 민낯을 보면서 절망감과 좌절감, 허탈감을 느끼고 있다. 지옥 같은 대한민국의 현실을 어떻게 하면 바꿀 수 있을까? 헬조선에서 벗어나 어떻게 하면 헤븐조선(Heaven 朝鮮)을 만들 수 있을까? 어디서 희망을 찾을 수 있을까?

우리 아이들에게 지옥 같은 대한민국을 물려줄 수는 없다. 아이 낳고 기르기 좋은 세상을 만들기 위해서, 헤븐조선의 기틀을 마련하기 위해서, 작은 발걸음이라도 한걸음 더 앞으로 나아가야 한다. 좌절을 넘어 희망을 찾고 있는 사람들, 헤븐조선을 만들기 위해서 고군분투하고 있는 사람들을, 베이비뉴스가 찾아 나선다.
 

 

이경란 (사)공동육아와공동체교육 사무총장. 이기태기자 ⓒ 베이비뉴스
이경란 (사)공동육아와공동체교육 사무총장. 이기태기자 ⓒ 베이비뉴스

 

엄마들 사이에서 '공동육아'란 키워드가 떠오르고 있다. 여성가족부는 지난 2011년부터 전국 100여 곳이 넘는 곳에 '공동육아나눔터'를 마련, 자녀 돌봄 품앗이를 권장하고 있다. 엄마들의 자녀 양육 모임도 공동육아란 말로 모집이 되곤 한다. 공동육아란 문자 그대로 아이를 함께 키운다는 것일까? 이 질문의 답을 이 땅에서 '공동육아'란 말을 처음 쓴 '공동육아와공동체교육'에서 들어봤다.

지난 27일 서울 마포구 서교동에서 공동육아와공동체교육 이경란 사무총장을 만나 공동육아의 진짜 의미와 단체의 활동, 우리 보육의 미래에 관한 질문을 던졌다.

-본인 소개 부탁한다.

협동조합 1세대다. 94년도에 첫 번째 공동육아가 서교동 근처에서 시작돼 부모로 참여했다. 큰아이가 4살, 작은아이가 3개월 무렵이었을 때 아이 둘을 맡겼다. 아이들을 협동조합 어린이집에서 키웠다. 아이들이 초등학교에 갈 무렵에는 방과후돌봄도 하고, 소비자생활협동조합도 만들어 활동 했다. 협동조합어린이집 운영지침서도 만드는 등 꾸준히 활동을 하다가 2014년부터 사무총장으로 일하고 있다.

-부모로서 공동육아 어린이집을 선택한 이유는?

큰아이를 동네 놀이방에 보냈는데 집에 들어올 때 항상 애가 더 놀자고 보챘다. 왜 그런가 생각을 해봤는데 놀이방이라는 한정된 공간에서 충분하게 놀지 못했던 거다. 산 가까운 데로 이사를 갈지 생각해보고 있는 찰나에 한겨례 신문에서 크게 공동육아 광고가 났다. 그래서 지금의 성미산 마을로 오게 됐다. 남편과 나는 그때의 결정을 우리 인생에서 가장 잘한 선택 중에 하나라고 생각한다.

-공동육아를 하며 느꼈던 점은?

우리는 386세대다. 학생운동을 하든 하지 않든 정치가 바뀌면 세상이 변할 것이라는 생각을 하고 있었다. 민주적으로 산다는 것을 경험하지 못한 세대기도 하다. 공동육아 협동조합은 부모들이 직접 운영을 해야 하는데 이 안에서 부모, 아이, 교사 모든 사람을 존중하지 않으면 일이 안 된다. 누구 한 생각을 무시한다거나 몇몇이 독주를 하면 항상 문제가 생긴다. 모든 사람과 협의하고 동의까지 거치며 일을 하니 너무 즐겁고 문제도 생기지 않았다. 이게 민주주의라는 것을 처음 경험했다.

◇ 단체 소개

-공동육아와공동체교육 소개 부탁드린다.

