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재] 상담심리전문가 김정옥의 육아칼럼
유아를 교육기관에 보내는 가정의 아침은 전쟁이 따로 없다. 유아기는 호기심이 많아 씻다가 물장난 하고, 이 닦다가 그림그리기로 딴전피우기 일수다. 이런 유아를 시간 맞춰 등원시키는 일은 여간 힘든 일이 아니다. 부모는 깨우기부터 시작해서 씻고 옷 입고 식사까지 마치고 현관문을 나서 스쿨버스에 태우기까지 으르고 달래다 애간장이 다 녹는다.
아이의 아침등원, 좋은 지도 방법이 없을까?
아이의 능동적인 아침등원을 도우려면 부모 나름의 구조화와 전략이 필요하다. 필자가 13개월 차 연년생인 두 딸의 유치원 등원지도에 사용했던 방법을 소개해 보려고 한다.
아이들을 깨우자마자 딴 생각이 들기 전에 함께 화장실로 직진해 씻기를 시작하고 수건으로 물기를 닦기가 무섭게 엄마의 의상실놀이가 시작된다.
“짠, 오늘 제가 준비한 두 공주님의 옷은 꽃무늬 원피스입니다.”
“두둥! 오늘은 현장학습이 있는 날로 노란 원복이 준비돼 있습니다.”
엄마의 장난 같은 대사와 까르르 아이들의 맑은 웃음이 어우러져 옷 입기를 마치면 엄마는 요리사 겸 미용사가 된다.
“밥 먹는 미용실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 오늘의 식사는 하트가 그려진 계란 볶음밥입니다. 앉아서 식사하시는 동안 예쁜 머리가 완성 됩니다.”
먼저 식탁의자에 앉은 순으로 식사하는 동안 머리를 단장해 주는데 아이가 원하는 머리모양을 선택하도록 한다. 단골 머리 모양은 한 덩어리로 뭉치듯 돌돌 말아 올린 ‘똥 머리’ 또는 양 갈래로 나누어 땋거나 마디마디 알록달록 밴드로 무늬를 내듯 묶어 견고하게 마무리 한다. 머리손질을 마칠 때면 식사도 끝이 나 간단히 양치를 하고 밖으로 나가 스쿨버스를 태운다.
시간을 아끼기 위해 아침식사는 준비하기 간단하고 쉽게 먹을 수 있는 것을 선택한다. 아이들이 좋아하는 달걀이나 햄, 김, 멸치 등을 활용한 볶음밥이나 주먹밥과 과일 또는 우유와 시리얼 등으로 하루 먹거리의 전체적인 영양균형을 염두에 두고 준비한다.
옷이나 준비물 등 필요한 것들을 잠들기 전에 준비해 놓고 아이들보다 조금 일찍 일어나 식사준비를 하면 시간적 여유가 생겨 서로 마음 상하는 일도 줄어들게 된다.
초등학교 4학년과 5학년이 된 두 딸과 이따금씩 유치원 시절의 아침 등원 이야기 하다보면 즐거운 추억이 떠올라 절로 웃음이 지어진다.
등원지도는 매일 같은 시간대에 일정한 순서의 준비 과정을 반복해 등원습관이 몸에 배도록 꾸준히 지도해야 한다. 어느 정도 습관이 된 후에는 놀이 없이 진행되는 등원준비도 별다른 갈등 없이 아이들의 협력을 얻을 수 있다.
*김정옥 칼럼니스트는 단국대 일반대학원 교육학 석사 졸업 후 아동심리상담센터 허그맘 의정부센터에서 놀이심리상담사로 일하고 있다. PET 부모교육 강사, 경민대 아동보육과 겸임교수, 세움장애인IL센터 이사 및 자문 위원 등으로도 활동하고 있다.
【Copyrights ⓒ 베이비뉴스 pr@ibaby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