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비뉴스 권현경 기자】
“앵앵~ 앵~. 여러분 모기 싫어하시죠?”
“네.”
“여기는 동남아시아에 있는 ‘모기싫어섬’이에요.”
20일 오후 서울 강남구에 위치한 국립어린이청소년도서관 지하1층 그림책방. 동화책 ‘아주아주 센 모기약이 발명된다면?’(숨쉬는 책공장)의 작가 곽민수 씨가 100여 명의 아이들 앞에서 1인극 공연을 펼치고 있다. 곽 작가가 손에 모기 모형 인형을 들고, ‘앵~앵’ 소리를 내며 동화책에 담겨 있는 이야기를 손수 들려주고 있는 것.
국립어린이청소년도서관은 지난 3월부터 '그림책작가 워크숍'을 갖고, 독자와의 소통을 넓히기 위한 1인 공연극이라는 새로운 콘텐츠로 만들기 위한 활동을 벌여왔다. 이 활동에 참여한 그림책 작가 13명이 지난 19일과 20일 이틀간, 직접 만든 소품을 활용해 첫 1인극 공연을 펼쳤다.
20일 오후에는 총 8명의 작가 공연이 펼쳐졌는데, 이날 첫 번째 공연자로 나선 곽민수 작가는 ‘아주아주 센 모기약이 발명된다면?’ 1인극 공연으로 아이들의 눈과 귀를 사로잡았다.
동화책 ‘아주아주 센 모기약이 발명된다면?’은 동남아시아에 있는 평화롭고 한가로운 모기싫어섬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섬에 모기가 많아지자 바다 건너 똑똑한 사람들이 초강력 모기약을 개발에 성공한다.
“초강력 모기약을 가지고 ‘모기싫어섬’으로 갑시다. 우리 똑똑한 사람들이 대단한 발명품을 만들었어요. 초강력 모기약, 완벽한 발명품이에요. 우리 다 같이 모기약을 뿌립시다”하고 작가가 외치자, “좋아요” 하고 누가 시키지도 않았는데 일제히 아이들은 큰 소리로 대답한다.
그 때, 한 아이가 “그런데 여기 모기가 많아요? 엄마, 여기 모기 없는데요”하고 어리둥절해 했다. 예기치 못한 반응에 공연장은 웃음바다가 됐다.
초강력 모기약을 먹은 모기-도마뱀-고양이 차례로 먹이사슬로 이어졌다. 결국 모기약 때문에 고양이가 죽자, 섬은 쥐가 들끓고 이 소문이 똑똑한 나라에 퍼졌다. 쥐떼를 없애려는 회의에서 고양이를 헬리콥터에서 태워 섬으로 보내기로 했다. 낙하산을 탄 고양이가 섬에 정착. 이후 오랜 시간이 지나고서야 섬은 예전 모습 되찾았다.
아이들은 “우와~” 환호와 박수를 보냈다. 아이들이 즐거워하는 모습을, 동영상으로 촬영하는 부모들도 적지 않았다.
“다시는 초강력 모기약을 뿌리면 안되겠어요.” “실감나게 하니까 만화영화 보는 것처럼 상황이 이해가 잘됐어요.” “혼자 그림책 읽을 때보다 작가 선생님이 소품들 갖고 얘기 해주시니까 진짜 같아요.” “속으로 읽으면 덜 재미있는데 선생님 목소리가 재미있었어요.”
아이들은 작가 선생님이 들려주는 동화 이야기가 무척 만족스러웠나 보다. 아이들과 공연을 본 엄마·아빠들도 호평을 했다. “작가님들이 신경 많이 쓰신 게 보여서 고생 많이 하셨을 것 같다. 얘들을 재우기 위한 수단으로만 책을 읽어줬었는데, 작가님들처럼 소품도 만들어 아이들과 놀아도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공연을 마친 곽민수 작가는 “아이들의 반응을 바로바로 볼 수 있어 생동감 있고 좋았다. 책 내용을 쉽게 전달하기 위해 공연 형식으로 만들다 보니 이야기가 좀 더 촘촘해지고 대사도 많아졌다. 공연과 책을 동시에 갖고 독자들을 더 많이 만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곧 이어 공연장에선 또 다른 이야기가 펼쳐진다.
“친구들 그림책 좋아해요?”
“네!”
“여러분, 공연 시작하면 벌떡벌떡 일어나서 소리치거나 앞으로 나오면 안 돼요!”
“네~~”
권정임 국립어린이청소년도서관 사무관은 "도서관 홈페이지와 SNS로 홍보하고, 작가님들이 개인적으로 SNS를 통해 공연소식을 알렸다. 작가가 직접 하는 1인극 공연은 처음 진행했는데 생각보다 많은 분들이 오셨고 반응이 좋아서 기쁘다. 작가님들과 참가자들의 의견을 모아 다음 일정에 대해 논의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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