‘공동육아’, ‘공동체교육’이라는 말에서 드러나는 것처럼 아이들을 함께 키워가는 문화를 만들어 나가는 운동단체다. 아이를 함께 키운다는 것은 어떤 의미인지, 왜 공동체가 교육을 키워나가야 하는지 알리고 있다.

우리 사회는 경쟁을 부추기며 사람과 사람을 갈라놓고 있다. 그런데 이 경쟁을 교육이 부추기고 있다보니 우리 아이들이 불행을 겪게되고 어른이 되었을 때도 불행할 수 밖에 없다. 돈, 성별, 다문화라는 이름으로 사회를 가르고 차별하는 것이 너무나 일상화된 사회구조다. 내가 가진 문화나 조건을 기쁘게 받아들이는 것이 아니라 우월감 혹은 열등감으로 받아들이는데 교육이 한 몫하고 있다. 그래서 문제제기를 하게 됐다. 유아기부터 이 문제를 풀자는 목적으로 어린이집을 만들게 됐다.

-본 단체에서 말하는 ‘공동육아’의 뜻을 알고 싶다. 공동육아에서 추구하는 목표는 무엇인가?

현재 보육계에서 널리 쓰이고 있는 ‘공동육아’란 말이나 우리의 공동육아나 아이를 함께 키우는 문화를 만들어간다는 측면에선 같은 것 같다. 우리가 만든 말을 모두들 쓰는 것이 처음에는 좀 불편했는데 지금은 이런 문화가 확산된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우리가 하는 공동육아는 운영기준으로 따지자면 협동조합이 운영하는 어린이집을 가장 기본으로 삼고 있다. 보육을 바꾸려면 교사그룹의 힘만으로는 부족하다. 부모가 양육의 주체, 운영의 주체로 성장해 나가는 과정이 계속 있어야 하기 때문에 협동조합을 기초로 하는 방향을 설정했다.

요즘 부모교육을 하러 가서 “어린이집에서 공동체적, 자연친화적으로 사는데 집에서는 그렇지 않으면 아이는 어떻게 클까요?”라는 질문을 한다. 부모들은 “어린이집에서 시간을 더 많이 가지니 별 문제 있겠어요?”란 답을 한다. 하지만 집에서의 생활이 더 큰 핵심이므로 집과 어린이집 분위기가 일치되지 않으면 아이가 분열증을 일으킬 수 있다고 설명한다.

따라서 가정과 어린이집이 같은 육아의 원리, 아동관을 가지고 살아갈 수 있게 하는 것이 필요하다. 아이를 키우면서 어른도 배우고 성장하는 것이 공동육아다. 아이들, 부모 모두를 위한 것이다.

품앗이공동육아도 공동육아의 또 하나의 주축이다. 과거 어느 때도 엄마 혼자 아이를 기르는 시대는 없었다. 엄마 혼자 가정양육을 하면 아이가 보고 클 수 있는 어른이 엄마밖에 없어 최악의 환경에 놓일 수 있다. 그래서 아이를 사회 속에서 키워보자는 것이 품앗이공동체를 형성해 하는 육아다. 우리는 엄마들의 이런 공동체 활동도 지원하며 지자체와 협의를 해 공동육아사랑방을 운영하기도 한다.

-우리 동네에 공동육아협동조합이 없다면 어떻게 공동육아어린이집을 만들 수 있는가?

혼자선 못한다. 동네 엄마들끼리 함께 모여 품앗이 공동육아를 먼저 시작하다가 대여섯 명만 모이면 준비모임을 구성할 수 있다. 우리 쪽에 연락을 하면 교육, 홍보 등 지원을 받아 협동조합을 만들 수 있도록 도움을 받을 수 있다.

최근 지자체도 품앗이를 적극적으로 지원하고 있다. 서울에 산다면 서울시 공모사업의 지원을 받거나 컨설팅 받는 등 모임 안정화시킬 수 있는 방법이 많아졌다.

