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비뉴스 정가영 기자】
케첩, 통조림 등 21개 캔 식품에서 극미량이지만 비스페놀 A가 검출됐다. 특히 영유아의 경우 비스페놀 A 노출량이 높게 나타날 수 있어 비스페놀 A 노출에 대한 주의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11일 엄애선 한양대학교 식품영양학과 교수는 환경호르몬 대체물질 개발사업단과 미래창조과학부가 주최한 ‘환경호르몬 대체물질이 왜 필요하고 중요한가?’ 심포지엄에서 ‘어린이의 다소비식품 중 비스페놀 A 함유량 분석 및 노출량 평가’ 결과를 발표했다. 해당 연구는 식품 저장용 캔 내부 코팅 및 플라스틱 포장용기로 가공될 수 있는 비스페놀 A 용출 우려 식품 21종과 7~11세 어린이들이 자주 섭취하는 참치통조림, 연어통조림, 토마토케첩, 돈가스소스 등 4종을 포함한 25종의 식품 및 음식으로 진행됐다.
엄 교수 연구팀이 GC-MS 기기로 25종 식품의 비스페놀 A 함유량을 분석한 결과, 84%인 21개 식품에서 비스페놀 A가 검출됐다. 21종 식품에서의 비스페놀 A 농도는 5.9~291.3μg/kg으로 극미량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엄 교수는 “국내 유해화학물질관리법에 의해 비스페놀 A를 관찰물질로 지정해 관리하고 있고 식품과 접촉되는 기구 및 용·기포장에 관해 0.6ppm(mg/L)이하로 규정하고 있으며 유아용 젖병에 관해 전면 사용 금지하고 있다”며 “21종 식품에서 비스페놀 A가 검출되긴 했지만 0.6ppm에 비하면 한없이 낮은 수치”라고 설명했다.
특히 식품별 비스페놀 A의 일일노출량을 계산해 만 9~11세 어린이(남 38.2kg, 여 35.7kg 기준)에 대한 노출량 평가를 실시한 결과, 남자 어린이는 0.003~0.763μg/kg, 여자 어린이는 0.003~0.816μg/kg으로 나타났다. 비스페놀 A 위해지수(HI)는 남, 여 어린이가 각각 0.378, 0.423이었다. 이는 만 9~11세 어린이의 비스페놀 A 위해지수 1보다 낮아 안전하다는 평가다.
하지만 연령이 낮을수록 비스페놀 A의 노출량 수치가 높아 어린이의 비스페놀 A 노출에 주의가 필요하다. 엄 교수는 “비스페놀 A의 연령별 노출량을 분석하면 4~6세가 2.1mg/kg으로 7~14세 0.55mg/kg, 다른 연령(0.3~0.43mg/kg)에 비해 높다”며 “나이가 어릴수록 비스페놀 A 노출량이 높다는 것으로 평가되기 때문에 어린이의 비스페놀 A 노출에 더욱 주의해야 한다”고 전했다.
비스페놀 A는 환경호르몬의 일종으로 동물이나 사람의 체내로 유입될 경우 내분비계의 정상적인 기능을 방해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에스트로겐 호르몬의 활동과 유사한 화학물질로 보고된 바 있으며 유전적 불안정을 일으키고 생식계통 장애, 면역계통 위해, 세포주기를 변화시킨다. 어린이의 경우 비스페놀 A에 저농도로 노출되더라도 내분비계 장애나 소아비만은 물론 암으로까지 발전할 수 있다는 보고도 있다.
실제 유아와 어린이의 경우 비스페놀 A를 가장 많이 섭취하는 연령층으로 알려져 있다. 엄 교수는 “어린이의 경우 비스페놀 A에 저농도로 노출되더라도 내분비계 장애, 소아비만 등과 같은 영향을 받게 되고 암으로까지 발전할 수 있다고 보고됐다”고 염려했다.
엄 교수는 “나이가 들수록 체내 축적되고 어린이의 경우 성인에 비해 비스페놀 A 노출량이 높으므로 이에 관한 모니터링은 지속적으로 수행돼야 한다”며 “영유아, 어린이집, 초등학교 급식자재에는 비스페놀 A 코팅이 되어 있는 통조림 캔의 사용을 자제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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