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동학대 사후 치료는 왜 필요한가?
아동학대 사후 치료는 왜 필요한가?
  • 정리 = 권현경 기자
  • 승인 2017.09.11 08: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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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대아동 후유증 커 놀이치료·미술치료 등 다양한 치료 시도"

[특별기고] 이배근 한국아동학대예방협회 회장

 

가정은 물론이고, 어린이집, 유치원 등에서 아동학대 사건이 끊이지 않고 발생하고 있다. 학대나 폭력을 경험한 아동은 평생 지울 수 없는 상처를 안고 살아가야한다. 아동학대의 예방, 발견, 보호, 치료는 우선적으로 해결돼야 할 과제이며, 우리 모두의 책임이다. 아동학대 예방을 위해 힘쓰고 있는 이배근 한국아동학대예방협회 회장으로부터 아동학대예방의 필요성과 사후 치료 필요성, 가정이 아닌 시설에서 아동학대 발생 시 어떻게 대처하는 게 좋은지에 대해 들어본다.


<기고 싣는 순서>

1편. 끊이질 않는 아동학대…정녕 예방법은 없나?

2편. 아동학대 사후 치료는 왜 필요한가?

3편. 가정이 아닌 시설에서 아동학대가 확인됐을 시 대처 방법은?

 

‘죽은 뒤에 약방문을 쓴다(死後藥方文)’, ‘소 잃고 외양 간 고친다’는 말이 있다. 이는 어떤 일이 일어나기 전에 미리 근본적인 대책을 세워야 한다는 교훈을 말해주고 있다. 한 인간의 성장발달에 있어 가장 치명적인 영향을 주며 때론 평생 그 후유증에 시달려야 할 아동학대는 첫째도 둘째도 치료에 앞서 예방이 우선되어야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또다시 소를 잃지 않기 위해서는 외양간은 고쳐져야 하고, 같은 병을 앓고 있는 사람들을 위해서는 약의 재료와 분량을 적은 약방문이 필요하듯이, 이미 학대를 받은 아동에게 있어 치료는 그들이 앞으로 건강하고 건전하게 성장발달하기 위해 절대적으로 필요할 것이다. 아동학대는 치유하기 힘든 몸과 마음의 병으로 남으며, 학대와 폭력으로 병든 어린이들로 구성될 미래사회 또한 병든 사회가 될 수 있기 때문에 아동학대는 반드시 치료되어야 한다.   

 

신시아 윈(Cynthia Winn)은 “치료는 아동의 감정이나 생각 그리고 행동이 이치에 맞도록 도우며 자신의 행동을 스스로 통제하고, 타인과의 원만한 대인관계를 가질 수 있도록 지원하는 예술이자 과학”이라며 학대받은 아동을 위한 치료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치료는 학대받은 아동이 피해자의 역할에서 벗어나 긍정적이고 생산적인 성인기로 옮겨갈 수 있도록 돕는 유익한 전략이며, 학대를 받은 아동과 가족의 복지안녕을 위해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하는 서비스이자 공헌이다.

 

아동에게 있어 부모나 보호자는 절대적 신뢰와 의존적 대상이 된다. 그러나 학대 받은 아동은 사랑과 격려로 지지해주고 위험하거나 위해한 환경으로부터 보호하고 보살펴주어야 할 부모나 보호자로부터 경험한 배신감으로 인해 세상에 대해 부정적이고 파괴적인 생각을 하게 되며, 타인에 대한 불신과 적개심, 그리고 분노의 감정을 품고 세상을 살아가게 된다.

 

◇ 학대아동 후유증 다양해… 놀이치료, 미술치료 등 다양한 치료기술 시도

 

베이비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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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동학대로 가족과 헤어졌다거나 가족이 해체된 경우 피학대아동은 다음에 또 어떤 일이 일어날 것인가에 대한 염려와 정서적 불안에 전전긍긍하게 된다. 가족과의 분리로 인한 상실감을 경험한 아동은 매우 슬퍼하고 외로워하며, 가정이 파괴되고 자기가 학대를 받는 것이 학대 가해자인 부모나 보호자 때문이 아니라 모두가 자기 자신의 잘못이나 결점 때문이라고 생각함으로써 학대의 책임을 가해자에게 돌리지 못하고 자신의 탓으로 돌리는 왜곡된 죄책감에 시달리기도 한다.

 

아동학대의 후유증은 매우 다양하다. 아동의 억압 또는 격한 감정은 치료하기 힘든 우울증을 유발하기도 하며 학대피해아동은 자신이 관심의 대상이 될 수 없다거나 자신의 안전 및 보호가 불필요하다고 믿게 되는 경우가 많아서 생명에 위협을 주는 위험한 모험을 시도하기도 한다. 무엇보다도 학대받은 아동은 가해자인 부모나 보호자로부터의 신뢰상실로 자신을 돕고 지지해줄 수 있는 사람과의 대인관계 형성에 자신감을 갖지 못한다. 학대로부터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 성인이나 다른 아동과의 접촉을 회피기 때문에 사회적으로 고립되기 쉽다. 또한 일상생활에서도 가해자에 대한 공포감과 언제 또 학대를 당할지 모르는 불안감에 극도로 예민해지거나 두려운 상태에 처하게 된다. 초등학교 6학년 여름 방학 때 성적학대를 당한 아동의 상담과정에서 앞으로 자기 딸이 성장해 결혼생활을 할 수 있을지에 대해 묻던 아이 어머니의 떨리던 음성을 나는 지금도 기억하고 있다. 수시로 뺨이나 머리를 구타당한 신체적 학대를 경험한 아동은 쉽게 입을 벌리거나 닫는 것에 어려움을 호소하기도 하며, 지속적으로 정서적 학대를 받은 아동은 언어발달 지체로 인해 남들과의 원만한 의사소통을 하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

 

개인차는 있을 수 있으나 아동의 심리적 발달 측면에서 학대는 폭력보다 훨씬 더 치명적일 수 있으며, 애착형성과 정서적 발달에 신체적 학대보다 훨씬 심각한 영향을 주기도 한다. 이와 같은 아동학대의 후유증을 치료하기 위해서는 놀이치료, 미술치료와 자존감 회복을 위한 다양한 치료기술이 시도되고 있다.

 

학대피해 아동에 대한 사후관리는 아동보호전문기관에서 아동을 가정에서 분리해 치료하고 심각한 경우가 아니면 가정으로 복귀시키고 전문상담원이 가정방문 등을 통해 지속적으로 관리를 하고 있다. 그러나 심각한 아동학대 사례의 경우에는 긴급 격리보호를 하며 가해부모 또는 가해자를 형사고발 조치를 취한다. 가정으로부터 격리된 아동은 일정 기간 그룹홈이나 가정위탁보호를 받게 되며 전문가들의 치료를 받고 원가정으로 복귀하게 된다. 아동학대는 예방이 우선돼야 하나 이미 학대를 경험한 아동을 그대로 방치하는 것은 사회적 방임이며 학대받은 아동에게는 그 예후를 가늠할 수 없는 치명적인 결과를 초래할 수도 있기 때문에 아동학대는 조기에 치료돼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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