◇ 공동육아어린이집

-공동육아어린이집에 대한 소개를 듣고 싶다. 규모는 어느 정도인가?

전국에 협동조합형어린이집은 67개며 국공립어린이집 등 회원조직을 포함하면 73개다. 규모는 제각기지만 가장 많은 규모대가 30~40명이다. 그 다음에 많은 쪽이 20명 정도로 가정어린이집 정도의 규모다. 국공립어린이집의 경우는 50명대부터다. 80~90명까지도 가능하다. 사실 20명 정도면 부모들끼리 서로 모두 알아서 재밌다. 굉장히 끈끈한 관계가 돼 규모를 안 늘리려는 분도 있다.

-운영방침은 어떻게 되나?

아이를 중심에 놓고 생각한다. 기성사회의 질서나 지식들을 아이들이 따라오게 만들게 하는 교육이 아니라 아이들 고유의 가능성을 꽃 피울 수 있게 도와준다. 그래서 아이들이 자유롭게 움직인다. 1시간, 20분 단위의 딱 짜여진 시간표도 없다.

우리는 아침에 나들이를 간다. 놀면서 세상을 경험하고 탐색하기 위해서다. 요즘 아이들이 사는 공간은 기온의 변화가 없다. 더울 땐 에어컨이 있고 추우면 난방이 가동된다. 사계절을 느낄 수 있도록 아주 춥거나 더운 날씨에도 옷을 잘 챙겨입고 나들이를 간다. 그러면서 “더우니까 에어컨 나오는 은행에서 쉬었다 가자”는 발상도 스스로 하게 된다.

배움을 생활 속에서 자연스럽게 익힌다. 억지로 공부를 시키기 보다는 이야기 듣기, 편지 쓰기, 모둠활동에서 필요한 것을 습득한다. 창조적인 사고를 막는 구조화된 놀이감보다는 다양한 물건으로 자유자재로 놀게끔 환경을 조성한다. 우리가 자주 하곤 하는 전통놀이는 신체발달, 균형감각, 공동체적 감수성, 순발력을 키우게 도와주는 역할을 한다. 아이들이 언니, 오빠들에게 많이 배울 수 있도록 연령통합의 시간도 갖는다.

부모에게 열려있는 공간이라는 것도 중요하다. 지금 교육시스템은 불신구조라 부모는 교사와 원장을 못 믿는다. 어린이집 운영을 부모가 함께 하니 재정도 공유되고, 등·하원을 시키며 아이 생활환경도 볼 수 있고 아이 친구들과도 어울릴 수 있어 신뢰관계가 구축된다.

-공동육아는 부모가 돈이 있어야 할 수 있다는 시각도 있다. 공동육아어린이집에 아이를 보내기 위한 대략적인 비용은 어느 정도 되는가?

돈이 필요한 것은 사실이다. 공동육아어린이집에 아이를 보낼 때는 어린이집 공간 비용을 위해 출자금이라는 것을 낸다. 금액은 지역마다 다른데 가장 많이 내는 분은 1000만 원, 가장 적게 내는 분은 200만 원 정도를 낸다.

또한 월기준 3~40만 원의 조합비를 낸다. 대신 다른 특별활동비가 없고, 놀러간다고 할 때 추가비용을 내지 않는다. 이런 것까지 고려하면 다른 유치원에 비해 2~30정도 더 낸다고 생각하면 된다. 출자금은 아이가 졸업을 할 때 되돌려 받는 비용이다. 하지만 부모들의 초기 부담감이 커서 금액을 줄이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다.

지금이야 국공립이 많았지만 공동육아어린이집 초기 당시는 하나도 없었다. 그런 시기에 자구적으로 필요한 걸 개척한 사람들이 만들었다는데 의의가 있다. 이제는 더 많은 사람들이 공동육아를 누릴 수 있도록 국가의 힘이 필요한 때다. 어린이집을 제대로 운영하고 있는 집단에게 장기적으로 국가가 공간을 내줄 수만 있다면 출자금 부담이 별로 없이 재밌게 운영할 수 있다.

