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가 애낳는 기계?" 정부가 만든 '출산지도' 논란
"여자가 애낳는 기계?" 정부가 만든 '출산지도' 논란
  • 정가영 기자
  • 승인 2016.12.30 10:3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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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임여성수' 비교에 누리꾼들 "여성비하 사과하라"

【베이비뉴스 정가영 기자】


행정자치부가 만든 '대한민국 출산지도'가 '여성비하' 논란에 휩싸이며 잠정 중단됐다. ⓒ행정자치부 트위터
행정자치부가 만든 '대한민국 출산지도'가 '여성비하' 논란에 휩싸이며 잠정 중단됐다. ⓒ행정자치부 트위터


행정자치부가 저출산 문제를 극복하자며 내놓은 ‘대한민국 출산지도’가 잠정 중단됐다. 출산지도에 표시한 전국 ‘가임기 여성 인구수’ 항목이 여성 비하 논란으로 불거졌기 때문이다.

행정자치부는 지난 29일 ‘대한민국 출산지도(birth.korea.go.kr)’를 공개했다. 대한민국 출산지도는 17개 시도와 226개 시군구 등 모든 지방자치단체의 임신·출산 통계를 한눈에 볼 수 있도록 구축된 홈페이지다. 지자체의 출산 장려책 등을 비교해 지자체 간 경쟁을 유도하며 출산율을 높이자는 취지로 만들어졌다. 해당 홈페이지는 임신·출산 주요 통계로 지자체별 출생아 수와 합계출산율, 가임기 여성 인구수, 여성의 평균 출산연령, 남녀 초혼 연령 등을 제시했다.

특히 ‘가임기 여성 인구수’를 클릭하면 지역별 가임기 여성(20~44살) 현황이 나타나는데, 가임기 여성의 많고 적음을 색깔로 구분했다. 서울 경기권과 부산은 진한 분홍색, 강원·전남은 연한 분홍색 등 분홍색의 명도 차이로 각 지자체의 가임기 여성 인구수를 표시했다. 특히 어느 지역에 가임기 여성이 많은지 순위까지 자세히 알려줬다.

이에 누리꾼들은 “가임기 여성인구수가 저출산 대책과 무슨 상관이 있냐”며 황당하다는 반응을 내놓았다. 행정자치부가 자체 트위터에 올린 대한민국 출산지도 홍보 글 아래에는 누리꾼들의 비판글이 쇄도했다.

한 누리꾼은 “가임기 여성이라니? 여성이 가축이에요? 출산지도라면서 왜 여성뿐이에요? 왜 출산의 책임을 여성에게만 지우냐”며 지적했다. 다른 누리꾼은 “아이는 여자 혼자 낳습니까? 왜 여자는 만들면서 남자는 안 만드시는지요. 뭐 여자는 핑크핑크하게 했으니까 남자는 파랑파랑하게 만들어보시죠? 세상 어떤 나라가 저출산이라고 이런 프로젝트를 합니까. 반성하세요”라고 쓴소리를 남겼다.

여성이라고 밝힌 한 누리꾼은 “여성으로서 굉장히 불쾌합니다. 누구 생각인지 밝히고 당장 사과하세요”라고 말했다. 이밖에도 “‘남자들이여 이 지도를 보고 가임기 여성이 많은 곳을 집중공략해!’라고 말하는 듯하다. 지도보자마자 국가로부터 굉장한 폭력을 당한 기분이다”, “내 아내가 고작 애 낳는 기계로만 비추는 게 너무 싫다”, “여자로 태어난 것 자체는 자부심을 느끼지만 이 나라에서 여자로 태어났는지에 대해선 자괴감 들고 괴롭다”는 반응을 보였다.

여론이 악화되자 해당 홈페이지는 현재 중단된 상태다. 행정자치부 저출산고령화대책지원단은 수정공지문을 통해 “대한민국 출산지도는 국민에게 지역별 출산통계를 알리고 지역별로 출산 관련 지원 혜택이 무엇이 있는지 알리기 위해 제작했다”며 “여기에 언급된 용어나 주요 통계 내용은 통계청 자료를 활용해 제공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이어 “여러분의 의견을 반영해 더 좋은 정보를 제공하기 위해 현재 홈페이지는 수정 작업 중이다. 이용에 불편을 드려 죄송하다”고 사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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