-공동육아의 교육은 기존 어린이집 교육과정, 교육관과는 어떤 차이점이 있나? 누리과정에서 포함된 내용은 배우고 있는지 궁금하다. 7살 과정까지 끝나면 한글과 수 개념을 어느 정도 익힐 수 있나.

최근 어린이집, 유치원의 설명회에서 (교육과정에 대해)하는 말을 보면 쓰는 용어는 우리나 그곳이나 별 차이가 없다. 그래서 별 차이가 없다라고 생각하는 사람들도 많다.

하지만 막상 안으로 들어오면 참 많이 다르다. 일반 어린이집 시간표만 봐도 꽉 짜여진 오전시간 누리과정, 특별활동, 자유놀이 등의 스케쥴이 토막나 끊임없이 인지와 학습활동 위주로 채워진다.

가장 근본적 차이가 생활을 받아들이는 자세다. 우리도 누리과정을 배운다. 단 방법에서 차이가 난다. 다른 곳에선 어떤 역량을 배우는 것을 학습형식 프로그램으로 넣는다. 하지만 공동육아는 일상생활에서 벌어지는 수많은 활동들이 어떤 영역활동인지 분석하는 것이다. 아이들은 일상생활을 하면서 자연스럽게 누리과정의 내용을 배우게 된다.

일반적인 어린이집의 표준보육과정을  잘 따라가면 언어 수리는 자연스럽게 초등학교에 들어갈 정도는 익힐 수 있다. 공동육아는 그걸 더 재밌게 하자는 주의다. 이번 달은 무슨 달인지, 누구 생일은 언젠지, 초대장을 만들고 날짜를 써보고 하는 생활 속 과정에서 수적 감각을 익힌다.

사실 우리 애를 초등학교 보내기 전에 불안한 마음에 깍두기공책으로 글자공부를 한 달 시켰다. 결국 초등학교에 들어가서 아무 문제가 없었다. 때가 돼서 집중을 하면 누구나 다 이룰 수 있다. 역량도 안 되는 아이들을 억지로 공부 시키는 조기교육 문제가 크다. 적기교육을 하면 아무 문제가 없다.

-공동육아어린이집에 아동을 보내는 부모가 필수적으로 참여해야 할 일을 알고 싶다. 더불어 아마활동(아빠, 엄마의 준말)은 어떻게 이루어지는가?

부모는 아이 등원을 시키는 것은 기본이고 어린이집 숙제, 절기에 따른 잔치에 함께 참여한다. 어린이집을 운영하는 기본단위가 협동조합이다. ‘아마활동’은 부모가 협동조합을 운영하는 일을 말한다. 부모들은 1년에 몇 번씩 보조교사로도 참여한다. 아이들과 놀아주기 힘들어하는 아빠들은 설거지를 하러 간다. ‘아빠’도 설거지를 한다는 것을 아이들에게 인식시키는 일이라 고정된 성역할 해결에 도움이 된다.

모든 부모들은 교육, 홍보, 재정, 문화 소위원회에 속하게 된다. 회계, 소식지 제작, 교사들과의 학습, 대청소, 수리 등의 일을 맡게 된다. 부모들마다 제각기 어린이집 일에 참여할 수 있는 상황이 다르다. 그런 경우에는 솔직히 말을 하고 내가 할 수 있을 때 일을 돕기도 한다.

-어린이집 아이들이 선생님에게 존댓말도 하지 않고 별칭을 부른다. 이유가 무엇인가? 부작용은 없는가?

반말이 아니라 ‘평어’를 쓴다. 평등을 어떻게 실현할 것인가에 대한 고민에서 출발했다. 어른은 덩치도 크고 아는 것도 많고 나를 도와주는 사람이다. 그런데 존댓말까지 쓰면 평등해질수 없는 관계가 된다. 눈높이를 낮춘 것이다. 아이는 자기의 고민을 어른에게 손쉽게 말할 수 있고, 어른은 자기 권위를 내려놓고 아이를 제대로 이끌어나갈 수 있게 된다. 존중감을 없애려는게 아니라 더 존중하게 하는 것이다.

다른 어른들에게도 평어를 쓰려고 하는 등 말 잘 조절이 안 되는 때도 있을 수 있다. 하지만 어린이집 생활이 전부가 아니다. 조부모를 만나러 가거나 다른 사람들을 만날 때 평어를 쓰면 안 된다는 것을 자연스럽게 배우게 된다.

어린이집에 속하게 되면 선생님, 친구들 부모님까지 합쳐서 내가 마음을 열 수 있는 어른이 최소한 내 주변에 7~80명이 생긴다. 존댓말만 써야하는 어른들만 있는 아이와 비교한다면 차이가 큰 셈이다. 어린이집에서 만난 아이들이 다 커서도 날 보면 ‘올리브’라고 내 별칭을 부른다. 그 아이는 다른 곳에서 만난 어른과 나를 다르게 여긴다. 고민이 있으면 내게 상담도 한다.

한 아이를 둘러싼 어른들 중 믿을 수 있는 어른들이 얼마나 있는지가 중요하다. 아이 입장에서 접근 해봐야 한다.

-공동육아어린이집에서는 등하원 차량이 지원되지 않아 부모들의 불만이 많았을 것도 같다. 차량이 없는 이유는 무엇인가?

셔틀버스 운행을 하지 않기로 한 것이 공동육아의 출발이었다. 우리 교육방침에 동의하지 않으면 안 들어오면된다. 우리는 차량문이 곧 어린이집 문이라고 본다. 차량으로 인해 어린이집 안으로 부모들이 들어가는 것을 막는 구조다. 그래서 부모들이 감시구조를 원하게 된다. 그래서 이걸 없애야지 열린 어린이집이 가능해진다고 본다.

부모가 너무 바쁘면 할머니가 데려다 주거나 아이 친구 엄마가 잠시 맡았다가 등원시키기도 한다. 서로 돕는 구조를 만들어서 아이를 함께 같이 길러보자는 것이다.

◇ 현 보육이슈

-올해 1월 기준 전국 어린이집 4만 2324곳 가운데 97%인 4만 1275곳은 CCTV를 설치했다. 모든 공동육아 어린이집이 CCTV없이 운영되고 있는가? 아동학대 사건이나 기타 분쟁이 날 때 CCTV가 없는 점이 문제가 되지는 않는지 알고 싶다.

모든 어린이집에 CCTV가 없다. CCTV 설치로 논쟁을 한다기 보다 정확한 정보를 교사가 챙겨줘야 한다는 문제제기가 나올 때가 있다. 물론 때로는 사고경위를 놓칠 때가 있다. 많은 일들을 은폐하려고 하는 데서 문제가 생기는데 그럴 때는 일단 다쳤다고 부모에게 정확히 정보 전달하고 왜 이런 일이 발생했는지 조사한다.

공동육아 부모들은 아이들이 크게 놀아야 된다는 것에 동의하기 때문에 아이를 보내고 몇 달만 지나면 아이가 조금 다치는 것에 대해서는 신경을 안쓴다. 아이들이 어떻게 사는지 명확히 알아서 노심초사하는 일이 줄어든다.

CCTV를 안 달겠다고 결심한 것은 내가 교사가 최선을 다하고 있다는 것을 믿는 것이고 조그만 사고가 생겨도 감수하겠다는 것이다. 아마활동을 하다 보면 교사들 고충을 알게 된다. ‘나도 애들을 저 정도는 못봐’라는 생각이 든다. 그래서 교사 탓을 하는 것도 줄어든다.

-현재 정부의 보육정책 지원의 문제점, 단체에서 제시하는 대안에 대해 듣고 싶다.

일단 국공립어린이집을 늘리는 것에 집중해야 한다. 현재는 민간어린이집 위주인데 국공립이 늘어야 안정적인 공보육 시스템이 완성된다.

교사대아동비율을 낮추는 법률이 필요하다. 아이들이 자유롭게 움직일 수 있도록 복수교사제가 가능해야 한다. 탄력보육정책까지 나온 상황에서 현행만이라도 지키라는 말을 할 수밖에 없는 것이 가장 큰 문제다. 누리과정 비용도 안정적으로 계속 지급돼야 한다.

장기적인 관점에서는 안정적 공간을 국가가 확보해 줘야 한다. 보육의 다양성, 투명성을 확대할 수 있도록 그 공간을 투명하게 운영할 수 있는 주체들에게 맡기는 것도 중요하다.

CCTV설치 문제는 일단 내년 정도까지는 병폐없이 운영해야 하는 과정이 남았다고 본다. 이후 CCTV를 달지 않은 열린 어린이집 확대로 정부정책이 전환되야 한다.  CCTV를 달지 않은 어린이집을 좋은 모델로 키워야 한다.

◇ 공동육아의 미래

-온국민이 맞벌이를 하는 사회가 도래했다. 하루 8시간 근무 기준 맞벌이 가정에서 아이 등하원, 수업 참여가 필수적인 ‘공동육아’가 과연 가능한가?

이것이 협동조합운영이고 부모참여원리로 움직인다는 것을 알면 다른 결론이 난다. 우리 안에 들어오면 원칙이 아니라 ‘사람’이 드러난다. 어떤 집이 정말 그럴 수 없는 상황이면 억지로 참여하라고 강요하지 않는다. 그 사람은 다른 일을 해줄 수도 있다. 사무실에서 홍보물을 만들어 줄 수도 있는 것이다. 서로를 배려하는 문화를 만들자는 거다.

젊은 부부들이 ‘n분의 1’ 문화를 주장하기도 하는데 우리는 그러지 말자고 한다. 안에 들어와서 살다보면 일이 많긴하지만 조절이 가능한 것을 알게 된다. 사실 우리나라 노동시간이 너무 긴 것도 문제다. 그래서 노동시간단축 운동도 하고 있다.

-공동육아어린이집을 나온 어린이만이 가질 수 있는 장점은?

가장 큰 차이는 ‘잘 논다’는 점이다. 장난감이 없어도 놀이공원에 가지 않아도 알아서 잘 놀고 어울려서 놀 줄 안다. 스스로 생각하고 구상하고 마음껏 즐기는 능력을 가진 아이를 공동육아가 만들고 있다.

어른들을 무서워하지 않고 사람과 사람이 만나는 데 두려움이 없는 아이가 된다는 강점도 있다. 믿을 수 있는 어른이 많기 때문이다.

- 공동육아어린이집의 궁극적 목표는 이웃들이 아이를 함께 돌볼 수 있도록 마을공동체를 살리는 일일 것이다. 공동육아와공동체교육에서 그리는 마을 공동체 비전을 듣고 싶다.

마을공동체를 살리는 것은 중간 비전 정도 된다. 어린이집이 안정적이고 공동체적으로 만들어지면 수없이 많은 사람들, 믿을 수 있는 가게들과 사는 것이 당연하게 여겨지는 세상에 살게 된다. 그런 것들이 점점 늘어날 때 이 사회가 발전한다.

마을공동체를 만드는 가장 좋은 방법이 공동육아어린이집이다. 아이들 돌봄, 우리 아이 교육은 물론 다른 아이들 교육에도 관심을 갖고 확장을 해 나갈 수 있다. 마을학교도 운영하기도 하고 부모들이 마을공동체활동도 할 수도 있다.

마을공동체 활동이 잘 되는 대표적 예가 마포구 성미산마을, 강북구 재미난마을 등이다. 마을공동체가 잘 되는 거의 모든 곳에는 공동육아어린이집이 있다. 최종목표는 이 사회의 모든 아이들이 공동육아로 더불어 살아가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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